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남 ㅣ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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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12.01조회수 7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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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 브랜드, 직구 채널, 사물인터넷, SNS 등의 등장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국경, 온 · 오프라인의 차이는 사라지고, 소비자는 이런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인 체험을 즐기고 있다. 소비자 간에 혹은 소비자와 공급자 간에 공간, 시간, 문화의 장벽이 사라진 상태에서 상호교류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소비자의 취향도 빠르게 바뀌고 전 세계의 브랜드들이 실시간으로 경쟁하는 상황이 됐다.

    지금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시장의 흐름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고, 이로부터 비즈니스 시사점을 도출하고, 창의적인 서비스나 상품을 기획해 내는 능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창의적인 시장 읽기 능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창의적인 사고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닌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 충분히 개발될 수 있다.

    첫째는 범주화해 생각하기다. 브랜드들을 다른 기준에 준해서 다양하게 범주화할 수 있는데, 이 범주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비어 있는 범주가 부각될 수 있을 것이고 여기에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 혹은 나의 경쟁자들을 하나의 범주로 놓고, 이들의 공통된 약점을 나의 강점으로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경계 허물기다. 시장에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위해 전통적인 비즈니스 경계를 허물고 융합적인 서비스나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다. 캐주얼 의류와 스포츠 의류의 경계를 넘어 독보적인 포지셔닝으로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브랜드도 있다. 또한 등산복 골프웨어 등의 아웃도어 브랜드는 시장의 정체기를 맞아 메트로 라이프에도 맞는 아우트로(outro) 의류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셋째는 반대로 생각하기다. 시장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비즈니스 방식과 관련된 가정을 추출해 이를 뒤집어 보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한 호텔 체인은 샤워 시설도 없고, 난방도 제대로 안 되며, 엘리베이터도 없는 시설을 있는 그대로 홍보한다. 설사 이런 시설이어도 현재 아닌 척하는 현실을 뒤집기한 것. 기존의 홍보와 반대되는 전략인 셈이다.

    넷째, 사고의 맹점을 의식하고 극복하기다. 사람은 자신이 관심 있는 것에만 주목하고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패션 스타일은 계속 변해 가는데, 자신이 관심 없는 색상이나 디자인 요소가 시장에서 새로이 부각될 때 이 시그널을 못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 내가 못 읽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자신의 맹점을 항상 의식해서 시장을 봐야 한다.

    다섯째, 시장의 본질 파악하기다. 검색시장에서의 핵심 역량은 정확성과 스피드다. 패션시장의 경우, 브랜드가 추구하는 타깃 시장이 원하는 핵심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읽고 있어야 한다. 결국은 시장에 잠재해 있는, 충족되지 않은 욕구의 키워드를 읽어 내야 한다.

    급변하는 혼란의 시대에 시장의 흐름을 읽는 정석은 없다. 시장이 보내는 시그널을 창의적으로, 어떻게 보면 괴짜의 시각에서 읽고 반응할 필요가 있다. 시장은 모범생의 시각으로 접근할 수 없는 묘한 특성이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profile
    · 1991년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사회학과 박사학위 취득
    · 1994년~현재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 2000~2013년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의과대학 객원교수
    · 2001년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방문교수


    **패션비즈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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