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맨파워+글로벌’로 승부수

    안성희 기자
    |
    15.02.06조회수 8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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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대표 박성철)이 올해 ‘젊은 조직’을 내세우며 재도약의 날개를 편다. 2세 경영인으로 주목받는 박정빈 부회장을 비롯해 김재준 내수총괄 부사장 등이 핵심 임원으로 떠오르면서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있다. 또 지난 연말 인사에서 브랜드 사업부장을 대거 이사급으로 끌어올렸으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직급을 처음 도입해 상품기획의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이다.

    패션1사업본부(「지이크」 「지이크파렌하이트」 「반하트디알바자(이하 반하트)」), 패션2사업본부(「베스띠벨리」 「비키」), 패션3사업본부(「씨」 「이사베이」)로 사업부를 개편하고, 1사업본부는 내수 총괄인 김재준 부사장이 겸임하도록 했으며 2사업본부장에 노길주 상무, 3사업본부장에 김남규 상무를 임명했다.

    남성복이 속해 있는 1사업본부는 「지이크」의 이성용 이사, 「지이크파렌하이트」의 이상진 이사대우가 각각 승진하면서 지난해 매출 성과의 공을 인정받았다. 또 여성복 CD에 김지수 이사, 남성복 CD에 정두영 이사를 각각 지목,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새롭게 조직 구성을 완료한 신원이 ‘제2의 전성기’를 실현할 수 있을까.



    ‘2세 경영’ 박정빈 부회장 주도, 변화 급물살

    올해 전사적으로 △전 브랜드의 중국 진출과 사세 확장 △여성복 복합점 등 가두 영업의 뉴 비즈니스 활성화 △개성공단 품질 안정화에 따른 물량 증진 등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김재준 부사장은 “로컬 시장에서 장악력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전 브랜드의 중국 진출과 확대를 최대 과제로 삼은 만큼 올해 국내외를 넘나들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신원은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을 잡기 위해 직진출과 대리상 계약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부딪쳤으나 시장이 만만치 않았다. 현재는 직진출보다 현지 영업을 더 잘할 수 있는 대리상을 끼고 들어가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고 믿을 만한 기업과 장기계약을 통해 탄탄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12년 남성복 「지이크」와 「지이크파렌하이트」의 영업권을 중국 유통업체인 카누딜로복식유한공사에 넘겼다. 2013년 초에는 「비키」를 정영복장유한공장과 계약했고, 12월에는 「이사베이」 영업권을 북경라씨항달과기유한공사에 부여했다. 남은 브랜드는 「베스띠벨리」 「반하트」다. 「반하트」는 현재 현지업체와 계약을 조율 중이며, 나머지도 빠른 시일 내에 파트너를 찾을 계획이다.



    중국 대리상과 장기계약 통해 현지 영업권 넘겨

    그중 20년 장기계약이라는 파격 조건에 합의한 「지이크」와 「지이크파렌하이트」의 경우 카누딜로와 동반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카누딜로는 「지이크」와 「지이크파렌하이트」의 중국, 마카오, 홍콩 판권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2017년까지 중국 현지 매출액 6억위안(약 1059억원)과 계약서에 명시된 최소수주금액 2억위안(약 353억원), 유통망 150개점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진출 10년 차인 2022년에는 12억위안(약 2118억원), 최소수주금액 3억7000만위안(약 653억원), 유통망 280개점을 목표로 한다. 김 부사장은 “카누딜로와의 계약서 내용대로 최소 규모의 제품 수주만 이뤄진다 하더라도 진출 5년 차인 2017년부터는 국내에 볼륨 남성복 2개 이상 론칭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카누딜로는 현재 자사 남성복 「카누딜로」를 비롯해 「발리」 「먼싱웨어」 「페라가모」 「아르마니」 등 유수의 수입 브랜드를 운영, 현재 400여개 매장을 전개하고 있다. 「지이크」 「지이크파렌하이트」 역시 장기계약을 체결한 만큼 이쪽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지이크」 「지이크F」 2017년 中 1000억 예상

    「이사베이」 파트너사인 북경라씨항달과기와는 계약기한은 2019년 8월까지며 협의 후 5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계약이다. 5년 동안 최소수주금액 1억8000만위안(약 318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도장을 찍었다. 북경라씨항달과기는 라씨 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로 브랜드 영업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여러 나라 여성복 브랜드의 베이징 지역 내 대리상 영업, 화베이 지역 도매 대리 영업을 주로 한다.

    신원의 7개 내수 패션 브랜드의 올해 전략은 무엇일까. 매출규모 3300억원(2014년)의 신원 내수사업부는 현재 여성복 58%, 남성복 42%로 구성된다. 과거 전성기에는 여성복이 회사 전체 매출을 좌지우지했지만 남성복이 꾸준히 상승하며 비등해지고 있다.

    국내 남성 캐릭터 리딩 브랜드인 「지이크」를 비롯해 세컨드 라인으로 론칭한 「지이크파렌하이트」, 여기에 2011년 F/W시즌 고감도 컨템포러리로 선보인 「반하트」까지 가세하면서 남성복 마켓 장악력을 키웠다. 지난해 「지이크」가 20%, 「지이크파렌하이트」와 「반하트」는 각각 35%, 40%의 전년비 매출성장률을 보이며 약진했다.



