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色 캐주얼 백, 성장 엔진 달다

    sky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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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06.04조회수 1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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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들이 가죽을 등지고 있다. 무겁고 포멀한 스타일의 가죽으로 제작된 핸드백 대신 가볍고 실용적인 백을 든다. 실용적이면서도 패션성도 겸비해 소비자들의 적절한 스타일 마침표가 돼 주고 있는 캐주얼 백. 캐주얼 백을 소비자가 선호하고 있음은 이 영역의 브랜드 신장률이 20%를 웃도는 사실이 입증한다. 국내 잡화 시장에서 성장 엔진을 달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키플링」 「레스포색」 「만다리나덕」 등 3개 브랜드는 각각 세 가지 브랜드만의 색깔을 전개하고 있다.
    캐주얼 백을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유통 때문이다. 백화점에 많은 비중을 의지하고 있는 패션 잡화 브랜드의 유통 한계를 벗어나 온라인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특히 종합 쇼핑몰 입점이 아니라 자체 사이트를 리뉴얼하거나 구축해 브랜드 정보, 상품 제공 등의 서비스뿐 아니라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고정 고객을 확보해 가고 있다.
    또한 캐주얼 백은 지난해부터 패션 잡화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수입 브리지 조닝의 언저리(?)에 속해 있어 동반 상승을 누리고 있기도 하다. 환율 급등으로 한화 가치가 하락해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3개 브랜드가 국내 잡화 시장에서 성공의 첫 번째 키워드를 정확히 숙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로 정통성과 브랜드 밸류를 다져가고 있는 것이다.

    「키플링」 전세계 56개국 중 한국 1위
    먼저 캐주얼 백의 신장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키플링」은 전년 대비 24%, 「레스포색」과 「만다리나덕」은 각각 25% 신장했다. 각 브랜드는 이 같은 성장 요인을 인지도와 브랜드만의 확실한 색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세컨드 백’이라는 편의성을 도모하기 위한 개념이 등장하면서 캐주얼 백은 멋스러운 숄더 백을 들고 그 외 무게나 부피가 있는 소지품을 휴대할 수 있는 백으로 각광받고 있다. 더불어 캐주얼한 복장의 확산, 운반성과 기능성을 지녔다는 장점까지 있어 신장률을 견인했다.
    「키플링」은 전 세계 56개국 가운데 특히 한국에서 인기가 높다. 수입액 기준으로 보면 1위가 브라질, 2위가 한국이고 리테일 가격으로 보면 한국이 1위다. 「키플링」을 전개하는 리노스(대표 노학영)는 보통 연도별 차이는 있겠지만 1년에 약 40만장 수입한다. 이처럼 국내에서 유독 반응이 폭발적인 이유에 대해 「키플링」 측은 1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수용할 수 있고, 사고 나서도 또 사고 싶도록 상품을 주기적으로 계량하고 많은 스타일 수를 제안한다는 점을 꼽는다.

    나일론 소재 장점 활용한 경량 캐주얼 백



    현재 「키플링」의 고객 비중은 10대 20%, 20대 25%, 30대 25%, 40대 20% 등으로 구성돼 있고 지난 2월 자체 사이트 리뉴얼 작업을 통해 온·오프 통합 CRM을 구축해 24만 회원의 데이터를 보유하게 됐다. ‘가방’이라는 한 가지 영역의 모든 상품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아이템 수가 다양하며 풀 컬렉션으로 공개했을 때 180가지 아이템이 된다. 여기에 컬러도 8개씩 펼치고 있어 가짓수만 1440개로 제안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연령대나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고 고객폭을 넓힐 수 있다.
    「레스포색」 또한 넓은 고객층을 흡수하고 있다. 10대부터 50대까지 「레스포색」을 착용하고 있는 소비자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는 ‘가볍다’는 점이다. 가볍게 멜 수 있고 활동할 수 있는 백으로는 「레스포색」이 적합하다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스타럭스(대표 박상배)가 전개한 햇수만 6년 정도 됐고, 「레스포색」은 그 이전부터 전개해 오고 있어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객들은 충분한 경험을 했다.

