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즈미스」브레이크 없는 질주!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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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7.01조회수 9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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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FN(대표 장기권)의 「쉬즈미스」가 매출성장을 가속했다! 지난해 백화점, 가두점 양축을 균형감 있게 잡아 나가며 1600억원을 달성한 이 브랜드는 올해(8월) 홈쇼핑까지 진출하면서 전년대비 25% 신장한 수치인 2000억원을 향해 전력 질주한다. 이번 목표에 도달한다면 「쉬즈미스」는 국내 여성복 가운데 역대 3번째로 2000억대에 진입하게 된다.



    현재까지 패션그룹형지의 「크로커다일레이디」(3000억원), 세정의 「올리비아로렌」(2200억원)만이 2000억 고지를 넘어섰다. 그만큼 여성복 단일 브랜드에 2000억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 특히 「쉬즈미스」처럼 백화점 중심의 커리어 브랜드가 볼륨 브랜드로 성공한 케이스는 전무해 행보가 주목된다. 불황 속에서도 브레이크 없이 고공행진하는 「쉬즈미스」의 경쟁력은 과연 무엇일까.

    이기용 인동FN 부사장은 “우리 회사의 강점은 뭐니뭐니해도 생산 소싱력에 있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앞으로 가리지 않고 유통망을 다각화할 것이다. 생산투입량이 늘어날수록 우리는 파워가 더욱 강력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된다”라고 말했다.

    여성복 단일 브랜드 역대 3번째 2000억 진입?

    덧붙여 “「유니클로」나 「자라」가 백화점과 가두점에서 똑같은 상품을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듯, 그리고 「나이키」 「아디다스」 등이 홈쇼핑에 진출해도 오프라인에 문제가 없듯이 우리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전 유통채널을 대상으로 뻗어 나가겠다”라고 설명했다.

    「쉬즈미스」는 지난 4~5년간 베트남 생산기지를 탄탄히 다지며 원가절감을 실현하는 데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여성복 전문 기업 가운데 독보적인 생산 소싱력을 갖추었다. 베트남 소재 9개 생산공장을 통해 전체 물동량의 70~80%를 소화한다. 중국에서 생산할 때 대비 40% 원가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블라우스, 원피스, 다운점퍼 등을 1만장 이상 대물량으로 선기획해 동업계 최저가로 풀어 내는 전략은 앞으로도 「쉬즈미스」의 성장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여기에 가두 진출 3년 만에 전국에 매장을 100개 이상(6월 현재 140개) 확보하면서 백화점 매출의 한계치인 1000억대를 뛰어넘었다. 중요한 것은 대리점이 늘었다고 해서 백화점 매출이 빠지는 게 아니라 유지하는 가운데 플러스 알파가 되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매출 볼륨화 작업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두 자리 수(10%대)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결과까지 얻었다.

    독보적인 베트남 생산 소싱력, 성장 밑거름 ‘탄탄’

    백화점에서는 경쟁 브랜드들보다 30% 저렴한 가격대로 승부수를 띄웠다. 아울렛과 가두점은 백화점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등에 업고 풍부한 물량과 기동력으로 실질적인 매출을 주도한다. 또 최근에는 직영매장도 늘려 나가면서 수익성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특A급이 아니면 스타 마케팅을 안 하겠다던 「쉬즈미스」는 지난해 드디어 전지현을 전속모델로 발탁, 스타 마케팅에 나서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동시에 잡아 나간다. 커리어 브랜드 특유의 보수적이거나 클래식한 이미지도 젊고 세련되게 바꿨다.

    운이 좋았던 건 전지현이 「쉬즈미스」 모델이 되자마자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 캐릭터로 붐을 일으키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이다. 덩달아 「쉬즈미스」 역시 완판녀 전지현 대세의 흐름을 타고 극 중 천송이가 입었던 트렌치코트 등을 5000장 이상 팔아치우는 등 히트를 기록했다.

    최성희 CDO 체제, 상품력 강화는 ‘화룡점정’

    화룡점정은 상품력 강화에 달렸다. 그동안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의 옷으로 통했다면, 이젠 디자인도 좋은 브랜드로서 아이덴티티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최성희 디렉터를 영입해 브랜드 론칭 이래 처음으로 CDO 체제를 구축하는 등 현재는 상품력 강화에 전사적인 지원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모조에스핀」 등 캐릭터 브랜드에서 두각을 나타낸 최성희 이사는 「쉬즈미스」를 컨템포러리한 스타일로 리뉴얼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현재 주 단위로 품평회를 진행하면서 출고와 동시에 반응을 꼼꼼히 살핀다. 최 이사는 “소재나 봉제 등 품질은 수준 이상인데 매장에 상품이 나갈 때 그루핑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VM이 부족해서 이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또 코디 개념을 도입해 정상상품의 연계 판매를 유도하는 등 기획상품 위주의 영업방식을 바꾸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2000억을 향한 「쉬즈미스」의 도전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40% 진도율을 보였고, 6월 말 48%가 예상된다. 따라서 올 하반기 직영점과 대리점 유통망 확장, 홈쇼핑 등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전망한다.

