感 잡은 「컬처콜」F/W 기대주로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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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8.01조회수 7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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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스(대표 도상현)의 「컬처콜」이 론칭 4년 만에 ‘영 소비층’에 대한 감을 확실히 잡았다. 이번 F/W시즌 ‘3.0 버전’으로 진화한다고 밝힌 이 브랜드는 지난 1년간 재정비 기간으로 삼고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했다. 도광록 사업부장(총괄 이사), 김재이 스타일링팀 부장을 주축으로 브랜드 콘셉트를 재정비했다. 그리고 이번 가을 자신 있게 돌진한다.

    기존과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이번 달 매출을 얼마나 올릴 것인가”가 아니라 “상품회전율과 소진율을 얼마나 올릴 것인가”로 목표를 잡는다는 점이다. 이 숙제를 풀기 위해 ‘진화’를 거듭하면서 지난 S/S시즌 봄상품은 80%, 여름상품도 7월초까지 70% 판매율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그렇다면 「컬처콜」의 내부 시스템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가장 중요한 상품 기획을 45일 단위로 잘라서 하고 있다. 단순히 45일에 한 번꼴로 신상품을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판매 예측을 기반으로 45일 내에 완판하는 개념으로 접근한다. 단위는 한 달 반을 기본으로 하지만 이 기간이 한 달이 될 수도, 두 달이 될 수도 있다. 잘 팔리는 상품이라도 단위별로 끊어 줘 매장의 신선도를 최상으로 유지하고 고객들에게 계속 새로운 트렌드를 던져 주는 것이 목적이다.

    매출 목표가 아니라 ‘솔드 아웃’을 고민한다

    재고회전율을 높이는 것도 큰 성과 중 하나다. 이는 본사와 매장이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고객이 원하는 상품이 즉시 매장에 진열되도록 한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장소에서’라는 위비스의 기본 원칙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다.

    주력 아이템에 대한 방향도 바뀌었다. 과거의 「컬처콜」을 기억하는 사람은 티셔츠가 강한 브랜드라고 인식할 것이다. 지난 2011년 론칭 이후 줄곧 매출 주력 아이템으로 티셔츠를 다양하게 풀어 왔기 때문. 그러나 올 S/S시즌에는 과감하게 트렌치코트 등 아우터 중심으로 선회했고, F/W시즌에도 아우터에 집중한다. 티셔츠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동대문의 스피드와 가격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들과 차별되면서 매출까지 잡을 수 있는 아우터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 결과 상반기 매출 효자 상품은 오버사이즈 핏의 트렌치코트였다. 10개 모델을 선보였고 9개 모델이 완판됐다. 이와 연계된 아이템의 판매까지 늘어나면서 봄 매출을 잡을 수 있었다. 지난 S/S시즌 매출 신장률은 전년의 2배 수준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올해 연매출 목표액이 330억원인데, 6월에 35%를 넘어섰으므로 무난하게 고지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티셔츠 → 아우터’ 주력 아이템 방향 선회

    여세를 몰아 가을에도 트렌치코트 3개 모델, 물량 7500장을 준비했다. 절제된 오버사이즈 핏에 원 포인트 디자인을 살린 제품으로 좋은 반응이 예상된다. 겨울에는 코트와 다운점퍼에 주력하는데 이 또한 디자인과 컬러에서 「컬처콜」의 캐릭터를 잘 녹여냈다. 새롭게 개발한 큐브 별 등의 심볼을 활용한 패턴물도 제품 곳곳에 적용해 아이덴티티를 강화해 나간다.

    「컬처콜」은 메인 점포인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월평균 2억원대, 롯데 잠실점과 김해 프리미엄아울렛 등에서 월 1억5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도광록 「컬처콜」 총괄 이사는 “45일 단위의 기획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적중률 높은 기획과 빠른 생산, 그리고 만족할 만한 품질과 가격까지 삼박자를 맞춰 나가고 있다. 우리가 남들보다 잘하는 아우터에 집중한 것이 매출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에는 상품뿐 아니라 유통채널, 마케팅 등에서도 측면 지원이 뒤따를 것을 강조한다. 롯데백화점 NPB로 출발한 「컬처콜」은 올 상반기를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그동안 롯데백화점 중심으로 안정적인 유통망을 구축했지만 더 이상 뻗어 나가지 못하는 한계점도 분명히 있었다. NPB 계약 종료와 함께 「컬처콜」은 다각적인 유통망 개발에 들어갔다. 인테리어도 수정해 ‘인디비주얼 캐주얼’이라는 콘셉트를 살리도록 했다.

    롯데 NPB 종료,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 확장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중심상권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게 된다. 「컬처콜」의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문화까지 전파할 수 있는 매장을 기획하고 있다. 또 복합쇼핑몰로도 확장해 나간다. 롯데월드몰 C2에는 198㎡ 규모로 오픈한다. 「컬처콜」 상품을 비롯해 여러 신진 디자이너와 콜래보레이션한 다양한 색깔을 접할 수 있는 콘셉트 스토어 1호점이다.

    이는 프로덕트에서 리테일로 구심점을 바꾸는 전환점으로서 「컬처콜」이 상권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커스터마이징된 브랜드로서 매장마다 소비자가 원하는 입맛에 맞게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끔 준비하겠다는 의미다.

    더불어 자체 온라인몰도 구축하고 있다. 이 또한 하반기에 맞춰 기획했다. 롯데백화점 중심으로 영업하면서 오프라인에 집중하기 위해 닷컴 매출을 의도적으로 등한시했던 「컬처콜」은 이제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는 장을 만들 계획이다. 1020 세대를 타깃으로 한 블로그, SNS 홍보도 추가한다.



    「지센」 키운 위비스의 생산 소싱력 십분 활용

    2000억원대의 어덜트 SPA 「지센」을 키운 위비스는 패션업계에서 인정하는 생산 소싱 노하우가 있는 기업이다. 론칭 초창기에 「컬처콜」은 물량이 적어 이를 십분 활용하지 못했는데, 잘 팔리는 아이템에 물량을 몰아 주고 선기획과 스폿의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소싱력을 유리하게 활용하게 됐다.

    또 이 회사의 「지센」 「지스바이」 「컬처콜」이 소재와 부자재를 통합 발주하는 등 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원가절감도 이뤄 모든 상품의 마크업이 4배수를 유지하고 있다.

    「컬처콜」은 현재 백화점 20개, 쇼핑몰 16개, 가두점 4개로 총 40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매장 수를 2배로 늘려 80개점에서 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어덜트 마켓의 볼륨 브랜드로 자리 잡은 「지센」에 이어 「컬처콜」도 영 밸류 마켓의 리딩 브랜드로 성장할지 기대된다.

    기존 영업부의 주 업무가 매장 개설과 점별 판촉행사를 지원하는 일이라면, 현재는 매장의 쇼핑동선과 상품구성을 진단하고 개선한다. 또 VMD가 매달 기획하는 디스플레이를 현장에 나가 직접 구현함으로써 빠르고 일관된 콘셉트를 전국적으로 펼칠 수 있게 됐다. SV팀은 수 · 목 · 금요일에는 현장으로 바로 출퇴근하면서 밀착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또 전산화한 체크리스트와 보고서를 매일 본사로 보내 고객의 니즈를 분석한다.

    스타일링팀은 아이템 하나하나를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숍 전체를 스타일링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차원에서 달라졌다. 시즌 날씨 트렌드 등에 맞춰 가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숍을 보고 매장 안으로 들어와서 어떤 제품을 구입하고 즐길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는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패션비즈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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