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버커루」, 진 시장 강자로!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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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5.06조회수 1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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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핏과 워싱이 남다르다.” “브랜드 색이 뚜렷해서 좋아한다.” “빈티지를 좋아하는데 컬러부터 디테일까지 이만한 브랜드가 없다.” “수입 브랜드보다 자주 입는다. 우리나라 브랜드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4월 초 평일 오전 롯데백화점 잠실점 「버커루」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의 소리다. 쇼핑객이 비교적 적은 월요일, 한산한 다른 매장에 비해 「버커루」 매장은 직원들이 잡담할 새도 없이 손님이 드나들었다. 이 매장은 이날 하루 매출 860만원으로 마감했다. 수입 브랜드 저리 가라 하는 액수다.

    최근 「버커루」의 인기가 대단하다. 지난해 강한 워싱 데님이 유행하면서 「버커루」의 진면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상품력과 워싱에 대한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었지만 인지도 면에서 수입 브랜드에 밀리는 면이 없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해 돌청진 등 워싱데님이 트렌드로 떠오르며 「버커루」의 상품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1억 롯데잠실 등 1~3월 전년比 30% 신장
    일반 워싱이나 생지 데님을 주력으로 선보이던 타 브랜드에서 트렌디한 데님을 빠르게 내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동대문에서도 볼 수 있는 이 트렌드 상품들을 메이저 시장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버커루」는 빨랐다. 엠케이트렌드(대표 김상택)가 갖추고 있는 국내 생산 기반이 탄탄해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한 청바지를 만들 수 있었고, 브랜드 고유의 워싱 기법을 살려 소비자들이 원하는 워싱 디테일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광고 모델 효과도 톡톡히 봤다. TV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수수한 모습으로 일관하던 신세경을 모델로 세워 ‘청순 글래머’라는 애칭에 맞게 화끈한 변신을 감행한 것이다. 그 변화란 놀라울 정도였다. 오죽하면 광고 컷이 확정되기도 전 인터넷에 촬영 사진이 먼저 유출됐을 때 소비자들의 궁금증은 두 가지뿐이었다. “저 사람이 정말 신세경?” “신세경이 입은 청바지는 어느 브랜드?”라는 질문이 쇄도했다.

    타 데님 브랜드에 비해 여성 고객 수가 현저히 낮았던 이 브랜드에 여성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신세경의 변신이 ‘나도 이 청바지를 입으면 저렇게 라인이 예뻐 보일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부르고 여성들의 구매 욕구에 불을 댕긴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입었을 때 만족감은 더했다. 청바지는 입어 보면 다르다는 말이 있지만 이 브랜드만큼 그 말이 제대로 통하는 경우도 드물다.

    이 효과는 바로 매출로 나타났다. 지난 1~3월의 총매출을 살펴보면 1등 매장인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11억원, 롯데백화점 본점이 8억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7억5000만원, 롯데백화점 부산점이 7억원을 상회하는 등 진캐주얼 비수기임에도 전년 대비 30% 이상 신장한 높은 매출을 올렸다. 남성은 그대로이지만 급증한 여성 고객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남녀의 비율은 70대30에서 현재 여성이 40%까지 올라왔다.

    이 정도면 「캘빈클라인진」 「리바이스」 「게스」, 일명 3강 브랜드 부럽지 않다. 특히 겨울에는 더욱 그렇다. 청바지 판매가 감소하면 매출이 약화되는 이들에 비해 「버커루」는 회사의 캐주얼 의류 생산 노하우를 반영한 비밀병기로 아우터 의류 또한 강하기 때문이다. 겨울 매출 견인에 아우터류가 효과를 발휘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로고 없이 광고 이미지만 봐도 ‘아~ 「버커루」!’
    국내 데님 캐주얼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는 경쟁력이 없다던 편견을 깬 「버커루」는 동시에 해외 시장도 부지런히 개척하고 있다. 200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매직쇼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미국과 유럽의 각종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수주량을 늘려가고 있다. 쇼에서 주문받은 상품들은 홀세일로 일반 데님 전문 편집매장에 공급돼 판매가 이뤄진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유럽과 캐나다 지역의 디스트리뷰터들이 관심을 보여 현재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계약이 체결되면 이들 디스트리뷰터가 직접 수입해 현지 마케팅과 세일즈를 전개한다. 이와 별도로 5월부터는 파리의 일부 데님 전문 매장에서도 유럽과 일본의 유명 브랜드와 함께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과 홍콩에는 단독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홍콩 하버시티에 입점한 매장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어 올해 제 2·3의 매장 오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美 中 홍콩 진출, 올해 유럽 캐나다까지!
    「버커루」가 잘되는 이유는 물론 상품력 덕분이다. 수입·라이선스 브랜드에 뒤지지 않은 소재와 핏은 물론 그들을 앞서는 워싱력을 구사하고 있다. 상품력은 직접 입는 고객들이 더욱 잘 안다. 워싱으로 「버커루」만의 개성이 완성되고 그것이 자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버커루」를 찾는 고객이 많다. 은은하고 약한 워싱이라도 국내 소비자의 신체 조건에 맞는 워싱 디테일로 더욱 길고 슬림해 보이는 라인을 연출해 준다.

    상품력 다음은 바로 마케팅이다. 국내 브랜드 가운데 브랜드 로고 없이 광고 이미지만 보고 브랜드를 알아맞힐 수 있는 브랜드가 얼마나 될까. 거의 없을 것이다. 데님 캐주얼 시장에서도 긴 역사를 자랑하는 3강 브랜드 정도가 확고한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그것도 해외 본사에서 오는 이미지인 경우다.

