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심원」캐릭터~패션BIZ 성공

    sky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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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9.18조회수 1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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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동양화 작가를 꼽으라면, 육심원 작가가 아닐까 싶다. 사진처럼 작가가 곧 브랜드이고, 브랜드가 곧 작가다. 「육심원」이라는 이름은 작가의 이름이자 브랜드 이름이다. 이제 경계마저 의미 없을 정도로 편하게 불리고 있는 이름 세 글자 「육심원」이 주목받고 있다.
    갤러리에이엠(대표 정경일 www.youk.co.kr)은 육 작가의 작품 활동을 지지하는 행보에 이어 2009년 「육심원(YOUK SHIM WON)」을 토종 패션잡화 &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론칭했다. 종로구 인사동과 강남구 신사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백화점 유통까지 전개하는 자랑스러운 토종 브랜드다. 떠들썩한 론칭 이후 조용하던 「육심원」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롯데 본점, 신세계 센텀시티점 경기점 등 백화점 유통뿐만 아니라 다수의 국내외 면세점 영업까지 확장했다. 현재 싱가포르와 미국 LA 등에 매장이 있고, 앞으로도 캄보디아와 홍콩은 물론 중국에서도 추가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특히 유커가 한국에 몰려들면서 「육심원」은 국내 여성들뿐만 아니라 중국 여성들까지 사로잡았다.

    싱가포르 · 미국 이어 홍콩 · 중국 진출, 매출 쑥쑥

    친근감 있는 캐릭터를 주제로 한 작품 세계, 레드를 비롯한 원색적인 컬러 팔레트, 아기자기한 제품 구성, 「육심원」 매장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완벽한 ‘인증샷’ 현장까지, 유커들 역시 열광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육심원」은 롯데 워커힐 신라 등 모든 국내 면세점에 입점했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도 입점했다. 작년에는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해 비즈니스에 박차를 가한다.

    이 브랜드는 작년에 300% 신장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2020년에는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원대한 포부까지 가졌다. 롯데백화점 선양점과 선양에 위치한 ‘노보 몰(NOVO mall)’ ‘럭스빌 쇼핑몰(Luxville shopping mall)’에도 입점했다. 상하이에는 ‘케리 센터(Kerry Centre)’에 입점했고, 화이하이중루(淮海中路: HuaiHaiZhongLu)에 「육심원」 단독 매장(2층)을 열었다.

    화이하이중루 매장을 계기로 중국 내에서 지속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육심원」은 가죽 가방과 소품 등을 비롯해 패션 부분으로는 티셔츠 원피스 슈즈 등 의류와 함께 선글라스 시계 모자 파우치 핸드폰케이스 등 다양한 액세서리 카테고리도 강화했다. 승승장구하는 스코어를 기록하는 「육심원」이라는 브랜드의 인기 비결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상하이 화이하이중루 입성! 올해 총 15개점 오픈

    이 브랜드는 육 작가에 대한 지지라는 진정성 있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전시회를 진행하면 관람객들을 위한 브로셔를 제작한다. 한 번 보고 끝나는 일회성의 브로셔보다 오랫동안 작품을 볼 수 있는 형태는 무엇일까하는 데서 착안해 엽서를 제작했고, 이후 달력과 다이어리 등 팬시용품을 중심으로 만들었다. 더불어 ‘전시회’라는 한정된 시간과 공간에 모든 사람이 참석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

    전시회에 방문하지 못하는 대중에게도 작품을 보여 주고, 굳이 전시회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육 작가는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그림을 보는 것은 특정 소수의 문화였고, 교양을 쌓아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전시를 찾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깨고 쉽고 친근한 동양화로 접근하고자 ‘사람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원작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형태이자 여성들이 늘 소지할 수 있는 소품 위주로 제작을 기획했다. 아무래도 다양한 재료 중 종이가 제일 쉽고 유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또 “다이어리와 캘린더로 시작한 것이 지금의 「육심원」이라는 브랜드까지 왔다. 제품 카테고리를 조금씩 늘리다 보니 문구류에서 리빙 제품, 잡화, 패션 제품, 화장품까지 확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브랜드의 출발이 이렇다 보니 제품 기획 방식도 색다르다. 시즌별 트렌드를 반영하기보다 작품이 가장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는 제품이 무엇일까를 우선으로 구상한다.

    동양화 기법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 온리 원

    해당 시즌에 새롭게 작업한 캐릭터가 있다거나 주력할 캐릭터가 정해지면 어떻게 제품에 입힐까 연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재 선택에 신중하다. 프린트가 얼마나 잘 될 수 있느냐라는 점 때문이다. 가장 우선순위 소재는 프린트와 염색이 잘 되고 이염이 되지 않는 높은 퀄리티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육심원」은 동양화 작품을 제품으로 탄생시킨 사례다. 이 때문에 독자적인 방식인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 기법을 고수하고 있다. 이 방식은 동양화의 원리다. 장지*와 분채*를 사용해 색채가 은은하게 번지는 기법이다. 분채를 갈아 아교를 섞고 물로 농담을 조절하며, 장지에 수십 번씩 덧칠을 해 유화와는 다른 담백하고 은은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이 지금 우리가 보는 「육심원」 작품의 특징이다.

    이 때문에 원화의 색감을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독자적인 방식이 요구되고, 프린팅 샘플 테스트 기간이 보통 열흘에서 한 달 정도 걸린다. 그야말로 ‘온리 원’인 셈이다. 작년 처음 티셔츠를 제작했을 때 월별 3000~5000장씩 판매됐다. 이를 통해 보다 다양한 패션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가죽 가방과 소품에서 원피스 레깅스 슬립온 스냅백 등 제품의 카테고리를 넓힐 수 있던 배경이었다.




