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해ㅣ엠티콜렉션 대표
    글로벌 패션하우스 도전... 비전 + 추진력 갖춘 뚝심의 CEO

    강지수 기자
    |
    20.07.01조회수 21668
    Copy Link



    "메트로시티는 계속 변화하고 도전하는 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메트로시티의 세계관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했고, 바라보는 것이 아닌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원했다. 그래서 프라이빗하면서도, 보다 자유로운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한 공간을 구현했다."

    2020년 올해도 ‘메트로시티’는 새로운 이력을 썼다. 퍼스트라이트 타워 신사옥 준공에 이어 가로수길 메인 로드에 오픈한 플래그십스토어, 그리고 새롭게 오픈한 프리미엄 F&B ‘미미미가든’과 브랜드 히스토리 공간 ‘갈레리아 메트로시티’까지. 지난해부터 준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끝까지 밀어붙였고, 올해 상반기에 이 모든 완성작을 공개했다.





    급하게 허겁지겁 오픈한 모양새가 전혀 없어 더욱 도드라진다. 공간의 콘셉트와 의미는 지금껏 메트로시티가 보여준 공간들과 조금의 겹침 없이 새로우며, 공간 안에는 디테일과 스토리가 있는 오브제들로 구성했다. 구석구석 양지해 대표와 직원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패션업계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꽁꽁 얼어붙었지만, 메트로시티는 올해도 변함 없이 새로운 행보를 내딛고 있다. 새로 준공한 사옥에서 만난 양지해 대표는 “‘100년, 200년 가는 브랜드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을 때 지금 당장의 영업이익률보다 2020년 올해 우리가 어떤 히스토리를 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메트로시티가 올해 어떤 족적을 남겼는지, 고객과 어떤 소통을 했는지가 더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신사옥부터 플래그십까지 공간 프로젝트 활발

    이어 “가로수길 상권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꼭 들르는 핫 스폿으로, 메트로시티가 글로벌 시장의 포문을 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했다. 블랙 컬러와 핸드백 위주의 디스플레이를 벗어나기 어려운 다른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가방과 슈즈 · 어패럴까지 모두 비중 있게 어필할 수 있는 것도 플래그십스토어만의 장점이다.








    실제로 전 컬렉션을 골고루 구매하는 고객이 많을 정도로 다른 상권과는 다른 구매 양상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2019년까지 매해 패션쇼를 통해 토털 패션하우스 브랜드로서의 방향성을 보여줬다면, 올해는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브랜드만의 공간에서 메트로시티의 세계관을 드러낸 것이다.

    신사옥 2층에 위치한 ‘갈레리아 메트로시티’에서는 지금껏 브랜드가 쌓아 온 시그니처 백들과 컬렉션 의상을 볼 수 있다. 신사옥 지하 2층부터 1층까지 구성한 프리미엄 F&B ‘미미미가든’에서는 예술 작품과 인테리어, 자체적으로 개발한 F&B 메뉴 등으로 메트로시티의 네오클래식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신사옥 맨 꼭대기 층에는 청담동의 뷰가 한눈에 들어오는 수영장까지 갖춘 펜트하우스를 마련했다. 자신을 위해 아낌 없이 소비하고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고객과의 소통을 염두에 두고 구성한 공간이다. 이 안에 양지해 대표의 안목을 담아 메트로시티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들어 냈다.

    패션 · F&B 등 소비자와 소통하는 콘텐츠로

    가로수길의 플래그십스토어 ‘빌라 디 메트로시티’에는 도시적이고 자유로운 감성을 더욱 부각했다. 플래그십스토어 지하 1층에는 고객들과 함께 예술과 문화를 공유하기 위한 공간 ‘스펙트럼’도 마련해 아티스트와 협업한 콘텐츠를 담는다.

    모든 새로운 공간의 인테리어 콘셉트와 영감, 독특한 오브제들은 양 대표의 아이디어와 기획에서 시작했다. 패션뿐 아니라 건축과 F&B, 그리고 새로운 여러 분야에 관심과 열정이 많은 양 대표는 끊임없이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구상한다.

    오랫동안 양 대표와 합을 맞춰 온 직원들은 이제는 양 대표의 챌린지에 함께 동참해 성취감을 느끼며, 양 대표의 지시를 빠르게 실행한다. 이렇게 매해 온 힘을 다해 브랜드 히스토리를 써 내려 가는 데는 ‘메트로시티를 역사에 남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양 대표의 굳은 심지가 중심에 있다.