    「반하트」 포함 3개 브랜드, 남성복사업부 약진

    브랜드별 올해 주요 전략을 살펴보면 「지이크」는 팬츠 전문 브랜드인 「아이코닉7」을 숍인숍 브랜드로 흡수하면서 아이템 전문화를 강화한다. 또 롯데월드몰 등 복합쇼핑몰에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인 ‘맨큐’를 선보이는 등 리테일 브랜드로의 진화로 뉴 엔진을 만들어 간다.

    연매출 700억원으로 국내 남성 캐릭터 브랜드 가운데 최고 매출인 「지이크」는 올해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외형뿐 아니라 트렌드에서 앞선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남성 밸류 마켓을 선도해 온 「지이크파렌하이트」는 올해 ‘저먼 미니멀 테일러링(German Minimal Tailoring)’이라는 콘셉트로 재정비, 가격 공세가 아닌 합리적인 가격대의 캐릭터 브랜드로서 아울렛과 가두상권의 No.1을 향해 달린다.

    이 브랜드의 론칭을 주도한 정두영 CD가 다시 상품기획을 총괄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700억원대 「지이크」, ‘질적 성장’에 포커스

    「반하트」는 신원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야심작이다. 론칭 당시부터 꾸준하게 서울패션위크에 참가, 중국 바이어들과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알려 왔다. 2015 S/S 서울패션위크에서는 중국 수주용으로 제작한 상품을 완판하는 등 기록을 세웠다. 중국 상하이, 항저우, 닝보에서 편집숍을 운영하는 ‘JDV’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대량 수주해 화제를 모으기도.

    이와 함께 중국 내에서 「반하트」의 프랜차이즈를 원하는 3개 대기업과 미팅을 진행 중이다. 이 기업들은 홍콩과 상하이에 상장한 유수의 기업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중국 바이어들이 「반하트」의 고급스러움을 선호한다”라면서 “이탈리안 무드가 남성 스타일의 대세로 자리 잡은 흐름에 발맞춰 「반하트」가 올해 더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가두 영업 중심인 여성복 4개 브랜드는 상권 침체 등과 맞물려 지난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올해 S/S시즌 브랜드별 콘셉트 재정비와 리뉴얼 작업이 활발하다.

    여성복사업부, 2개 이상 복합점 ‘뉴 BM’ 정착

    여성복사업부는 2개 이상 브랜드의 복합매장을 확장하는 등 가두점포 대형화 추세에 발맞추고 있다. 지난 1년간 복합점 오픈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현재 53개점(1월10일 기준)을 세팅했다. 복합점은 침체한 가두 영업을 활성화하는 전략이자, 신원의 뉴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4개 브랜드의 콘셉트가 좀 더 명확해야 한다. 중첩되는 부분을 최소화해 한 매장에 4개 브랜드가 구성될 시 상호보완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김지수 CD는 「베스띠벨리」 「씨」 「비키」 3개 브랜드의 디렉터로서 그동안 비슷비슷한 포지셔닝으로 정체성을 잃어 온 브랜드들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다진다.

    가장 큰 변화는 「베스띠벨리」와 「비키」다. 3040 커리어우먼을 위한 비즈니스 착장을 콘셉트로 잡은 「베스띠벨리」는 세미 정장, 정장 & 캐주얼의 믹스 매치 등을 제안한다. 올해 론칭 25년이 된 이 브랜드는 동갑내기인 25살의 고아라를 모델로 정해 의미를 부여했다.



    「비키」 영스트리트캐주얼 감성 입혀 리뉴얼

    「비키」는 가두 여성복으로서는 파격적인 스트리트 감성의 영캐주얼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4개 여성복 가운데 가장 젊은 이미지의 브랜드로서 더 확실한 영 트렌디 콘셉트를 강화하겠다는 것. 타깃은 여전히 3040세대지만 젊고 트렌디한 착장을 선호하는 여성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작년보다 사이즈를 2분의1인치씩 늘렸으며 전 제품을 77사이즈까지 출시해 젊은 감각을 선호하지만 체형에 맞지 않아 입지 못하던 3040 여성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예정이다. 또 한류 스타인 박신혜를 새로운 얼굴로 선정, 마케팅 전략이 중국까지 확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씨」는 현재 신원 여성복사업부에서 가장 매출 볼륨이 크다. 전통 숙녀복의 상품 라인에 세련된 컨템포러리 스타일링을 추가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11년 새롭게 선보인 여성 어덜트캐주얼 「이사베이」는 올해 전년대비 매출을 30%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1973년 설립된 신원은 박성철 회장이 신원통상으로 스웨터를 생산해 수출하는 사업으로 출발했다. 한때 그룹 매출이 2조원에 달하는 재벌 기업으로 전성기를 누렸으나, IMF 외환위기 때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도 위기에 몰렸다.
    이후 신원은 2003년 5월 5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해 패션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현재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6000억원 정도의 매출규모로 성장했으며 내수와 수출은 각각 40:60의 비중으로 운영 중이다.

    **패션비즈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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