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패션Biz, 우리의 선택은? .. 오프라인 위협하는 디지털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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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5.01조회수 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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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6년 전 처음 설립돼 미국 간판 백화점으로 자리를 지켜왔던 시어스백화점이 올해 상반기까지 모든 점포를 폐점한다. 시카고에 마지막 남은 매장까지 문을 닫게 되면 시어스백화점은 유통 역사에서 사라지게 된다. 전 세계에 2000여 개의 체인망을 확보하며 ‘토이 왕국’으로 불리는 토이저러스도 서서히 오프라인 매장 철수를 시작하며, 실제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중단할 것으로 알렸다.




    ■ 사진 : 온오프를 넘나드는 소비자들, 아나로그와 디지털의 혼재, 매일매일 접하는 것들 모두가 마치 인터스텔라를 뜷고 나온듯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오프라인 기업들의 온라인 합류, 또 온라인 기업들이 오프라인에서 무엇을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지금, 많은 기업들이 최적화된 채널을 찾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국내외 할 것 없이 디지털 모드가 세상을 뒤덮고 있다. 39조원 규모의 국내 패션시장이 혼돈과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온 • 오프를 넘나드는 소비자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혼재, 매일매일 접하는 것들 모두가 마치 인터스텔라를 뚫고 나온 듯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패션시장의 한 전문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이 두 개의 비중을 어떻게 조율해 낼 것인가에 대한 ‘균형감’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아날로그를 토대로 한 수많은 오프라인들이 무너져 가고 있지만 패션의 본질인 지극히 감성적이고 경험적인 부분을 터치해 준다면 오프라인에서도 차별화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O2O, O4O로 온 • 오프 활용한 스마트 Biz를

    그 예가 바로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 ‘아마존고(Amazon Go)’를 보면 오히려 오프라인으로 그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 아마존 빅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들의 필요한 니즈를 끄집어내 오프라인에 최적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기존 오프라인에 온라인이 결합돼 오프라인에 중심을 두거나 온라인 기업이 가진 고객 정보와 강점을 살려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단순 O2O 비즈니스가 진화된 개념이다. 국내 유통가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한 움직임들이 포착된다.

    롯데 하이마트 구리역점은 기존 매장 내 전시 품목을 4700개에서 2500개로 줄였다. 기존에는 판매 상품으로 가득 찼던 1320㎡ 규모의 공간을 서가와 휴식 공간으로 만들고 1층 옴니존을 활용한 온라인 구매 유도로 객단가를 높이는 등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그랜드 오픈 한 이후 2주 동안의 방문객 수가 오픈 직전 2주 동안의 방문객 수보다 약 50% 늘었다.

    2016년 매출액 1350억원에서 지난해 6100억원으로 껑충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3%에서 지난해 14%로 확대됐다. 오는 2021년까지 오프라인 매출과 온라인 매출 비중을 5:5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자라」 증강현실(AR)로 신규 컬렉션 소개

    이 시장에 가장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는 자라리테일코리아(대표 이봉진)의 「자라」 역시 증강현실(AR)로 신규 컬렉션을 선보인다. 각 매장에 증강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두었고, 고객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자라」의 증강현실 콘텐츠는 ‘ZARA AR’ 앱을 통해 매장의 쇼윈도, 계산대, 온라인 주문 배송용 상자 등 모두 3곳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앱을 켜고 앱 전용 표지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비추면 화면에 모델 레아 줄리앙(Léa Julian)과 프랜 서머스(Fran Summers)가 등장해 7~12초 동안 포즈를 취하고 걸어 다닌다.

    앱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의상은 앱에서 클릭 한 번으로 구매하거나 매장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지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어느 쪽 태생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오프라인 기업들의 온라인 합류, 또 온라인 기업들이 오프라인에서 무엇을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지금, 많은 기업들이 최적화된 채널을 찾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온 • 오프는 선택이 아닌 균형감, 우리는 어디?

    2020년 거래액 1조원을 목표하고 있는 무신사는 이제 오프라인이다. 지난해 자체 PB ‘무신사스탠다드’를 시작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그랩(대표 조만호)이 준비한 이번 프로젝트는 단번에 마켓의 관심을 사로잡으며 핫이슈로 떠올랐다. 그랩이 패션 전문 공유오피스로 활용될 ‘무신사스튜디오’는 그 첫발을 바로 서울 한복판인 동대문으로 정했다.