    롯데·현대홈쇼핑 데뷔, 홈쇼핑만 100억 예상

    처음 시도하는 홈쇼핑에 대한 기대도 크다. 오는 8월 트렌치코트(10만원대)를 시작으로 라쿤 야상점퍼(20만원대) 등 월별 판매할 아이템을 기획해 놓았다. 홈쇼핑 전용 상품만 아이템당 1만장씩(생산금액 기준 50억원 투입) 만들어 놓고 대기 중이다.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 두 군데에서 진행하며, 홈쇼핑 내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겠다는 목표다. 전지현 효과를 또 한 번 누릴 기회라고 보는 것.

    이 부사장은 “홈쇼핑이라고 저가 기획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가두 대리점에서와 같은 상품을 동일한 가격대에 제안한다. 방송 중 상품이 완판되면 가까운 대리점에서 구입하라는 멘트를 날려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까지 홍보하는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쉬즈미스」는 1시간 동안 방송에서 브랜드 자랑을 실컷 해 보겠다고 한다. 그동안 인동FN에 대해 몰랐던 사람들도 기업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될 것이다. 지난 8년 동안의 나눔활동 모습도 소개할 계획이다. 인동은 소규모 공부방 20여개에 매월 100만원씩 지원하고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으로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도 가입해 있다. 홈쇼핑에서 「쉬즈미스」는 아이템당 3번 방송 기준 판매율 70%를 예상한다. 재고는 대리점과 2차 유통에서 소진한다는 계획까지 짜 놓았다.

    2018년 5000억, 결말은 ‘1조 신화’ 쓰겠다

    「쉬즈미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018년 5000억원 달성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 여성복 단일 브랜드로 1조 신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도 분명하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국내에서 해외로 뻗어 나간다면 ‘1조’가 불가능한 숫자는 아닐 터.
    지난 2006년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에 직진출한 「쉬즈미스」는 지난해 이랜드 출신의 법인장을 선임하고 공격적인 영업력을 가동 중이다. 아직 중국 매출은 연간 100억원(매장 20개)에 불과하지만, 매장당 더블 신장하는 곳이 더러 나온다. 중국 법인이 안정화되면서 유통망을 정비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이곳에서도 ‘전지현 효과’는 무시 못 한다.



    여세를 몰아 「쉬즈미스」는 중국에 이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마켓을 공략하는 동시에 2012년에 첫 매장을 연 미국에서도 신규 오픈을 계속 검토 중이다. 글로벌화는 아직 투자 단계로 생각하고 서두르지 않는다. 국내에서보다 파워풀해지면 해외시장은 오히려 쉽게 풀릴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코리아 NO.1 여성복’이라는 타이틀을 달면 중국, 대만 같은 아시아권에서 가만 놔둘 리 없다.

    중국 미국 직진출 기반, 글로벌화도 준비 중

    이 부사장은 “상품력과 마케팅력으로 브랜드가 뜬 다음 유통망을 확장하고 소싱력을 키우는 게 일반적인 브랜드 성장 스토리라면, 우리는 역행한 경우”라면서 “그러나 오히려 기본 체력이 튼튼해서 더 멋있는 외모를 갖출 수 있다고 본다. 「쉬즈미스」의 성장은 그 어떤 브랜드보다 단단하다고 자부한다”라고 강조했다.

    「쉬즈미스」의 성장 과정을 보면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말을 곱씹어 본다. 2003년 론칭해 쟁쟁한 여성복 사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당시 남들이 주목하지 않던 생산 소싱력을 잡는 데 총력을 다한 기업 정신이 「쉬즈미스」를 키운 원동력이 됐다.

    백화점 중심의 1000억대 브랜드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가두상권과 다양한 유통망에 진출했으며 이어서 홈쇼핑까지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아직 자사 온라인몰이 없는데 이 또한 준비 중이다. 온라인몰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도 오픈해 오프라인 이상의 매출로 크게 키울 계획이다. 현재 중국과 미국에 법인을 세우고 호시탐탐 글로벌화의 기회를 엿보는 「쉬즈미스」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패션비즈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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