    「버커루」는 여기에 속한다. 로고 없이 광고 이미지컷만 보고도 ‘아~ 「버커루」네’라는 말이 딱 나온다. 올해로 런칭 6년차다. 누구나 금방 알 수 있는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라는 것은 엄청난 성과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꽉 채운 전신 이미지에 지나치지 않은 포즈는 이 브랜드의 트레이드마크다. 이 제한적인 이미지툴 안에서 매 시즌 상품의 컨셉과 이미지를 전부 보여 준다.



    워싱 등 상품력, 수입·라이선스에 안 밀려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것 또한 「버커루」의 승승장구에 힘을 보탠다. 이 브랜드의 매출 가운데 50% 이상은 청바지 매출이다. 매출 규모가 큰 만큼 재고 관리의 중요성도 높다. 이 때문에 상품 기획 단계부터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적중률을 높이고 국내 생산 시스템을 통해 수급을 조절한다. 해외 바잉을 통해 상품을 들여오는 타 브랜드에 비해 매우 유리한 부분이다. 덜컥 많은 물량을 생산하지 않고 상품의 판매 상황을 보면서 물량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고 관리도 편리한 편이다. 아우터나 티셔츠류는 청바지와 달리 국내에서 생산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기획, 품평 단계부터 치열하게 관리한다.

    「버커루」는 올해 매출 목표를 13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950억원 실적 대비 37% 높인 수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이번 가을 시즌부터 가방과 모자류를 특화해 별도 매장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이 브랜드는 2008년부터 일부 대형 매장과 주요 점포에 액세서리 코너를 늘리는 등 벨트 가방 신발 등 액세서리를 강화하며 주목도를 높여 왔다. 최근 액세서리 라인에 대한 반응이 높아져 특화 매장으로 분리하는 계획을 추진하게 됐다.

    유통망은 개수를 늘리기보다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지난해 90개에서 올해 4개 추가한 94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버커루」는 4월 현재 국내에서는 9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멜로즈, 홍콩 하버시티, 중국 인타이 백화점 등 해외 매장도 4개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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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VIEW with 김문환 엠케이트렌드 상무



    “노하우 풍부, 여성 1등 노려”

    “「버커루」는 남성 데님이라는 이미지가 매우 강했다. 실제로 남성 고객 비중이 65~70%에 달했다. 기존의 데님 브랜드가 여성 데님에 강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봄을 기점으로 여성 고객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것은 매출과 인지도 모두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여성 고객 가운데 「버커루」를 모르는 이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데님 캐주얼 존은 다른 복종에 비해 수입 브랜드의 장벽이 높은 편이다. 소비자들이 인지하는 브랜드도 대부분이 수입 브랜드다. 이제 매출로는 수입 브랜드의 벽을 넘어 거의 따라잡았다고 본다. 「버커루」가 국내 브랜드의 자존심을 회복했다고 자신한다. 전 복종에 걸쳐 해외 브랜드 진입으로 국내 브랜드가 위축되고 있지만 「버커루」는 그 반대로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의 영역과 폭을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는 「TBJ」로 데님 캐주얼은 물론 일반 캐주얼까지 풍부한 경험이 있는 엠케이트렌드의 노하우와 브랜드의 빈티지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여성 데님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여성 데님으로 시장 1등을 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과 갈 길은 정해져 있다. 상품의 품질과 현재의 매출을 이어간다면 결과는 좋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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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STOMER''s COMMENT



    이안실·이재희 자매(26·24세)
    “신세경이 모델로 나서기 전부터 「버커루」를 좋아했다. 입었을 때 날씬하고 다리가 길어 보여 전체적으로 실루엣이 길어 보이는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핏이 웬만한 외국 브랜드보다 낫다. 처음에는 한국 브랜드라고 해서 놀랐다. 핏도 핏이지만 워싱과 스티치 같은 디테일도 마음에 든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형에 맞춰서인지 입었을 때 워싱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는 것 같다.
    수입 청바지는 외국 사람 체형에 맞춰 길이가 맞아도 히프와 무릎선 등 세세한 부분에서 워싱의 너비나 폭이 살짝 어긋나 몸매를 살려 준다는 느낌이 덜한데, 「버커루」는 몸매를 한층 살려 주는 느낌이다. 입으면 다른 청바지와는 다른 개성이 느껴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요즘 나온 버블링 데님은 트렌드에도 딱이다.”




    곽지훈(25세)
    “캐주얼 브랜드 가운데 「버커루」를 가장 좋아한다. 바지도 바지지만 점퍼와 야상(엉덩이를 살짝 가리는 길이의 넉넉한 점퍼) 같은 아우터가 마음에 쏙 든다. 어깨가 좀 넓고 키가 큰 편이어서 캐주얼 브랜드 옷을 입었을 때 약간 어정쩡한 느낌이 드는데, 「버커루」 상의는 각이 잡혔다고 할까 몸에 딱 맞아서 좋다. 특히 겨울 점퍼들은 부피에 비해 보온성이 좋아서 애용한다.
    비슷한 가격의 브랜드 가운데 빈티지한 스타일의 남성 청바지를 보여 주는 곳이 별로 없다. 멋있는 빈티지 의상을 찾으려면 더 고가의 브랜드로 가거나 동대문으로 가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버커루」는 합리적인 가격에서 디자인과 품질을 모두 만족시키는 상품을 내놓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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