    오프라인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는 이번 이슈에 대해 패션시장에서도 숨죽이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 패션 업체를 위한 신개념 공유 오피스로 문은 열게 될 ‘무신사스튜디오’는 그간 패션 전문 셀렉트숍 무신사를 운영하는 그랩이 오랫동안 준비했던 프로젝트로 그간 볼 수 없던 새로운 오프 비즈니스가 될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무신사스튜디오’는 국내 패션상가의 중심지인 동대문에 위치한 현대시티 아울렛과 같은 건물에 자리 잡으며 동대문종합시장까지 도보로 3분 거리, 동대문역까지 도보 10분 거리로 패션업체의 오피스로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췄다. 모든 시설은 패션 스타트업 업체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2020년 1조 목표, 무신사 오프 진출 의미는

    그랩은 초반기 브랜드 850개에 500억원이었던 매출을 2016년 2100개 브랜드에 연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며 4배 이상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줬던 저력이 있다. 이번에 보여주는 ‘무신사스튜디오’는 제품 판매와 인큐베이팅에 이어 그들과의 상생 서비스까지 이뤄낸다. 무신사가 갖고 있는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통해 동대문 디자인 상인들과의 인큐베이팅을 어떻게 버무려 낼지 기대가 증폭되고 있다.





    그뿐 아니라 향후 동대문으로 유입되는 중국 등 빅 바이어 상대의 글로벌 플랫폼도 그려질 것으로 예측돼 그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패션산업 환경은 물론 소비자들의 인식까지 모든 것이 급변하고 있다. 그에 담기는 콘텐츠 역시 점차 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소비자들과의 소통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제한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니즈! 그것만 찾을 수 있다면 온 • 오프 어디에서든 문제될 것은 없다. 이러한 가운데 새로운 아이디어도 속출하고 있다.

    ‘스티치픽스’ ‘에버레인’ ‘미샤노누’ 주목

    월평군 1만벌 판매, 회원 수 10만명, 창업 5년 만에 연매출 2800억원대의 쇼핑몰로 자리하게 된 ‘스티치픽스(stich fix)’! 모델과 옷 사진물 하나 없이 어떻게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그 비결은 ‘추천’이다. 인공지능과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고객에게 웃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신체 치수를 체크하고 스타일 선호도와 그 밖의 라이프스타일 등을 체크한다. 이렇게 개인의 신상 정보를 통해 스타일 비용 2만원 정도를 내면 옷을 받아볼 수 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에버레인’ 역시 4년 만에 기업가치 2800억원대를 찍었다. 이곳은 과감히 제품의 원가를 공개한다. 다른 업체는 원가가 오르게 되면 원가만큼 당연하듯 상품가격을 올리지만 원가가 내려갔다고 해서 상품가격을 내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에버레인은 내린 원가만큼 상품에 적용하는 투명경영을 시작한 것이다. 모든 공장을 공개하고 마진과 과정 등을 모두 보여 준다. 소비자들과 신뢰를 쌓은 셈이다.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뛰었다.

    수많은 콘텐츠 중에 나만의 황금 룰메이커를!

    옷 제작은 고작 이틀, 배송까지 일주일 끝!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온디맨드(On-Demand • 수요자 중심) 혁신을 이뤄낸 곳 ‘미샤노누’. 이곳 역시 오프라인 매장도, 미리 만들어진 옷도 없다.

    소비자들이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구매버튼을 누르면 제작에 들어간다. 그뿐 아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패션쇼를 열어 실시간 주문 등 SNS 플랫폼을 십분 활용하는 등 온라인에서 이색 런웨이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장우 박사는 “공급보다 수요가 넘쳐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생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기업경영이나 마케팅의 중심이었죠. 그러다가 수요보다 공급이 넘쳐나고 IT를 기반으로 한 정보사회로 흐름이 바뀌면서 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기 시작합니다. 기업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사업전략이 필요해졌고, 시장에서 경쟁 상대를 이기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을 벌이기 시작했죠. 그 안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룰메이커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정해 놓은 룰이 시장을 움직였고, 다른 기업들도 룰메이커가 되기 위해 발벗고 나섰습니다. 따라 하기만 해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기 때문이었죠”라고 설명했다.

    과감한 사고 전환 + 유연한 소통기술 절실

    그는 이어 “룰메이커가 되면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고 시장을 선점하면 여러 이점을 챙길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을 충성도 높은 팬으로 만들 수 있고, 그들의 구매행동을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도 있죠.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는 물론 기업경영에서 가장 강력한 자원을 소유하게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룰메이커가 되는 것도, 만들어 내는 것도 그리 녹록하지 않다. 남과 다른 ‘그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야 진정한 룰메이커가 된다. 과거 아날로그를 기반(?)으로 했던 패션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과 그 흐름 안에서 새롭게 생성되는 콘텐츠들. 공간의 변화와 공간 자체를 콘텐츠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소비자들. 이렇게 달라지고 있는 변화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나침반을 세워야 할까? 사고의 전환과 소신 있는 도전의 시기다. 그동안 동일한 글러브를 끼고 싸우는 데 익숙하던 사각링을 벗어나 이제는 링 자체를 옮기는 용기와 함께 온 • 오프에서 어떻게 승부를 내야 할지 나만의 새로운 글러브로 바꿔 껴야 할 때다.

    ■ 패션비즈 2018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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