본지 패션비즈 편집장

    esmin
    |
    17.01.01조회수 7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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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2017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희망과 기쁨의 한 해가 되시길 지면을 빌려 인사드립니다. 너무나 시끄럽던 지난해를 보내고 올해는 또 어떤 일들이 우리 앞에 펼쳐질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합니다.

    몇 시즌째 회자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급속하게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현실화하고 모든 것을 연결하면서,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의 크고 중앙집중적인 시스템을 뿌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전 세계 시장은 이미 저성장 시대에 진입해 있어 모든 패러다임이 바뀌고 축이 이동하는, 그것도 전혀 흐름을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퀀텀 점프의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최근들어 세계 패션시장에서 부상한 브랜드들의 면면을 보면 이런 흐름이 더욱 뚜렷해집니다. 프랑스의 「베트멍」, 미국의 「스탬프드」와 「에버레인」 「와비파커」, 러시아의 「고샤루브친스키」, 한국의 「젠틀몬스터」… 지난 세대와 확실하게 구별되는 이들의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스마트한 포멧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최근에 인터뷰를 진행한 프랑스 크리스찬라크르와의 니콜라 토피올 사장, AMI의 니콜라스 상티베일 사장, 이탈리아의 전 「구치」와 「토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레산드라 파치네티 등은 밀레니얼 소비자들의 급속한 부상과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해 입을 모았습니다. 이들은 올드스쿨 브랜드들을 밀어내고 향후 세계를 리드할 뉴제너레이션에 대해 공감했습니다.

    이들 영소비자들의 패턴은 잘 보이지 않으며 과거의 데이터는 무용지물입니다. 특히 밀레니얼로 명명되는 1835 신세대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고 스마트하며 현실적입니다. 가장 합리적이고 좋은 것을 찾기 위해 손 안에 전 세계 시장을 펼쳐 놓고 수많은 정보를 검색하고 집어 냅니다. 이들의 가장 가공할 특성은 ‘디지털’하며 ‘글로벌’하다는 점입니다.

    이런 면에서 그동안 권력을 누려온 1세대 기업들과 메이저 유통들은 ‘디지털’이라는 화두 속에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성공을 맛보며 지나 온 성장기의 그 어떤 신비의 명약(?)도 이들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브랜드를 비웃고 대기업을 우습게 보며 대형 유통을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이들은 오로지 어른들이 모르는 자신들만의 방식과 통로를 통해 움직이고 소통하며 즐거운 삶을 삽니다. 게다가 이런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흐름입니다.

    이런 면에서 오히려 세상은 평평해지고 있습니다. 전세계 밀레니얼들은 흡사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이며 게다가 이들이 향유하는 도구는 대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입니다. 뉴욕과 파리의 컬렉션을 통하거나 유명 트레이드쇼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던 과거와 달리 이제 많은 브랜드들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굴되고, 유명해지는 것은 이제 새로울 것도 없는 일상이 됐습니다. 기존의 기업들이 이런 도구를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전 세계 밀레니얼 소비자들과 오히려 더 잘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는 시장이 무한정으로 커지고 있으며 전 세계 기업과 디자이너들이 무한경쟁 시대로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전 세계 기업들에 기회는 균등하게 열려 있음을 느낍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국적 따위가 가치의 기준이 되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지요. 밀레니얼 세대와 연합해 디지털과 글로벌화에 대응하는 것만이 이 시대에 살아남는 길이 아닐까요.

    이제 막 시작된 2017년의 레이스, 저희 패션비즈는 올해도 변함없이 당신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패션비즈 편집장 민은선 올림

    **패션비즈 2017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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