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띠어리맨」, 볼륨화 OK

    bkpae
    |
    09.10.26조회수 18006
    Copy Link



    한계는 없다? 제일모직(대표 황백)이 전개하는 「띠어리맨」의 유통망 수에 주목하자. 런칭한 지 불과 2년 사이에 남성 컨템포러리 조닝의 핵심 브랜드로 성장한 이 브랜드지만 컨템포러리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고가의 이미지가 강해 볼륨화는 어렵다고 봤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브랜드가 9월 16일 신세계 영등포점에 오픈하며 벌써 15호점을 확보했다.

    런칭 초기에 백화점을 포함한 유통가와 전개사인 제일모직도 10개 안팎의 매장을 맥시멈으로 생각한 것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매장 수다. 특히 내년에는 20개점으로의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백화점 유통에서는 「띠어리맨」의 입점을 희망하고 있는 점포가 많다는 점은 「띠어리맨」의 유통정책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수트 가격 150만원 → 100만원, 파격 인하

    「띠어리맨」의 관리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남성복 브랜드임에도 제일모직에서 남성복 컴퍼니가 아닌 수입사업부 안에 소속돼 있다. 이 기업은 올해 초 캐릭터사업부를 없애고 「엠비오」를 남성복 컴퍼니 안으로 흡수했다. 남성과 관련된 브랜드들을 모두 남성복 컴퍼니 아래 둔 것이지만 「띠어리맨」만은 예외였다. 과연 이것은 어떤 의미이며, 지난 2007년 F/W시즌 런칭과 동시에 남성 컨템포러리를 핫조닝으로 만들고 백화점에서 매장 입점을 꾸준히 제의받는 「띠어리맨」의 전략은 무엇일까.

    「띠어리맨」은 올해 초부터 여성복 「띠어리」와 함께 수입사업부 안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해 왔다. 지난해 「띠어리맨」을 단독적으로 관리해 오던 것에서 달라진 점이다. 이 점은 「띠어리맨」의 볼륨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결과적으로 올해 100억원, 내년 150억원의 매출 목표로 볼륨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여성복 「띠어리」와의 바잉을 함께 실시하면서 국내 판매 단가를 파격적으로 낮춘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바잉도 단독적으로 진행해 왔기 때문에 이 같은 사고를 할 여유가 없었다. 32개점에서 전개하고 있는 여성복 「띠어리」와는 규모 면에서 상당 부분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띠어리」는 여성 컨템포러리 조닝에서 승승장구했지만 「띠어리맨」은 가격 부담감으로 이후의 행보에 의구심을 남겼다. 그러나 올해 여성복 「띠어리」와 부서 통합 이후 규모의 경제가 어느 정도 실현됐다. 이 결과 지난해 150만~170만원을 형성하던 「띠어리맨」의 수트 중심가격은 올해부터 100만원대로 내려갔다.

    33~40% 하향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인하가 이뤄진 것이다. 더욱이 이때는 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치솟고 있었다. 조닝을 막론하고 평균적으로 수입브랜드의 가격이 20~30% 폭등하던 시기이기 때문에 「띠어리맨」의 체감 가격은 절반 이하로 느껴질 정도의 파격적이었다. 이 결과 「제냐」와 「휴고보스」 등 프레스티지존이나 준럭셔리에 육박하던 가격이 진정한 의미의 ‘컨템포러리스럽게’ 바뀐 것이다.





    신세계 강남점 등 월 1억원대 매장 ‘속속’

    이후 「띠어리맨」의 실적이 호전된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신세계 강남점에서 월평균(1~8월) 1억500만원, 현대 본점과 무역점에서 9000만원, 갤러리아 압구정점에서 8000만원을 각각 쓸어 담았다. 6월부터 8월까지의 비수기 시즌을 제외한 성수기 때는 1억2000만~1억5000만원의 월매출을 올렸다.

    여성복과의 통합 이후 달라진 것은 가격뿐만이 아니다. 롯데 센텀점과 대백플라자에서는 「띠어리」와 「띠어리맨」의 메가숍을 볼 수 있다. 올해 S/S시즌에 오픈한 이곳은 130㎡(약 40평) 규모로 들어섰다.
    이제 「띠어리맨」이 남성복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보자. 이 브랜드의 볼륨화는 남성 컨템포러리 조닝의 도입과 성숙을 앞당겼다는 점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 브랜드가 런칭한 시점은 2007년 F/W시즌이다. 여성복 「띠어리」가 런칭된 2007년 S/S시즌에서 불과 6개월의 시간차를 두고 런칭했다. 이후 지난해에 남성컨템포러리 조닝에서 빠져서는 안될 핵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DKNY맨즈」 「CK캘빈클라인맨즈」와 함께 남성복 시장에서 컨템포러리 조닝을 각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성복과 남성복 사이, 이제 겨우 1년?



    여성복에서 컨템포러리 조닝의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이다. 통상적으로 여성복의 성공 사례가 남성복에 옮겨지기까지 3~5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이번 컨템포러리 조닝의 경우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물론 제일모직도 「띠어리맨」 런칭 당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6개월의 런칭 시점 차이를 남성복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러나 포멀과 TD이라는 2개의 큰 축에서 별다른 새로움이 없었던 남성복 시장에서 「띠어리맨」을 포함한 컨템포러리 조닝은 신선함을 던져줬고, 현재 영TD와 남성 영캐주얼 등 새로운 조닝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나아가 앞으로 남성복 시장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조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 목표를 달성한다고 해도 100억원대 볼륨을 이제 달성하는 「띠어리맨」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매출 볼륨이 아니라 남성복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과 시사하는 상징적인 측면에서 해석해야 한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