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하우스」 턴 어라운드 성공
대형 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바로 옆에 개점했다. 어떤 브랜드가 마음을 놓을 수 있을까. 아이템 수와 매장 규모, 프로모션까지 대항할 수 없는 그 힘에 한시도 편할 날이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유니클로」? 환영해! 서로 잘해보자!’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로컬 캐주얼 브랜드가 있다. 바로 더베이직하우스(대표 우종완 www.basichouse.co.kr)가 전개하는 「베이직하우스」이다.
이 브랜드는 「유니클로」와 같은 상권에 위치한 매장에서 경쟁 초반에 매출이 오르는 효과를 보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부근에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베이직하우스」 매장의 경우 「유니클로」 오픈 이후 월평균 매출이 약 5% 올랐다. 평균적으로 「유니클로」와 인접한 상권에 위치한 「베이직하우스」 매장들은 그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4~5% 매출 증가 효과를 봤다. 「유니클로」 오픈 첫달에 10~15% 급등했지만 매출 상승효과가 꾸준히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픈 후 유지 하는 형태이다.
조환수 더베이직하우스 상무는 “같은 베이직 상품을 제안하기 때문에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오히려 매출이 올라 놀라웠다. 자신감은 있었다. 한국 브랜드의 손맛을 믿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가 전 세계적인 유통망을 기반으로 좋은 질 대비 저렴한 가격을 제안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갼결한 디자인의 베이직 상품 경쟁력은 높다. 그러나 디자인력과 핏에 대한 손맛은 한국 브랜드를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본물 천국 ‘베이직+하우스’ 이름값 한다
비단 「유니클로」와의 경쟁뿐일까. 최근 이 브랜드는 유통 상품 마케팅 3박자의 찰떡궁합으로 침체된 캐주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 브랜드는 점평균 매출 6%대 신장, 아이템당 평균 판매율 60%대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된다 안 된다 말 많던 「베이직하우스」가 모두들 어렵다는 올해 이렇게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 브랜드의 매장에 들어가보면 그 비결을 바로 알 수 있다. 이름 그대로 ‘베이직 하우스(Basic House)’다. 기본 티셔츠, 면 치노팬츠, 후드티, 옥스퍼드셔츠 등 기본 아이템이 꽉꽉 차있는 기본물의 총집합소다. 여기에 매스 브랜드답게 넓으면서도 깔끔하게 상품 구성을 확실히 보여 주는 매장, 「베이직하우스」다움을 한껏 보여 주면서도 고객과 소통하는 3.0 시스템의 마케팅 방법까지 지난해까지 잘 보이지 않던 이 브랜드의 특징이 바로 드러난다. 아이템(상품) 매스(유통) 네임(마케팅)이라는 브랜드의 강점을 제대로 살린 것이다.
지난 2007년 「베이직하우스」는 이지도 아니고 스타일리시도 아닌 어중간한 상품이 즐비했다.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는 부담감에 무리하게 스타일 수를 확대하고, 매장에서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물량 빼내기 식의 생산을 계속해 효율은 떨어지고 재고만 늘어나는 악재를 경험한 것이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부터 브랜드의 주춧돌부터 다시 세우고 간다는 생각으로 브랜드 플랫폼 확립에 들어갔다. ‘가장 잘하는 것, 「베이직하우스」다움을 찾자’ ‘하드웨어에 맞는 콘텐츠를 갖추자’는 것이 시작이었다.
기본상품, 매스유통, ‘RE-캠페인’ 3박 조화
「베이직하우스」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저렴한 패키지 단품 아이템이다. 라운드티 3장에 9900원짜리 패키지는 이 브랜드의 파워 아이템이다. 이 아이템에서 착안해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기본 아이템을 중심으로 한 매스 브랜드’로 명확하게 확립했다. 포지셔닝을 확립하고 진행한 것은 상품군 정리작업이다. 9개까지 벌어져 있던 상품 라인을 3개로 통합하면서 중화된 캐릭터캐주얼 스타일과 지나친 디테일 상품을 빼고 전체 상품에서 스타일 수 40%, 전체 물량 25%를 줄였다. 여기에 스타일당 색상 수를 1.4개에서 3.5개로 늘려 스타일별로 그룹화된 아이템들이 다양한 색상으로 큰 효과를 줄 수 있게 됐다.
