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걸’로 명품 잡은 김채연 화제!

    s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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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6.07조회수 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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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자체가 트렌드가 되는 시대다. 「구치」 「베트멍」 같은 브랜드들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트렌드에 따라 브랜드를 변화시키기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데 더욱 집중한다. 「플레이노모어(PLAYNOMORE)」도 마찬가지다. 트렌드나 시즌의 구분 없이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프로젝트별로 전달한다. 그러면서도 늘 깨어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

    이는 큰 눈의 캐릭터로 전 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든 「플레이노모어」를 디렉팅하는 김채연 채니더디자인스튜디오 대표의 말이다. 그녀는 캐릭터를 강점으로 론칭 6개월 만에 3억원의 매출에서 2015년 결산 기준 80억원을 달성하며 25배의 성장을 보였으며, 올해 매출 목표로 150억원을 잡았다. 기성 브랜드의 관점에서 본다면 적은 금액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 준 프로젝트가 아직 2개에 그치며 온라인과 단독매장을 제외하고는 전부 홀세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보면 이례적임이 틀림없다.

    「플레이노모어」의 가장 큰 강점은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캐릭터 ‘샤이걸’이다. 이를 강점으로 편집숍을 비롯한 해외 유통에서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론칭 2년 만에 이룬 성적표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권은 물론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권까지 10여개 나라의 20여개 편집숍에서 전개 중이다. 하반기에도 미국 LA 등 새로운 국가에 매장 입점을 앞두고 있다. 이 중 「플레이노모어」가 먼저 문을 두드린 경우는 없다. 모두 바이어가 먼저 이 브랜드를 인지하고 찾아왔다.



    파리 ‘후즈넥스트’ 국내 브랜드 사상 첫 공식 초청
    가장 먼저 일본 파르코백화점 팝업 스토어를 통해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당시 팝업 스토어 사상 가장 큰 매출을 올려 일본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후 아시아를 넘어 유럽 시장에 진출하게 된 계기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편집숍 ‘엑셀시오르(Excelsior)’의 러브콜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를 입점시키기로 유명한 이 숍에 작년 7월 입점하면서부터 이탈리아는 물론 영국 벨기에 등 유럽 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그녀는 많은 해외 진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로 올해 1월 참여한 프랑스 파리의 패션 박람회 ‘후즈넥스트(Who’s next)’를 꼽았다. 트렌드를 리드하는 브랜드들을 초청한 자리에 ‘팝게이머(Popgamer)’라는 키워드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꼽혀 자리를 함께하게 된 것이다. 이 페어를 통해 「플레이노모어」는 키워드에 맞는 공간을 직접 꾸미고 전시했다.

    또한 페어에 초대된 전 세계 프레스에 소개되는 것은 물론 유럽 지역의 바이어들과 소통하며 직접적인 피드백을 듣기도 했다. 그녀는 “「루이비통」과 「에르메스」의 나라인 프랑스의 공식 초청이라는 점이 감동적이었다”며 “한국 브랜드로는 처음 초청되는 것이기도 하고 2016년 트렌드를 대표하는 브랜드라는 타이틀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론칭 1년 만에 매출 25배, 2015년 기준 80억 기록
    홍콩 하이산 I.T, 타이완 브리즈 신이 센터(Breeze Xinyi Center) 등 팝업 스토어도 매번 이슈를 모은다. 입점 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알리는 기간이자 유통의 판매 테스트 기간인 팝업 스토어도 타 브랜드와는 차원이 다르다. 브랜드의 대표 상품인 ‘샤이걸’ 미니백을 통해 아트적인 공간을 탄생시킨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캐릭터를 통해 이 브랜드만이 할 수 있는 공간을 꾸며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다.

    이런 공간 구성은 해외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첫 번째 단독매장인 명동점을 오픈할 때는 물론 삼성물산(패션부문)의 편집숍 ‘비이커’, 롯데백화점의 ‘엘큐브’ 등 공간을 구성할 때 빠지지 않는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이는 “상품을 꼭 구매하지 않더라도 우리 브랜드를 보고 잠시라도 기분이 좋아지길 바란다.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브랜드가 되도록 상품 개발과 공간 구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라는 김 대표의 철학이 담겨 있는 아트 프로젝트다.

    가격이나 행사 위주의 타 브랜드 팝업과는 다르게 확고한 아이덴티티부터 공간까지 이곳이 팝업인지 본 매장인지 모를 정도로 정성을 들인다. 그래서인지 매출도 확실히 보장된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진행한 1주일간의 팝업 매장이 3억원 매출을 기록하면서 부산 등 주요 점포에서 동일한 매장을 연이어 앵콜로 진행했다.