    20대 중반부터 회사 경영을 맡으며, 어떻게 회사를 이끌어갈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경영 속 ‘글로벌 패션하우스’ 방향 성립

    그녀는 “17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 오면서 세컨드브랜드 전략, 다브랜드 전략, 부동산 투자 등 그 시점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유혹이 많았다. 어느 순간 패션을 기업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사업 아이템으로 볼 것이냐, 패션하우스로의 길을 선택할 것이냐 하는 기로에 서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기업이 브랜드를 지키기보다 부를 후대까지 영위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패션을 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이를 보면서 나는 ‘지금 이 시대에 찬란하게 빛을 내고 잘살았다 할 것이냐.’ 아니면 ‘나의 전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나무를 잘 가지치기해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이냐.’ 질문으로 나를 돌아봤고,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양 대표의 깊은 고민은 상품 디자인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이탈리아 마랑고니에서 패션을 전공하고 2004년 엠티콜렉션에 입사해 지금까지 메트로시티의 기획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양 대표는 직접 디자인 팀을 이끌며 그녀의 철학과 메트로시티의 근간에 대해 끊임없이 소통한다. 브랜드만의 것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하고 풀어 보여 주겠다는 생각이다.

    강렬한 로고, 셰이프 등 브랜드 근간 지킨다

    1992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시작한 메트로시티의 근간에 양 대표의 철학과 추구하는 그림을 꾸준히 보여주면서 메트로시티의 세계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브랜드의 철칙도 잡히기 시작했다. 양 대표는 “메트로시티 브랜드의 근간은 강렬한 로고다.

    중간에는 ‘로고를 사용하지 않고 글씨로만 표현하면 깔끔할 텐데, 이 로고를 계속 지고 가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것을 버리면 브랜드 자체를 부정하는 게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양 대표는 브랜드가 태어난 의도 자체가 도시적이고 화려함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브랜드의 색깔을 더 정교하게 보여주는 데 주의를 기울였다.

    로고를 고치기보다 늘리거나 줄였고 여러 효과를 넣었다 빼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메트로시티만의 셰이프를 갖추기 위해 비율에도 여러 변화를 주며 많은 시행착오와 연구를 거쳤다.

    양 대표는 “패션은 워낙 예민해서 지금 당장 다른 브랜드에서 잘하고 있는 것들을 가져와 보여주거나, 연예인과 셀럽 마케팅에 의존하면 쉽게 사그라든다. 사람들이 금세 브랜드에 대해 질려 하고 과거의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이 브랜드가 무엇을 추구하는지, 이런 것들을 수십년간 꾸준히 보여준 브랜드들이 있다.

    메트로시티도 여러 글로벌 브랜드처럼 계속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과정에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이력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패션 · 주얼리 · F&B 모두 인하우스에서

    올해 메트로시티는 양지해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컬렉션을 한층 풍부하게 확장했다. 핸드백과 더불어 어패럴, 슈즈, 주얼리 컬렉션 등을 더 확대해 토털 패션 브랜드로서의 면모를 부각했다. 플래그십스토어 전용 상품 등 타깃과 공간에 맞는 상품을 함께 구성해 다채로움의 폭을 넓혔다.

    특히 그동안 라이선스로 전개했던 메트로시티주얼리는 지난해 1년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엠티콜렉션 내에서 인하우스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양 대표는 “빨리 요지경으로 변하는 세상에 겁을 먹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매년 도전하고 치열하게 고객과 소통하는 편을 선택했다. 메트로시티를 정말 오랫동안 사랑하고 지켜봐 주는 분들이 계시고, 내가 과거에 했던 말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을 보며, 나도 내가 한 말을 지키려 한다”라고 말했다.


    ■ 양지해ㅣ엠티콜렉션 대표
    2002 이탈리아 패션스쿨 마랑고니 졸업
    엠티콜렉션 메트로시티 기획이사
    2004 ~ 현재 엠티콜렉션 대표이사
    2009 대한민국 글로벌 경영인 수상(한국일보)
    2011 서울 모드 패션 디자인학부 겸임 교수
    2013 대한민국 글로벌CEO 대상(포브스코리아)
    2016 제 9회 코리아패션대상 국무총리 표창
    2017 동덕여자대학교 패션전문대학원 초빙교수
    대한민국브랜드 대상
    앙트러프러너십 대상 수상(한국마케팅협회)
    2018 숙명여자대학교 뷰티 최고경영자과정 전문위원
    연세대학교 미래 최고위 후계자과정 전문위원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