이들 기본 아이템은 ‘브랜드의 주 대상인 10~40대의 각 연령에 맞는 각각의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기존의 관념을 뒤엎었다. 피케셔츠 치노팬츠 후디 옥스퍼드셔츠 등 ‘모든 연령이 입을 수 있는 똑똑한 상품’들로 아이템을 제안함으로써 각각의 연령을 위해 상품 구성을 넓게 벌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또한 디자인에 큰 변화가 없는 기본 아이템들은 트렌드만 빨리 예측하면 조기에 연간 물량을 추산하고 신속하게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베이직하우스」는 연초에 1년 동안 선보일 수 있는 상품이 물량을 미리 계획해 조기 생산에 들어갔다. 티셔츠같이 봄부터 가을까지 연속으로 출시할 수 있는 제품들을 연동화해 물량을 정해 연초에 생산 물량의 약 60%를 미리 매장에 풀고 나머지를 재주문식으로 매장 상황에 맞게 배정하는 것이다. 이 결과 빛도 보지 못하고 창고로 향하는 재고가 준 것은 물론 매장 내 효율과 영업이익, 점당 매출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뒀다.
「유니클로」와 경합 상권 매출 4~5% ↑
선기획과 조기생산은 이 브랜드의 기획 시스템 변화와도 연관이 있다. 그동안 상품기획을 우선시하는 기획시스템에서 기획 영업 마케팅 등을 모두 고려한 브랜드 차원의 기획 체계로 바뀐 것. 이와 함께 아이템 중심의 영업을 펼치면서 한 시즌의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셋업물을 제안하는 것이 무의미해 시즌 주제를 정하지 않고 철저히 아이템 중심 기획으로 바로 들어간다.
올해 여름에는 Re-T가 중심상품으로 진가를 발휘했다. S/S시즌에만 45만장을 출시한 이번 Re-T는 6월 말 기준 35만장을 판매해 75%의 판매율을 기록했으며, 이번 시즌에 새롭게 제안한 Re-Polo 또한 65%대 판매율로 선기획 베이직 아이템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 줬다.
유통 부문에서는 점당 효율 높이기에 주력했다. 지난해 157개 매장을 운영하던 이 브랜드는 올해 들어 마트 등에 입점한 비효율 매장과 연매출 6억원 이하의 가두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6월 말 현재 총 유통망 수 126개(가두점 119개)로 매장을 약 30개 줄였다. 올해 말까지 10개를 추가로 철수할 계획이다.
‘Re-T’ 여름에 35만장 판매, 75% 판매율
비효율 매장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이 브랜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대리점의 수익을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리점의 채산성을 확보하고 인건비와 매장 부대비용을 낮추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올 F/W시즌부터 일부 매장을 통해 대면판매가 아니라 소비자 스스로 물건을 고른 후 계산만 도와주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으로 대리점의 인건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쇼핑백과 매장 내 오브제 등 매장 부대비용도 줄인다. 이것은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자신의 스타일을 잘 알고 브랜드의 제품을 개성에 맞게 적절히 코디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브랜드의 내부 인테리어나 오브제 등에 현혹되지 않고 브랜드가 매장 안에 풀 셋업으로 착장을 갖춰 보여 줘도 그대로 입지 않는다. 이 때문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해 줄 오브제는 윈도와 입구 등에만 배치하고 매장 안에는 상품과 마네킹으로 간결하게 배치한다.
「베이직하우스」는 이러한 상품과 매장 변화로 브랜드에서 운영할 수 있는 하드웨어(유통)에 맞는 콘텐츠(상품) 환경을 갖추면서 이번 상반기에 전년 대비 점당 매출 6% 상승과 아이템당 평균 판매율 60%라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매출은 유통망 감소로 지난해 1240억원 대비 약 10% 감소한 1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물량 25%, 유통망 30% 감소 등을 감안하면 점당 매출이 올라 브랜드의 수익성은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하드웨어(유통)에 맞는 콘텐츠(상품) 구성
하드웨어와 콘텐츠가 완성됐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이것을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릴 마케팅의 책임이 남아 있다. 「베이직하우스」가 최근 진행하는 마케팅은 업계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다.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브랜드의 캐치프레이즈 ‘Re-Creating, Re-Styling Basic’은 꼼꼼한 브랜드 분석에서 나온 플랫폼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를 지향하는 「베이직하우스」는 자신들의 경쟁 브랜드를 어디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지원본부 조홍준 팀장은 “저렴한 가격, 인지도, 아이템 프로모션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유니클로」와 「갭」을 비교 대상으로 놓고 브랜드의 장단점을 분석했다”고 말했다. 상품과 유통 부문에서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에 차별화할 수 있었던 부분은 마케팅이었다.