    온라인 유통 반품률 10% 안팎, SLG 5%↓
    각 브랜드가 꼽고 있는 다양한 요인뿐 아니라 상품의 변화도 주목된다. 트렌디한 디자인, 톡톡 튀는 컬러 등 높은 감도의 패션성을 캐주얼 백에 담았기 때문이다. 선명한 컬러와 프린트 또는 워싱 등이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캐주얼 백의 대부분이 나일론 소재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최근엔 나일론이 진화하고 있다.
    「키플링」은 한 톤 낮은 채도의 컬러를 사용했으며, 여기에 브랜드 특유의 워싱을 입히고 엠보 처리를 하는 등 소재를 특화했다. 라인별로는 「키플링」의 베이직 라인인 ‘이프’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매 시즌 유행하는 컬러나 테마에 맞춰 다양한 스타일로 제안하고 있다. 「키플링」은 여기에 소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락헤븐’이라는 신규 라인을 제안해 20대를 공략하는 트렌디한 스타일을 선보였으며, 올해 여름엔 합성 피혁과 리넨에 코팅한 소재를 사용한다.
    「레스포색」은 나일론에 입힌 또렷한 프린트를 통해 계절감을 표현하고 ‘남들과 같은 상품을 들고 싶진 않다’라는 소비자들의 보편적인 생각을 고민했다. 그 결과 AIR(Artist in Residence) 라인을 개발했다. 다양한 아티스트와 공동 작업으로 제작돼 왔으며, 올 3월부터는 ‘피피라핀’이란 이름으로 빅백을 제안했다. ‘파피라핀’은 3월 3주 동안 매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반응을 실감한 가운데 S/S시즌 물량 중 20%로 구성하고 오더했다. ‘크리스털 라인’은 올해 업그레이드돼 지난 4월에 출시했다. 이 라인은 PVC에 펄을 입혀 코팅한 재질이다. 반짝반짝 빛나며 골드 실버 리버스 등의 컬러를 투톤으로 채색함으로써 그라데이션 효과를 주었다.
    캐주얼 백 브랜드는 백화점에 독단적인 올가미에 얽매이기보다 자립의 노선을 닦아가고 있다. 바로 자체 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 「키플링」의 숍은 지난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진화하고 있다. 자체 사이트의 기능은 다양하다. 획일적인 할인율이나 페이지에서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방식을 벗어나 패션뿐 아니라 여행 음악 문화 등의 블로거와 연계한 콘텐츠, 자체 쇼핑몰 이용 시 ‘바나나’라는 사이버 머니를 주는 등 젊은층을 겨냥해 재미있게 구성했다.
    캐주얼 백이 인터넷 유통 채널에 집중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른 복종에 비해 반품률이 적다는 점이다. 대부분 10% 안팎이며, SLG(Small Leather Goods)의 경우 5% 미만이다. 이는 사이트에 올라간 이미지를 보고 소비자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물의 크기나 디자인 등을 알고 있는 셈이다. 구매를 이미 경험한 소비자도 있고, 매장을 방문해 실물을 확인하고 인터넷을 통해 쿠폰이나 할인을 받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브랜드 네임 밸류는 매장을 통해 올린다




    「만다리나덕」 역시 2008년 150억원을 달성한 것에 이어 전년 대비 1/4 분기 때 40% 신장률을 기록했다. 여성 라인의 백 뿐 아니라 신학기와 취업 시즌 신입 사원들이 선호한 ‘소니 백팩 라인’이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고 스타마케팅을 통해 ‘이지 백팩’이 신학기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또한 자체 사이트를 활용해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에서만 기록하고 있는 매출 중 40%는 자체 사이트를 통해 발생하고 있으며 CRM을 확대해 가고 있다.
    「키플링」은 노세일 정책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세일을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이제 백화점과의 충돌도 사그라진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무난하게 지켜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키플링」은 롯데 7개점, 현대 4개점, 신세계 4개점 등에서 지난 5년 동안 역신장을 기록한 적이 없다. 더불어 올해 이미지숍을 명동이나 강남역 부근에 오픈할 계획이다. 당초 계획은 하고 있었지만 계속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터여서 올해 이미지숍 작업은 더욱 조심스럽다. 일단 젊은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 너무 넓거나 좁지 않은 82.5㎡(약 25평) 정도의 면적을 확정했다.

    3색 브랜드, 이제 마케팅 PPL로 간다
    또 다른 마케팅 수단은 PPL을 노린다는 점이다. 「키플링」은 ‘꽃남’ 열풍을 몰고 온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PPL을 걸어 혜택을 봤다. 극 중 금잔디(구혜선 분)가 사용한 「키플링」의 백팩 ‘파이어플라이 라지’가 ‘금잔디 백’으로 불리며 히트를 친 것이다. ‘파이어플라이 라지’는 3200개(97%)가 판매됐다. 「레스포색」은 ‘금잔디 백’만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PPL은 없는 상황이지만 지속적으로 드라마 등을 선별해 노출시킬 계획이다.
    「만다리나덕」은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했던 정일우를 통해 ‘윤호 가방’과 ‘커피프린스1호’의 윤은혜를 통해 ‘은찬 가방’ 등 끊임없는 연예인 이름을 단 히트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원성혜 마케팅 과장은 “배우의 역할과 그 배우 스타일에 맞도록 연출돼 상품이 돋보일 수 있었고 연예인 이름을 떠올릴 때 연상 메이킹이 「만다리나덕」 상품으로 이어져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캐주얼 백이 신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각광받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라이프스타일 변화, 패션 스타일과 캐주얼에 대한 인식 확산 등으로 실용주의를 강조하며 캐주얼 백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브랜드마다 차별화한 패턴 디자인, 소재 등으로 각자의 색깔을 내고 브랜드 밸류를 높이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은 소비자에 또 다른 선택의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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