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근ㅣ요하닉스 대표 겸 디자이너

    suji
    |
    16.04.14조회수 10521
    Copy Link




    “韓 대표 하우스 브랜드로”

    국을 대표하는 하우스 브랜드의 탄생은 불가능할까? 뉴욕부터 밀라노, 파리, 서울까지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3개국을 참석하며 한국 디자이너의 위상을 높인 브랜드가 있다. 김태근 디자이너의 「요하닉스」다. 국내 전개 2년 차의 아직 신예 주자이지만 이미 전 세계 20개국 45개 유통망을 통해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국내 전개를 위주로 하는 다른 디자이너 브랜드와는 다르게 매출의 95% 이상을 해외 비즈니스로 충당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시장은 작고, 색깔 있는 브랜드를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중국과 유럽 위주로 브랜드를 전개했으며 한국 브랜드가 아닌 글로벌에서도 손꼽히는 하우스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1년 중국 베이징에서 론칭해 파리 트라노이 전시를 통해 글로벌 바이어들과 직접 만났다. 론칭 초기엔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에서도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인식이 좋아지자 오히려 역으로 국내에서도 쇼를 해 보는 것을 제안받았다.

    한국과 중국 각 디자인스튜디오 통해 완성
    태생부터 브랜드를 전개하는 방식도 일반적인 것과는 다르다. 전체적인 방향성을 잡아 가는 김태근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 각각의 디자인스튜디오를 운영한다. 중국의 스튜디오는 랩C(lapC), 한국의 스튜디오는 랩K(lapK)로 칭하며 각각 역할이 나뉘어 있다. 랩C는 테일러 전문가 1명과 테크니션 디자이너 15명으로 이뤄졌으며 자수와 비즈팀으로 나뉜다. 랩K는 김 대표를 포함한 4명의 디자이너가 함께해 디자인부터 홍보, 영업까지 총괄적인 업무를 진행한다.

    아틀리에 시스템을 수용해 명품 하우스 브랜드와 같은 운영방식을 선보이는 것이다. 그는 “손이 많이 가는 자수나 비즈가 디자인의 핵심이기 때문에 디자이너 혼자 A~Z까지 다 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이는 가격대가 올라가는 요인이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브랜드의 장단점을 설명했다. 현 트렌드인 스트리트 감성에 쿠튀르적인 요소를 넣어 ‘스트리트쿠튀르(Street Couture)’를 완성한다.

    상업성과 예술성, 쉽지 않은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가져간다는 것이 브랜드의 방향성이다. 디자이너 브랜드만의 색깔은 물론 상업성을 고려하기 때문에 가격을 책정할 때에도 이 가격대를 주고 살 만한 상품인가를 고민한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실루엣은 웨어러블하게 가져가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자수, 비즈와 같은 디테일을 더해 좀 더 수공예적인 요소를 살리자는 것이었다.



    스트리트 감성 + 쿠튀르 ‘걸크러시*’로 승부
    예상은 적중했다. 특색을 살린 선택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4 F/W에 출시한 등판 전체를 금실 자수로 수놓은 날개 아우터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걸크러시(girl crush)를 대표하는 여자 연예인 효린, 치타, 제시 등 여자가 봐도 매력적인 이들이 「요하닉스」의 아우터를 선택하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반신반의하며 내놓은 전체 비즈 양말도 20만원대의 높은 가격에도 국내에서만 2000개가 팔리며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유니크하고 아이코닉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 그는 “색깔이 강한 「요하닉스」와 같은 브랜드들은 얼마나 많은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는지가 성공의 잣대가 될 수 있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확고한 차별성을 가져가는 「요하닉스」와 달리 좀 더 대중적인 「와이요하닉스」를 작년 론칭했다. 2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콘셉트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국내 온라인 유통망을 위주로 20대의 영한 소비자부터 아동 라인까지 론칭해 폭넓은 소비자를 공략한다. 브랜드의 DNA는 그대로 유지하지만 스웨트 셔츠 등 접근성 높은 아이템을 위주로 한다.

    * ?걸크러시(girl crush) : ‘걸(Girl)’과 ‘크러시(Crush)’를 합친 신조어로 여성들에게 호감을 사거나 동경의 대상인 여성들을 지칭하는 말

    뉴욕패션위크부터 밀라노 더 화이트 쇼까지
    올해는 뉴욕부터 밀라노 파리 상하이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뉴욕패션위크 기간 중 선보이는 ‘컨셉코리아’로 뉴욕 시장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너레이션 넥스트를 갓 졸업한 브랜드가 이 쇼를 진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더욱 눈길을 모았다. 이어 바로 밀라노패션위크의 ‘더 화이트 쇼(The White Show)’에서 컬렉션을 진행했다.

    다년간의 공사 끝에 대중에게 처음 선보이는 두오모 성당의 지하에서 패션쇼를 선보인 것. 두오모 광장에서부터 전면 유리로 만들어진 성당 지하까지 패션쇼가 이어졌다. 거리의 레드카펫과 스트리트쿠튀르라는 브랜드 콘셉트가 맞아떨어져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는 오래전부터 입점해 있던 상하이 알터 편집숍을 통해 진행된 것으로 아시아 브랜드가 유럽의 랜드마크에서 패션쇼를 진행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얻었다.


    Profile
    런던 패션 대학
    2006년 「미치코코시노」 디자이너
    2009년 「발망」 시니어 디자이너
    2011년 「요하닉스」 론칭(중국 베이징)
    2012년~2016년 트라노이 전시 참가
    2014년~2015년 서울패션위크 제너레이션 넥스트
    2016년 2월 뉴욕패션위크 2016 F/W 컨셉코리아 참가
    밀라노패션위크 ‘더 화이트 쇼’ 패션쇼
    2016년 3월 2016 F/W 서울컬렉션 참가




    **패션비즈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