    명동 1호점, 올해 7월 5층 규모 단독매장 열어
    첫 번째 단독매장인 명동 1호점에 이어 공간의 의미를 한층 더 담은 플래그십 스토어를 명동에 추가로 8월 오픈할 예정이다. 1, 2층은 브랜드의 시그니처를 보여 주는 쇼핑 공간으로 기존 매장보다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고 3층은 아트를 기반으로 「플레이노모어」의 특별한 상품과 아트워크와 더불어 국내 신인 브랜드와 젊은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공간, 4층은 프라이빗 라운지, 5층은 직원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온전히 「플레이노모어」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만든 매장이다. 김 대표는 “단순한 매장이 아닌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상품뿐 아니라 브랜드의 DNA인 아트워크를 함께 보여 줄 수 있는 곳이며, 외국인의 방문이 잦은 명동이라는 상징적인 곳에 국내 신인 브랜드, 아티스트를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니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로써 명동 1호점부터 롯데백화점 소공점까지 명동에만 매장이 3개다. 그럼에도 명동에 매장을 낸 것은 유커의 비율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려하고 위트 있는 캐릭터가 유커의 취향을 저격했다. 한 달 판매량 1만개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을 기록한다. 이런 인기에 따라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상하이와 항저우에 단독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또 10월부터 베이징 갤러리라파예트백화점과 베이징 싼리툰 I.T 매장에 팝업 스토어를 시작으로 입점을 고려 중이다.



    패션, 아트, 사랑, ‘샤이걸’ 통해 전 연령에게~
    이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는 ‘패션, 아트, 사랑’이다. 그러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드러낸다. 이는 시즌별로 상품을 전개하는 기존 브랜드 전개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프로젝트에는 어려운 이들과 나누고자 하는 좋은 활동들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모은다. 특히 도네이션 상품을 따로 만들어 그 상품의 수익금 100%를 기부하는 방식도 눈길을 모은다.

    첫 번째 도네이션 상품은 립 마크 백이다. 배우 박시연, 김소현, 남규리, 모델 이혜정, 아이린, 진아름, 백지원 등 셀럽들의 입술
    자국을 디지털 프린팅을 통해 그대로 재현했다. 이는 캐릭터가 사용되지 않은 첫 번째 가방이다. 이 상품의 수익금 100%를 전신화상을 입은 청소년의 수술비로 한강수병원에 기부했다. 두 번째 도네이션 상품으로는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한 스케치백을 만들어 하반기 론칭할 예정이다.

    「플레이노모어」가 사용하는 원단은 가죽이 아닌 합성피혁과 PVC 소재다. 이 또한 김대표의 가치관이 담겨 있는 선택이다. “합성피혁, 스팽글, PVC 등 일반적인 저평가된 소재의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고 싶었다. 반드시 값비싼 소재만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고가’ ‘희귀동물의 가죽’ ‘쉽게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상대적인 위화감’ 등이 럭셔리의 기준이 아니라, 우리에게 ‘행복’ ‘즐거움’ ‘선한 영향력’을 주는 좋은 브랜드가 진정한 럭셔리이자 명품이라고 생각한다”며 “또한 이런 가치를 많은 이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쌤소나이트」 • 「라네즈」 등 캐릭터 콜래보레이션 줄 서
    확실히 각인된 캐릭터로 다양한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도 진행했다. 코스메틱 브랜드 「라네즈」부터 잡화 브랜드 「쌤소나이트레드」, 유통인 ‘비이커’ 등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자 위트 있고 유머러스한 캐릭터 사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그 인기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특히 쌤소나이트코리아(대표 서부석)가 전개하는 「쌤소나이트레드」와의 작업은 같은 잡화라는 특성이 눈길을 모은다. 하지만 캐리어는 일반 잡화와는 다르게 견고함과 내구성 등 더욱 기술력을 요한다. 그렇기 때문에 「쌤소나이트레드」의 기술력과 「플레이노모어」의 디자인이 만나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보여 줬다.

    이런 콜래보레이션 상품은 국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외 각국으로 판매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반기에는 바비인형과 함께 캡슐 컬렉션도 준비 중이다. “‘샤이걸’을 어른들의 바비로 키우고 싶었는데 진짜 바비인형과 만나게 되다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다양한 협업을 통해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면서 브랜드 전개가 프로젝트로 진행돼 매 시즌 신상품이 출시되지 않는 데 대한 아쉬움을 메워 준다. 또한 지금까지 가방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던 데 변화를 줘 하반기부터는 주얼리, 신발 등 카테고리를 넓힐 예정이다.







    **패션비즈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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