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제이그룹, 글로벌biz 뉴 모델을!
    토털화 귀재...캉골 • 헬렌카민스키 등 연타석 홈런

    hyo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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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0.09조회수 6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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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제이그룹(대표 이주영)이 글로벌 비즈니스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를 해외시장에 판매하거나 해외발 브랜드를 국내에 수입 • 유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글로벌 브랜드를 잘 가꿔 국내외에서의 장악력을 높여가는 것. 이 회사는 ‘캉골’과 ‘헬렌카민스키’의 국내 독점 수입 전개로 비즈니스를 시작했지만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 상표권 매입까지도 염두에 둘 정도로 성장했다.





    캉골 한 브랜드만 놓고 봐도 론칭 5년 차인 2012년 100억 매출을 돌파한 이후 2017년 500억으로 껑충 성장했다. 그리고 다시 올해는 820억원을 목표로 사업계획서를 짰다. 특히 올해는 비수기인 8월에도 전월대비 40% 신장했으며, 이미 3분기까지 전년대비 25% 신장해 올해 매출목표를 거뜬히 달성할 전망이다.

    이 회사 고도 성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역설적이게도 슬로 비즈니스를 하는 인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추세라면 1000억대 메가 브랜드 진입도 코앞인데 전혀 서두르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공격적인 외형 확대를 지양한다. 실제로 이 브랜드는 올해 오프라인 유통망을 단 2개만 추가했을 뿐 기존 매장을 좋은 위치로 이동하거나 매장 규모를 확장하는 등 매장 환경 개선에 몰두했다. 유통망 확장을 통한 볼륨화는 누구나 할 수 있고, 탄탄하게 다져지지 않는 사상누각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상품력 < 브랜드력, 25% 안정적 성장세 지속

    캉골은 여타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20대를 메인 타깃으로 한다. 하지만 타깃 설정만 20대로 하고 서브 타깃층에게까지 닥치는 대로 장사를 하는 브랜드와는 다르다. 철저하게 브랜딩에 몰두해 20대를 위한 브랜드로 다가가려고 한다. 이를 위한 단적인 예로 50대인 이주영 대표는 캉골 의류와 가방 등을 일절 착용하지 않는다. 그는 “왜 우리 브랜드 옷을 입지 않느냐는 물음을 많이들 한다”며 “내가 입고 다니는 순간 캉골은 더 이상 20대 브랜드가 아니게 된다”며 남다른 철학을 드러냈다.





    슬로 비즈니스의 정점은 이 회사의 강점인 카테고리 확장에서도 나타난다. 진작부터 키즈 브랜드로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지만 캉골의 주요 고객층과 함께 나이를 먹으며 그들이 가정을 이루고 부모가 돼 다시 메인 소비층이 될 때까지를 기다렸다. 고객과 인생 주기를 함께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캉골은 살아 있는 브랜드다.

    인내 끝에 지난해 론칭한 캉골키즈 역시 올해 연말까지 매출 100억원을 달성해 무난히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드로서 캉골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며 애정을 드러내는 이 대표의 머릿속에는 이미 캉골키즈의 다음 버전까지 준비돼 있다. 바로 키즈 카페다. 패션의 범주를 벗어나지만 브랜드 사업의 일환으로 소비자의 라이프를 파고든 발상이다.

    토털 성공 비결? 아이템 아닌 인내와 속도

    이 대표는 “키즈카페를 어린이들의 놀이 장소로 보면 안 된다. 키즈카페는 부모들을 위한 F&B 사업”이라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다음으로 그리고 있는 사업 구상을 전한다. 역시나 관건은 속도 조절. 지금은 기업 IPO와 코스닥 상장에 전력투구하고 있기에 잠시 보류 중이다. 장기적인 플랜도 이미 마련돼 있다. 현재 부모가 된 캉골의 고객이 좀 더 나이가 들 때에 대비한 신규 브랜드 포트폴리오로 다음 방향성을 잡고 있다.