조팀장은 “「유니클로」의 마케팅은 ‘New Media’로, 웹 2.0을 기반으로 한 매체(스크린세이버 등)를 만들어 전 세계 소비자와 공유하는 방법이다. 「갭」은 상품을 이용한 스타일링이 강점으로, 이러한 이미지를 통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스타일리시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하게 했다”고 분석하고 “이에 반해 「베이직하우스」의 마케팅은 차별화한 부분이 없었다. 그러나 「베이직하우스」라는 이름이 브랜드의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어 이것을 강점으로 강조하기로 했다. 여기에 브랜드다움을 되찾고 기존의 것에서 새로운 「베이직하우스」를 재발견한다는 의미로 전 세계적인 메가 트렌드인 ‘Re-’를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Re-’로 가치업, 새로운 베이직 창조
전 세계적인 메가 트렌드 ‘Re-’와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Creative’를 조합해 무(無)에서 유(有)가 아닌 기존의 베이직한 가치에서 새로운 베이직(New Basic)을 발견한다는 뜻으로 만들어낸 것이 현재의 캐치프레이즈인 ‘Re-Creating Basic’이다. 이 브랜드는 이 캐치프레이즈로 상품에 대한 브랜드의 신념을 표현했다. 이어 ‘Re-Styling’으로는 보이는 브랜드의 모든 것을 말한다.
이 ‘Re-’라는 간단하면서도 명쾌한 단어는 「베이직하우스」가 아이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그것에 파워를 싣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Re-T’를 비롯해 올해 여름에 인기를 얻은 ‘Re-Polo’와 가을 시즌에 공개하는 ‘Re-Denim’까지 앞으로도 ‘Re-’로 재창조될 상품은 패딩 후디 카디건 등 무궁무진하다.
이 브랜드는 올해 일부 매장을 활용해 「유니클로」의 2.0 마케팅을 벤치마킹해 업그레이드한 3.0 마케팅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것은 온라인 홈페이지, 옥외광고, 상품 등 브랜드의 모든 것을 매장에서 소비자와 공유하고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인터넷을 매개체로 하는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이용해 소비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을 매체로하여 매장에 모두 공개하는 것이다. 현재 이 3.0 마케팅은 「베이직하우스」 건대 스타시티점에서 시험하고 있으며, 이번 하반기와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다른 매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박스기사 1 =====================================================================================================
소싱팀 등 전문 인프라 강화
더베이직하우스는 브랜드 경쟁력과 원가 절감을 위해 전문 인력과 경쟁력 확보를 통한 직능별 전문팀을 구성했다. 올해 1월 이 회사는 브랜드별 사업부 체제에서 직능별 통합 체제로 변경해 사업본부 소싱본부 지원본부로 조직을 변경했다.
이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을 맡고 있는 소싱본부는 사업부별 소싱 기획과 생산관리를 통합한 것으로, 소재와 소싱처 개발에서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제품 생산의 모든 업무를 담당한다. 이곳은 황태영 상무가 총괄한다. 사업본부는 조환수 상무가 총괄해 각 브랜드의 기획 영업 운영을 맡고 있다. 마케팅과 지원 등을 맡고 있는 지원본부는 김명철 상무가 이끌고 있다.
황태영 상무는 “저성장시대 진입에 따른 생존전략으로 각 본부의 효율을 높이고 세계적 표준에 맞게 직능별 통합체제로 조직을 변경했다”면서 “특히 각 사업부를 통합해 연간 소비자 공급가 기준 7000억원에 이르는 물량 소싱과 생산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생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소싱은 중국 생산을 대체할 수 있는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등 제3국의 비관세 아이템을 찾아 소싱처를 다변화하고 원가경쟁력이 있는 아이템에 대해서는 직수입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매년 자체적으로 소재전시회인 밀위크를 개최해 우수한 소재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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