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 이번엔 패션!

    hyo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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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10.23조회수 1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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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 「올라카일리」… 伊 「로레나안토니아찌」도



    대구백화점(대표 구정모)이 올초 아울렛 업태에 진출한 데 이어 패션 사업에도 속도를 올린다. 지난해 론칭한 영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올라카일리」와 올 시즌 전개를 시작한 「로레나안토니아찌」를 양 축으로 대구백화점 해외사업본부가 활기를 띠고 있다.

    내년 하반기 즈음에는 분사해 별도의 법인을 설립, 글로벌 패션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청사진까지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대구백화점은 로컬 백화점이라는 유통의 한계를 넘어 패션으로 전국구 매출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법인 분리는 신세계백화점이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현대백화점이 현대G&F와 한섬글로벌을 통해 안정된 해외 브랜드 MD를 확보했고 롯데백화점이 GF부문을 운용하고 있긴 하지만 독립 법인이 아니며 경쟁사에 비해 사업성이 약하다는 것에서 타산지석한 결과로 분석된다.

    「올라카일리」와 「로레나안토니아찌」 두 브랜드는 대구백화점 해외사업부문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서울사무소로 이전하고 본부로 승격된 이후 본격적으로 DT권을 확보해 직수입 유통까지 하게 된 브랜드로 내부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 국내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구백화점의 메인 점포인 플라자점과 본점에서 모두 매출 상위에 들 정도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올라카일리」 의류 ~ 리빙, 조닝 탈피

    작년 대대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열고 F/W시즌에 론칭한 「올라카일리」는 현재 전국 상권에 6개 매장을 구축했다. 유니크하지만 난해하지 않은 정제된 컬러와 재밌지만 키치(kitch)하지 않은 이 브랜드의 무드는 독보적인 ‘스템(Stem)’ 패턴에서도 한눈에 알 수 있다. 또 의류부터 선글라스까지 패션 아이템과 가드닝, 베딩 상품까지 구비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는 점이 트렌드에 부합하는 강점이다.

    여타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각 아이템을 바잉해 브랜드 라벨을 붙이는 것으로 카테고리라이징한다면 「올라카일리」는 동일한 기획자가 모든 종류의 상품을 직접 기획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심지어 영국 본사에서 매장 인테리어에까지 관여해 전 세계 어느 스토어를 가든 하나의 테마를 공유한다. 이런 기획 시스템은 브랜드 파워를 형성하기 용이하고 백화점의 입장에서도 어느 조닝에든 가져다 놓을 수 있는 편한 브랜드라는 강점이 있다.

    실제로 이 브랜드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경우 1층 수입명품 · 잡화 조닝에, AK플라자 분당점의 경우 여성 컨템포러리 조닝에 위치해 있다. 박상욱 해외사업본부장은 “조닝의 근원적인 이유는 소비자에게 ‘구색감’을 주기 위함인데 이는 패션시장이 급속히 확장하던 시기에나 유효한 방법이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는 개념도 어떤 트렌드에 부합하는 것이 아니라 개성을 추구하는 방법”이라며 “상품의 성격에 무게를 둔 조닝보다 소비자의 테이스트에 의미를 두고 매장 위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파워 형성 후 라이선스 비즈니스도

    패브릭 백은 엔트리 아이템으로 전개해 첫 시즌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반면 RTW 라인의 경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음에도 매출 비중은 35% 정도로 높지 않았다. 하지만 올 F/W시즌에 진입하며 RTW 라인의 컬러가 전체적으로 톤 다운되다 보니 4050 여성들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사실 「올라카일리」 영국 본사에서는 백 에디션만을 기획하고 생산한다. 다른 아이템은 다양한 국가의 파트너사가 하나의 품목을 전담해 기획하고 생산하므로 한국 파트너인 대구백화점도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시작할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박 본부장은 “상품기획력이 뛰어나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전개하기 좋은 브랜드”라면서도 “라이선스 사업은 로드맵의 마지막 단계”라고 일축하며 국내에서의 강고한 브랜드 파워를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시즌 대구백화점이 리론칭한 이탈리아 하이엔드 니트웨어 브랜드 「로레나안토니아찌」는 과거 강희숙 컬렉션 내에서 일부 소개돼 왔다. 소재 특화 브랜드라는 특성상 모노 브랜드로 전개하기가 쉽지 않지만 「로로피아나」 「브루넬로쿠치넬리」 「파비아나필리피」가 독보적 영역을 구축하며 국내시장에 안착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로레나안토니아찌」 모노 브랜드 테스팅