    이와 같은 비즈니스를 벌이다 보면 강약 조절이 필수적이다. 모자에서 가방, 어패럴, 키즈까지 토털화 과정이 승승장구한 것처럼만 보이지만 시행착오도 있었다. 지난 2017년 처음 도전한 슈즈 아이템은 현재 전면 중단한 상태다. 신발은 기존 전개하던 아이템과는 결이 다르기 때문에 이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파트너와의 협업 등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 회사가 꿈꾸는 미래는 캉골과 헬렌카민스키라는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해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한 것에서 더 나아가 세계무대에서도 이런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다. 브랜드의 확장 가능성을 직접 실행에 옮기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통째로 인수하는 것이 가장 편리한 방법이기에 브랜드 소유권을 꿈꾼다.

    캉골 • 헬렌카민스키 등 글로벌 브랜딩 포부

    에스제이그룹이 꼽는 핵심 비전은 ‘글로벌’이다. 현재 에스제이그룹에서 전개하고 있는 캉골과 헬렌카민스키 외에 에스제이키즈(대표 이주영)의 ‘캉골키즈’, 에스제이유앤아이(대표 이주영)의 ‘부디’까지 모두 글로벌 브랜드다. 캉골은 영국, 헬렌카민스키와 부디는 모두 호주 DNA를 가지고 있다. 에스제이그룹이 말하는 글로벌은 단순히 해외 무대 진출이 아니다.

    글로벌 브랜드를 국내에서 들여와 수입해 전개하고 본사와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국내 시장에 맞춘 아이템을 기획해 역수출하는 등 단순 라이선스 파트너 이상의 기량을 보여줬다. 캉골은 국내 면세점을 통해 홍콩과 대만 시장 등 중화권이지만 중국 시장의 주변부에서 마켓 테스트를 거친 뒤 중국 내 마스터권까지 목표로 한다.

    헬렌카민스키 역시 론칭 이후 매년 60%대 가파른 성장 무드를 탔다. 이 대표는 “물건만 더 있으면 더 많이 팔 수 있다”고 자신할 정도로 헬렌카민스키의 모자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 하지만 그는 수입 물량을 늘리기 보다 국내에서만 전개하는 액세서리, 어패럴로 토털화에 더욱 신경 쓴다. ‘여행’을 테마로 컬렉션을 꾸미는 이 브랜드는 국내의 추운 겨울 날씨를 반영해 이번 F/W시즌에는 헤비 구스다운까지 선보인다.

    코스닥 상장은 롱텀 비즈니스 위한 수순

    한편 에스제이그룹은 IBK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주관으로 지난 9월 26일 심사청구를 끝내고 상장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후 일정에 따라 공모 절차에 돌입해 11월 코스닥시장 입성을 목표로 한다. 이 회사는 원활하게 상장에 성공하면 5년 내 3000억원까지 외형 확대를 자신하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금융계 벤처사 출신 이주영 대표는 패션 사업을 시작할 당시부터 잘 가꿔 기업 상장을 목표로 했다. 금융권에서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회사 내부의 통제 시스템과 외부의 밸류에이션에서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롱텀 비즈니스를 할 수 없는 사례를 무수히 봤기 때문이다. 또 기업이 무한 성장하려면 재투자가 필수적인데 직원들에게 일을 하며 얻는 보람뿐 아니라 부(富)를 가져다 주는 것이 사람에 대한 투자라는 그의 신념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신념에 따라 에스제이그룹은 전 직원들에게 일반 공모가의 50% 수준에서 우리사주 매수권을 분배했다. “아이쇼핑을 하더라도 지갑에 돈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상품을 보는 관점은 천지차이다.” 기업 상장 추진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이주영 에스제이그룹 대표의 대답이다. 금융맨 출신으로 지난 2008년 캉골 국내 전개권을 따낸 이후 10여년 만에 800억대 브랜드로 키워낸 이 대표이기에 상장 이후 자금 조달로 실탄이 장전되면 어떤 퍼포먼스를 펼칠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19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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