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GF, 패션~푸드 다 잡다(?)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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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2.03조회수 11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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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이냐? 외식이냐?” 그들의 정체성을 묻는다면 이탈리안 스타일 컴퍼니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FGF(대표 최진원)가 패션에 이어 푸드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섰다. 두 영역 모두 잡겠다는 비장한 다짐 뒤에 철칙으로 여기는 딱 한 가지가 있으니 바로 이탈리안 스타일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DNA가 있는 회사로서, 열정적인 패션인들이 일군 컴퍼니로서 지켜온 자존심은 30여년간 이 회사가 영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이런 FGF가 2012년을 ‘성장의 원년’으로 삼을 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1990년대 남성 캐주얼 시장을 좌지우지한 「인터메조」가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해마다 변화를 모색해 왔지만 지금처럼 확 달라지지 못했는데 이번엔‘ Rebirth’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리런칭의 개념으로 접근한다. 외식 부문에서도 지난해 출범한 다이닝 피자 브랜드「제인스피키피자」가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모집에 들어갔다. 탄탄하게 다져놓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외형 확장까지 노리는 FGF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패션 부문「(인터메조」「 C.P컴퍼니」「 스톤아일랜드」‘ 긱샵’)과 외식 부문‘(보나세라’‘ 스타세라 뜨라또리아’‘ 스타세라 파스타에 피자’ ‘제인스피키피자’)을 운영하는 가운데 FGF에서 100% 출자한 자회사인 GF비노는 와인과 맥주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주류전문사로 성장하고 있다. 또 FGF MFR은 이탈리아 생햄(프로슈토)을 비롯해 고급 식자재의 수입유통업무와 이탈리안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젤라또」, 이탈리안 웰빙 씬피자‘ 스키아치타’의 도우 제조 유통업무를 진행한다.


    푸드도 패션의 연장선‘ 라이프’ 리더로

    아직 FGF의 경우 패션 부문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라 외식사업과 균형감을 논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푸드 쪽에서 이탈리안 전통 스타일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작지만 알찬 기획력을 인정받고 있어 주목된다. FGF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의식주(衣食住)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데 있다. 이탈리안 DNA를 갖고 최상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기업으로서 비전을 내세운다.

    ‘For The Best Human Life’는 FGF에 걸려 있는 미션이다. 현재의 비즈니스를 놓고 보면 앞으로 패션보다 외식업에 무게를 두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회사의 대표인 최진원 회장과 구자연사장은 30년을 패션계에 몸담은 뼛속까지 패션인이다.“ 외식으로 돈을 벌 생각이었다면 설렁탕집을 차렸을 것”이라는 구사장의 말처럼 FGF에 있어 푸드사업은 이탈리안 패션의 연장선에 있다.

    패션을‘ 옷’으로 규정짓지 않고‘ 라이프’로 확장해 신개념 생활문화 기업으로 키워가고 있다. 그래서 외식 부문의 전문 임원진을 세팅하지 않고 최회장과 구사장, 그리고 김상일 상무가 총괄하면서 서로 다르면서 비슷한 패션과 푸드사업의 하모니를 이뤄낸다.


    패션 부문 매출 90%로 절대적 비중 차지

    FGF의 역사는 1985년 일본 다반과의 합작법인으로 출발한 한국다반으로부터 시작된다. 1986년 남성복「 다반」을 런칭해 패션계에 진출한 후 1995년 일본 IDO와「 인터메조」, 이탈리아 SPW와「 C.P컴퍼니」 라이선스 계약을 각각 체결해 남성복 마켓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같은 해 합작법인이 철수됨에 따라 상호를 쌍방울GF로 변경한 후 최진원 대표가 취임했으며 1998년 다시 FGF로 회사명을 바꿔 현재에 이르렀다. 외식업은 2002년 스타트해 올해 10년차가 됐다. 모기업인 쌍방울의 부도와 IMF 외환위기 등을 겪으며 기업의 주체는 몇 차례 바뀐 적 있지만 이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흔들림 없다. 이는 자체 브랜드가 아닌 라이선스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20년 넘게 전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 인터메조」가 27년,「 C.P컴퍼니」가 17년째다. 이렇게 오랫동안 본사와 끈끈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패밀리화됐다고 보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이 또한 FGF가 가진 경쟁력 중 하나다. FGF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매출실적이 좋았다. 남성복 시장에 캐주얼 열풍이 일어나며「 C.P컴퍼니」와「 스톤아일랜드」의 매출이 30~40%대로 신장했다.

    지난해 「인터메조」가 430억원, 「C.P컴퍼니」가 230억원,「 스톤아일랜드」와‘ 긱샵’이 100억원으로서 패션부문의 총매출은 760억원(추정치)을 올렸다. 올해는「 인터메조」가 480억원을 목표로 하는 등 대표 브랜드로서 힘을 더 실을 계획이다.






    캐릭터 1세대 틀 벗고「 인터메조」 부활

    그렇다면「 인터메조」는 이번 시즌 어떻게 바뀌었을까.「 인터메조」는 이탈리안 캐주얼의 오리진을 다시 깨운다. 35%까지 확대됐던 수트의 비중을 15%로 확 줄이고 타깃도 30대에서 20대로 낮춘다. 과거에 수트와 코트가 매출을 주도했다면 톱 & 셔츠 & 팬츠 등이브랜드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자리잡도록 구성한다.

    이번 S/S시즌 내놓은 체크 셔츠는 캐주얼하게 리뉴얼한「 인터메조」의 대표적인 스타일이 될 것이다. 브랜드의 엠블렘도 새롭게 제안한다. 고대 유럽 왕가의 파워를 상징하는 독수리를 형상화했다. 이탈리아 오리지널 라인 중 하나로‘ 밀레 밀리아(MILLEMIGLIA, 이탈리아어로 1000마일)’를 선보이는 것도 주목하자. 이 라인은 이탈리아의 오래된 클래식 자동차 경주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남성 수입 편집숍 등 신 사업도 준비

    밀레 밀리아 레이스는 1927년부터 1957년까지 열렸던 이탈리아의 내구 레이스에 기원을 두고 있지만 현재는 일반인이 참가하는 클래식카 레이스로 변모돼 매년 5월 이탈리아 브레시아에서 열린다. 대부분의 참가자는 본래 경기의 취지를 살려 1927년부터 1957년 사이 생산됐던 차량을 갖고 참가하는 클래식 카의 축제이기도 하다.

    ‘밀레 밀리아’ 라인은 현대의 밀레 밀리아에서 영감을 받아 라이더의 감성을 갖고 가먼트 다잉기법과 4-D 패턴으로 세련됨과 펑셔널, 그리고 내추럴을 보여주는 상품군이다. 이 라인을 알리기 위한 코마케팅을 기획 중이며 이외에도 이탈리아 신진 아티스트들과의 아트워크 등을 추진하고 있다.

    FGF는 기존 브랜드들의 외형 확장과 더불어 신규 사업에 대한 구상도 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전공분야인 남성 수입 편집숍이 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인터메조」내에 여러 브랜드를 테스트할 계획이다. 또 자체적으로 상품 바잉과 브랜드 관리 능력을 보강 중이다.「 인터메조」의 리뉴얼로 FGF의 패션 부문을 살리는 한편 푸드 부문의 자리매김까지 노리는 FGF의 2012년을 기대해 본다.











    **패션비즈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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