    주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ODM을 담당하거나 유럽의 프리미엄 편집숍 영업을 위주로 하는 이탈리아 본사는 한국에서 모노 브랜드로 테스팅한 뒤 일본, 미주 등으로 같은 형태의 진출을 꾀한다.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브랜드에 20년 이상 남성 니트를 공급하는 등 강력한 퀄리티의 상품을 생산하는 본사와 아시아의 중심 마켓으로 자리 잡으려는 대구백화점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것.

    박 본부장은 “강박이 느껴질 정도의 마감과 서로 다른 게이지의 실을 한 번에 짜 낼 수 있는 니팅 기술에 매료돼 처음 접근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모노 브랜드를 전개하기 위해 비시즌인 S/S 컬렉션에 대한 고민도 깊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인 니트와 캐시미어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고가의 브랜드일수록 S/S시즌 아이템과 가격에 대한 밸런스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점점 계절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상황에서 수입 브랜드들의 계절 아이템 구성비는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포인트이기도 하다.

    프리미엄 점포 위주, 매 시즌 2~3개 매장 출점

    「로레나안토니아찌」는 비슷한 포지셔닝의 니트웨어 브랜드에 비해 스포티한 감성의 디자인을 승부수로 띄운다. 니트 상품 외에도 다양한 핏의 팬츠와 시즌 패브릭을 적용한 스니커즈 등을 제안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축적한다는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대안이라고 하면 카디건 등 소위 ‘걸쳐 입는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신규 브랜드로서 재고 리스크에 대한 우려보다는 다양한 상품을 보여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해 계절 아이템을 다수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백화점 플라자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본점 등 전국 프리미엄 상권을 위주로 스토어를 연 이 브랜드는 매 시즌 2~3개가량씩 유통망을 늘려 전국에 15개 내외로 한정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매장당 월 매출 7000만원을 목표로 하며, 최대 성장 잠재력은 100억원까지 볼륨화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박상욱 본부장은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음에도 주 매출 2000만원을 기록할 정도로 시작이 좋다”며 “본격적인 F/W시즌에 앞서 프리 폴 시즌에만 원피스와 가벼운 니트류로 이룬 성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실적”이라고 말했다.

    수입 편집숍 ‘드빠르망174’ 해외 MD 전초지로

    한편 대구백화점 해외사업본부는 대백 플라자점에 해외 브랜드 직수입 편집숍 ‘드빠르망174’를 운영하고 있다. 매장은 이곳 하나뿐이지만 향후 해외사업본부가 좋은 브랜드를 발굴하고 국내에 소개하는 MD 역할을 할 마켓 테스트 장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하다.

    박 본부장은 “수입 편집매장은 근본적으로 많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함이 아니라 점포 커스터마이징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단독 MD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어 “론칭 첫해인 작년에는 플라자점의 경우 고정고객 연령대가 비교적 높아 이들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구비하는 것이 거리감 있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 2년 차에 접어들며 타깃층에 맞는 숨겨진 상품으로 차별화 MD를 구성하는 노하우가 쌓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mini interview
    박상욱 l 대구백화점 해외사업본부 본부장(상무)


    “안정적 유통채널 기반 해외 패션사업도”

    “공고한 카르텔을 형성하던 리테일 방식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유통 입장에서는 차별화 MD가 생존 키가 됐다. 대구백화점 역시 홈 그라운드인 대구 상권에 대형 유통사들이 출점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런 상황일수록 경쟁력 있는 자체 브랜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우리 유통채널과 적합하면서도 수도권 상권까지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퍼포먼스도 매우 중요하다. 오프라인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장르는 온라인으로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럭셔리 브랜드와 온 · 오프라인 동시 전개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브랜드뿐이라는 사실이 점차 증명되고 있다. 「로레나안토니아찌」는 전자에 부합하고 「올라카일리」는 후자에 부합하는 브랜드다.

    대형 유통사와 점포 수는 비교할 수 없지만 안정적인 리테일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브랜드 유통 비즈니스도 자신 있다.”





    **패션비즈 2017년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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