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Report

< Insight >

W컨셉 매각, 1세대몰 부진, 아마존 상륙…
온라인 플랫폼 “판이 바뀐다”

Friday, Dec. 1, 2017 | 이원형 기자, whlee@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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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고객층이 두터운 온라인 셀렉트숍 ‘W컨셉’의 주인이 바뀌었다. 사모투자펀드(PEF) IMM PE가 더블유컨셉코리아의 지분 80%를 800억원에 인수한 것. IMM PE는 운용자산 규모가 약 3조원에 달하며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사모펀드 회사다. 이들은 주요지분투자를 기업 가치 5000억원 이상의 대형 기업에 집중해 온 터라 매물시장에서 의외의 시도라는 평가도 나왔다.



M&A 전문가는 “W컨셉 성장률이 2011년 설립 이래 매년 150%를 넘는 수치를 보였다는 점과 일본, 미국, 중국 등으로 뻗어 나가는 확장성을 IMM PE 측이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본래 M&A를 할 시에는 기업의 가치를 매출과 비례해서 보기 마련인데 ‘W컨셉’은 작년에 달성했던 매출 530억원보다 2배가 넘는 가치로 평가받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 ‘위즈위드’의 실험작으로 출발한 ‘W컨셉’은 2년 전만 해도 매출 300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이들이 5년 만에 4배가 넘는 외형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었던 건 ‘색깔’이다.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가진 온라인마켓 역시 브랜드처럼 본연의 색깔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무신사’가 남성 스트리트, ‘W컨셉’이 여성, ‘29CM’가 라이프를 공략하지 않았다면 이들의 미래 역시 불투명했다.

대형 오픈마켓 지고, 색깔 있는 플랫폼 뜬다!

온라인 패션시장은 ‘무신사’ ‘W컨셉’ 등 전문 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까지는 치열한 경쟁자도, 적군도 나타나지 않았다. ‘선점하는 사람이 임자’라는 공식까지 적용됐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5곳 내외였던 전문 몰은 현재 20개가량으로 불어났고 패션기업의 자사몰도 불어났다. 패션 카테고리가 전문 몰에 치중되면서 큰 타격을 받은 곳은 1세대 오픈마켓이다.

온라인 쇼핑의 태동을 함께한 ‘지마켓’ ‘11번가’ 등은 방대한 데이터와 상품, 저렴한 가격을 캐치프라이즈로 내걸고 온라인마켓을 독점했다. 하지만 휴대폰 기능이 발전하면서 온라인 고객은 점점 모바일로 유입됐다. 현재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에서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47.8%에서 2016년 55%, 올해는 7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쇼핑이 활성화하면서 상품을 진열해 놓는 플랫폼에 불과했던 1세대 쇼핑몰들은 위기에 처했다. SK플래닛이 8조원 규모의 ‘11번가’를 몇 년간 매물시장에 내놓고 있음에도 지분 매각 협상이 줄줄이 결렬되며 향방이 불투명해지는 상황이다. 11번가는 지난 몇 년간 적자가 지속됐다. 연 1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마켓’ ‘옥션’ 또한 오픈 초기보다는 확실히 화제성이 떨어졌다.

소셜 커머스 ‘특가’에만 초점, 적자 행진 지속

오프라인 유통에서도 온라인 못지않은 할인율을 들고 나오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윤이 가장 많이 남는 카테고리에 속하는 패션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베이코리아 측은 패션 강화를 위해 국내 브랜드와의 콜래보레이션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나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 고객을 잡기엔 아직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소셜 커머스 또한 가격 경쟁에 내몰리면서 ‘특가’에만 혈안인 모습이다. 여전히 ‘쿠팡’이 마켓을 선점하고 있으나 ‘위메프’가 바짝 따라붙었다. ‘위메프’는 올해 ‘쿠팡’과의 격차를 10% 이내로 좁히며 연 37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쿠팡’은 작년 56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연 2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W컨셉’이 1000억원, ‘무신사’가 3000억원의 연간거래액을 올리는 것에 비하면 규모로는 게임이 안 된다. 하지만 가전부터 패션, 여행까지 일상의 모든 것을 판매하며 기세등등하던 오픈마켓, 소셜 커머스의 위용은 이제 찾아보기가 어렵다. 바로 1세대 마켓에는 미래 시장을 먹여살릴 10~20대 밀레니얼 고객층이 매우 얇기 때문. 실제로 한 오픈마켓은 유명 온라인 브랜드의 이월상품 반값 판매에 그달 매출을 의존하는 형국이다.

‘스마트 컨슈머’ 시대 도래, 가격보다 가치 우선

지금의 10~30대 고객은 브랜드보다는 상품, 상품보다는 희소성, 퀄리티를 따지는 스마트 컨슈머다. 가격부터 품질까지 유통사보다 고객이 더 빠르고 자세히 알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색깔 있는 2000개 브랜드를 보유한 ‘W컨셉’과 특가 형식의 ‘쿠팡’이 동시에 해외로 진출한다면 오래 살아남을 자는 누구인지 생각해 보라.

아이덴티티 vs 가격으로 정리되던 온라인 패션시장에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이가 또 있다. 바로 글로벌 유통 공룡 아마존이다. 아마존글로벌셀링코리아(대표 박준모)가 전 세계 185개국, 약 3억명의 고객에게 국내 기업의 상품을 소개하는 글로벌 셀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해외의 특별한 거점과 별도의 배송 서비스 없이도 원 스톱 상품 판매가 가능하며 3억명의 확고한 고객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아마존에 이어 라자다까지 한국 셀러 공략

국내 유통에 갈증을 느끼던 브랜드 및 패션기업에는 희소식이다. 아마존은 원 스톱 주문 처리 서비스인 FBA (Fulfillment by amazon)를 중점적으로 활용한다.  

실제로 패션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2015년부터 아마존과의 거래를 통해 신규 브랜드를 안착시켰다. 해외 고객의 특성을 파악해 만든 온라인 전용 브랜드 「레그나엑스」가 아마존에서 꾸준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휴대폰 액세서리 브랜드 「슈피겐」 또한 아마존을 통해 미국과 유럽에 첫 진출, 매년 100배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동남아시아의 최대 규모 온라인 플랫폼 ‘라자다’도 한국 셀러 모시기에 나섰다.

플랫폼 한정화, 디자인 다양성 결핍 우려도

라자다는 2012년 설립,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6개국에 거점을 마련했다. 대주주는 알리바바이며 13만5000명에 달하는 셀러가 3000여개 상품을 선보인다. 국내 셀러가 해외 판매 기반을 확보하게 되면 가장 타격을 받는 건 국내 온라인 패션마켓이다.

거시적으로 생각했을 때 아마존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플랫폼 사업을 개시한다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전 세계에 있는 물류 인프라를 당해 낼 재간이 없다. 결국 특정한 고객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 사이트의 차별화된 아이덴티티가 요구된다. 국내 대표 대기업이 ‘무신사’ 등의 색깔 있는 마켓을 인수, 파이를 더 키워 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론칭 1~2년 차의 신규 플랫폼이라면 가격 메리트, 콘텐츠 기획 등 본연의 색깔을 살릴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해 나가야 한다.

**패션비즈 2017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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