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복 SPA 기대주 「젠」화제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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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9.22조회수 29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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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 수출 제조 기반의 부림광덕(대표 임용수)이 신사복 SPA 브랜드 「젠(ZEN)」으로 패션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도네시아의 자가공장을 기반으로 품질과 가격을 잡은 이 브랜드는 론칭 1년 만에 직영점 10개를 오픈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매장이 곧 브랜드 홍보라는 생각으로 지난해 서울 명동점과 양재점을 시작으로 방배점, 신월점, 죽전점(죽전 아울렛거리), 김포점(김포 패션타운), 강동점, 대구 봉무점, 강남 신사점, 용인 창고매장(예정)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올 연말까지 직영점 20~25개점은 충분히 확보할 것으로 본다. 또 하반기부터 롯데백화점 등 유통점에도 들어간다. 마케팅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음에도 유통가에서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 테스트 차원에서 지난 5~6월 롯데백화점 창원점과 상인점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예상대로 반응이 뜨거웠다.

    7일간 문을 연 롯데 창원점에서는 4920만원을, 5일간 영업한 롯데 상인점에서는 3742만원을 올려 신사복 단일 브랜드로는 단연 앞선 기록을 세웠다. 가두 직영점도 명동점과 양재점 등 상위 점포는 월평균 6000만~7000만원, 하위권 매장도 월 3000만~4000만원 선이다. 앞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입소문이 나면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팝업으로 반응을 본 롯데 측은 백화점 아울렛 등으로 정식 매장을 내주겠다는 입장이다.





    명동점 · 양재점 등 월평균 6000만~7000만원 매출

    오로지 슈트로만 꾸민 「젠」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성비’를 충족하는 합리적인 가격대일 것이다. 울 혼방 스트라이프 슈트가 8만8000~16만8000원, 울 100% 솔리드 슈트 또한 8만8000원, 스트레치 울 혼방 솔리드 슈트는 15만8000원이다.

    이는 인도네시아 반둥 지역에 있는 자가공장에서 100% 생산하기에 가능하다. 최병소 총괄 전무는 “그동안 글로벌 브랜드를 대상으로 OEM 생산만 했기 때문에 내수 사업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라면서 “그렇지만 세계적인 브랜드와 오랜 기간 거래하면서 터득한 노하우가 담겨 있고 품질 대비 합리적 가격대인 상품은 통할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는 일단 판매가격을 정해 놓고 역으로 단가를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 남성복 브랜드들과 비교해 마크업을 대폭 낮춘 것이다. 보통 제도권 브랜드가 원가의 3배수에서 많게는 7배수 정도라면 「젠」은 2배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대신 할인행사를 하지 않고 정상판매율 70% 이상을 목표로 판매한다.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물량을 만들어 놓고 판매하는 방식도 버렸다.





    인도네시아 자가공장, 세계 최대 규모 슈트 생산

    매장별로 50~60가지 스타일을 기본적으로 배치해 매장별로 잘 팔리는 상품을 이동시키면서 재고회전율을 높인다. 매장에 책임자를 둬 단순한 세일즈 매니징이 아니라 매장 하나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들이 판매율을 예측해서 물량을 확보하도록 한다. 소비자 반응에 따라 리오더로 대응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렇게 하면 시즌당 슈트를 7만~8만장 생산하는 셈이 된다. 여기에 셔츠나 벨트, 액세서리류가 들어가면 매출은 더 일어날 수 있겠지만 「젠」은 한눈 팔지 않고 슈트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최 전무는 “내년까지 자체공장을 통해 슈트만 판매하겠다”며 “슈트를 안정궤도에 올려놓으면 그다음 아이템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젠」은 슈트에서 전문성과 가격경쟁력을 지닌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런 다음 오는 2018년 중국으로 진출, 신사복 SPA라는 신개념 브랜드로 글로벌 마켓에 발을 디딜 계획이다.





    올가을 프리미엄 신사복 「피에르가르뎅」 론칭

    이 회사의 생산공장은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의 신사복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유수의 브랜드들과 거래하면서 생산 라인의 퀄리티 또한 매년 업그레이드해 왔다. 국내에서도 제일모직, LF, 신성통상 등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들이 슈트 생산을 부림광덕에 맡기고 있다.

    이곳은 1공장, 2공장으로 나뉜 가운데 총 8개 라인을 갖췄고 하루에 약 6000착의 슈트를 생산한다. 연간으로 따지면 약 150만착에 이른다. 생산 현장 직원만 4000명. 이 정도면 가히 세계 최대 규모라 할 만하다.

    또 제일모직 생산 출신 등 전문 테일러들이 공장에 배치돼 품질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워낙 바느질이 꼼꼼하고 납기일이 정확해 생산을 의뢰하는 곳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토대로 이 회사는 「젠」을 키우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올가을에는 「젠」 내에 프리미엄 상품군을 담당할 「피에르가르뎅」을 론칭한다.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준비에 들어갔으며, 디자인실장으로 「다반」 출신의 박지은 실장이 조인해 작업 중이다. 「피에르가르뎅」은 좀 더 고급스러운 상품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나갈 계획이다.

    대기업 몇몇을 제외하고는 신규 업체의 진입조차 뜸하던 신사복마켓에 소싱력을 최대 무기로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부림광덕의 행보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








    **패션비즈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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