    매출 60% 가방, ‘위티보니백’ 스테디셀러로

    과연 이 제품들이 잘 팔릴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과거 문구류가 주요 매출원이었다면 이제는 1% 수준일 정도로 매출 비중이 패션으로 넘어왔다. 제품 카테고리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가방(가죽 및 나일론 소재 모두)이 전제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그중 ‘위티보니백’은 「육심원」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누적 판매(7월 기준) 30만개를 돌파했다.

    또한 ‘위티보니백’을 비롯한 ‘더블 스터드 백’ 라인이나 ‘돌리백’ 등은 10회 이상 리오더를 진행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 베스트셀러 제품이다. 또한 「육심원」 여권 케이스의 경우에는 사람들 사이에서 ‘면세점 필수 구매템’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제 제품별로 입혀진 「육심원」의 등장인물을 살펴볼 차례.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여년 전 작품 ‘육심원’은 사람의 얼굴을 주제로 동양화 분야에서 ‘이단아’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인물들은 육 작가의 활동에 따라 만들어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현재 10여개의 등장인물(캐릭터)로 모아졌다. 그중 6개 인물이 제일 인기다(도표 참조). 각각의 인물은 이름과 생년월일, 별자리, 혈액형을 가졌다. 캐릭터별로 제품 기획을 하고 아이템을 선정한다. 여기에 인물별로 다양한 스토리까지 넣어 상상의 세계로 통하는 제품을 만든다.

    피아·개똥이 등 인물별 생일도 챙겨 ‘흥미진진’

    인물별 스토리는 각자의 성격을 흥미롭게 구성한 ‘플롯’이다. 육 작가는 “‘당신의 성격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곤란한 때가 많다. 대다수 사람의 성격은 때론 내성적인 면도 있지만 발랄하기도 하고, 새침하지만 당당한 면도 있다. 다양한 성향을 골고루 가졌고, 어떤 사람과 어떤 상황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표출되는 점을 스토리로 엮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육심원」의 월별 기획은 패션 기업의 월별 기획과 다르다. 매월 생일을 맞은 캐릭터별로 주력 라인 기획과 프로모션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지난 7월에는 ‘몰리(Molly)’의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육심원」 온라인 아트숍 내 메인 배너를 노출하고, 몰리에 대한 이야기와 관련 상품을 소개했다.

    원색의 향연, 아기자기한 소품…. 이러한 브랜드 DNA는 유커를 홀리기에 충분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 계기는 인기 여배우 ‘판빙빙(范冰冰)’과 ‘쑨리(孫儷)’가 「육심원」 제품을 든 모습이 중국 드라마(쑨리 – 불량엄마백서)나 사진을 통해 공개된 것으로, 이후 「육심원」 브랜드의 인지도가 치솟기 시작했다. 또 다른 배우 바이바이허(白百何)가 강남구 가로수길 매장에 방문해 포즈를 취한 이미지도 SNS를 통해 전파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사진 참조)







    판빙빙, 쑨리, 바이바이허~대중까지! 인기 폭발

    이와 함께 폭발력을 가진 시점은 면세점에 입점하면서부터다. 첫 번째 입점한 면세점은 2012년 롯데 코엑스 면세점이다. 당시 19.8㎡ 면적의 이 매장은 가방과 의류 등의 패션 아이템부터 쿠션·목베개·슬리퍼 등의 리빙 제품, 여권지갑·카드지갑·파우치 등의 잡화, 다이어리 등의 문구 제품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입점 2년 만인 2014년 매출은 전년대비 5배 이상 증가했고, 당시(2014년 기준) 매출 규모 면에서도 면세점 내 패션 브랜드 가운데 3위 안에 꼽힐 정도로 인기였다. 이런 성과들 역시 중국 진출에 도움이 됐다. 중국 연예인들이 한국 면세점과 직영 매장에 직접 방문할 정도였다. 더불어 해외 박람회와 워커힐 신라면세점 등에 입점하며 「육심원」의 인지도는 날로 높아졌다.

    「육심원」은 2020년 30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웠다. 멀기만 한 듯한 2020년은 이제 5년 남았다. 목표가 곧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은 크다. 우선 화장품(코스메틱) 라인을 9월 론칭한다. 색조 위주의 제품들로 구성할 예정이다.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나 얼굴을 도화지로 생각하고 도구를 이용해 색을 표현하고 아름답길 바라는 목적은 모두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호텔까지!? 2020년 3000억 규모, 빅 브랜드 도약

    화장품 라인 또한 캐릭터별로 나눠 취향 저격뿐만 아니라 캐릭터별 흥미로운 넥스트 스토리텔링을 구상하고 있다. 화장품 라인의 중국 론칭은 1~2년 이후 진행할 계획이다. 패션과 달리 화장품은 위생 허가 등의 절차가 다소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현재 중국 법인에서 처리하고 있으며, 매장을 확대하는 비즈니스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육심원」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야말로 10개 브랜드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동양화 하나로 패션과 뷰티 섭렵에 이어 침구 리빙 용품과 더불어 애니메이션 분야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더불어 모든 포트폴리오의 총합이 갖춰지면 그때는 호텔 사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캐릭터별 방을 구성하고 관련된 모든 소품이 공간별로 배치된다. 여기에 투숙객들의 사연까지 덧붙여질 수 있는 커뮤니티 등을 구상 중이다.

    가칭 ‘육심원 호텔’! 아직 현실이 되진 않았지만, 이미 쉽게 머릿속에 그려지며 즐거운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를 내뿜는 자랑스러운 한국 브랜드로 한국을 넘어 대륙과 대양을 횡단하는 빅 브랜드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패션비즈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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