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와 「무인양품」 압승!?

    조태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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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8.09조회수 9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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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이나 「무인양품」을 전개하는 양품계획이 타사들의 실적보다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기업의 특징은 일본 국내 시장에만 의존하는 타사들과 달리 일본 국내와 해외 모두 매출이 증가했고, 특히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이 두 자릿수 성장을 했다는 점이다. 일본 패션 기업들의 지난해 결산자료 분석 결과다.

    이들은 새로운 신업태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표하면서 유통 형태와 자사 매장에 맞는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꾸준히 찾아 테스트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SC(쇼핑센터)와 백화점도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한 곳이 많고, 루미네는 과거 유례없는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스포츠, F&B, 코스메틱 같은 건강을 중시하는 카테고리의 실적이 좋은 상황이다.

    「자라」를 전개하는 인디텍스나 「H&M」 다음으로 매출이 큰 패스트리테일링의 실적이 가장 좋았다.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중간 결산에 상당하는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6.6% 증가한 1조1867억엔(약 11조9492억원). 이들의 반 년 매출은 유나이티드애로즈의 연간 매출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치를 나타낸다.




    ▷유니클로 상하이매장◁


    견인차는 글로벌!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 초과


    「유니클로」의 해외 매출도 29.2% 증가한 5074억엔, 일본 국내 「유니클로」 사업도 전년 대비 8.5% 증가한 4936억엔을 기록해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일본 국내 매출을 앞선 해이기도 하다. 해외 매출을 이끈 곳은 중국이다. 중국 내에서 「유니클로」 매장 수는 37개가 증가해 중국 내 총 592개를 전개한다.

    패스트리테일링의 CFO 오카자키씨는 “중국은 계획보다 크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히트텍과 라이트 다운 아이템 같은 겨울 상품은 재고를 2월 초봄까지 연장해서 판매한 결과 매출이 좋아 기존점 매출 계획을 초과했다. 매출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의 오퍼레이션 부분도 개선됐다”라고 말한다.

    해외 「유니클로」 사업의 영업이익률(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은 3.5포인트 상승한 15.9% 증가해 패스트리테일링은 물량도 많고 품질 모두 좋은, 그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 아이템 신업태 ‘유니클로무브’ 시도






    ▷신주쿠 다카시마야 백화점 8층 모습◁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 3월 신주쿠 다카시마야 8층에 ‘일상보다 쾌적하고 액티브하게’라는 테마로 새로운 콘셉트 매장 ‘유니클로무브(UNIQLO MOVE)’를 오픈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보다 쾌적하고 액티브하게 보내도록 상품을 제안한다. 러닝용 팬츠, 레깅스, 요가 팬츠 등 전문적인 스포츠웨어까지는 아니지만 「유니클로」만의 특성을 살린 기능성과 다양함, 가격대로 선보이는 제품들로 새로운 고객층을 겨냥한다.

    양품계획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9% 증가한 3795억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8.3% 증가한 452억엔이었다. 일본 국내 사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8.8% 증가한 2347억엔으로 기존점 매출이 전년 대비 6.8% 증가해 호조를 나타냈다. 이는 단계적으로 실시한 가격인하 정책으로 고객 수가 증가한 것이 한 원인이다.

    또 맨즈 웨어, 캐리어 케이스(여행 가방), 화장품, ‘푹신 소파’(무인양품 상품명), 타월 시리즈나 슬리퍼 같은 일상생활용품 등이 잘 팔려 각 카테고리에서 히트 상품이 속출했다.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23.1% 증가한 1447억엔이었고, 매장 수는 해외 매장이 457개로 일본 국내 419개 매장보다 많아 처음으로 해외 매장 수가 일본 국내 매장 수를 넘는 해로 기록됐다.




    ▷‘유니클로무브’◁


    의(衣) 식(食) → 주(住)! 움직이는 中 소비자


    중국은 지금까지 의식주 중 의류와 식품 부문 매출이 좋았는데 소득 수준 상승으로 인해 단가가 높은 가구나 인테리어의 매출이 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 중국 선전 지역에 처음으로 오픈한 MUJI호텔도 화제였고 여름에는 베이징에도 MUJI호텔을 오픈한다.

    MUJI호텔의 경우 양품계획은 프로듀싱 역할(무인양품이 직접 관여하는 사업이 아니라는 뜻)만 하기 때문에 실적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힘들지만 매장과는 별개로 「무인양품」이 제안하는 세계관을 여행하면서 들를 수 있는 하나의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품계획의 마쓰자키 사장은 “중국에도 무인양품의 시대가 왔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또 올 3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매장으로 오사카에 위치한 이온몰 사카이키타하나다점에서 생선과 야채, 정육 식품 판매를 시작했다. 매장 면적은 MUJI CAFÉ와 푸드 코트를 포함해 4300㎡를 넘는 규모다. 팔고 남은 재료의 경우 폐기 처분하는 양을 줄이고 신선도가 떨어진 식품을 가공해 판매한다는 테스트도 여기에서 시도한다.


    양품계획, 이제 신선식품! 야채 생선 정육 판매






    ▷「MUJI」 유락초 야채 매장◁


    「무인양품」은 도쿄의 유락초 플래그십스토어에서도 신선한 야채 판매를 시작했다. 주로 도쿄 주변에 있는 지역들, 예를 들어 지바현과 도쿄 근변의 오오메라는 수도권 부근의 농가에서 사입한 신선한 야채를 놓아두고 다양한 종류를 팔고 있다. 보통 슈퍼에서는 볼 수 없는 드문 야채나 신선도 높고 아주 당도가 높은 토마토 같은 야채를 중심으로 진열했다.

    일부 야채나 과일의 안전함을 어필하기 위해서 시식 코너도 마련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모았다. 이런 시도는 매장 측에서 보면 굉장히 수고해야 하는 일이 많이 생기고 매장 관리 차원에서도 불편한 점이 많지만 기존 「무인양품」이 취급하던 생활 잡화보다 상품 회전율이 높고 매일매일 고객이 방문해 고객 내점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치가 크다고 한다.

    MUJI CAFÉ와 연계해 야채 과일 판매 코너 바로 옆에서 조리할 수 있는 테이크아웃 코너도 마련했다. 직장에서 퇴근하는 사람들은 간단히 포장해서 갈 수 있어 인기다. 이런 새로운 시도 또한 무인양품의 장점이자 매출 증가의 원인이다.


    루미네, 14점 모두↑ 9개점 최고 매출 경신


    유통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 대부분의 백화점들이 하향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도쿄의 대표적인 패션 SC루미네의 경우(폐점한 시부야점을 제외) 매출이 1.7% 증가했다. 루미네 총 14개 시설이 전년 실적을 웃돌아 루미네 이스트, 루미네 신주쿠, 이케부쿠로 루미네, 유락초 루미네 등 9개 시설이 과거 최고액을 경신했다.

    파르코의 경우는 지난 2016년 8월부터 임시 휴업한 상태인 시부야 파르코와 작년 8월에 폐점한 효고현의 오쓰 파르코, 2016년 7월 오픈한 센다이 파르코 신관, 지난해 11월 오픈한 파르코야(도쿄 오카치마치 역)를 제외하고 매출 2374억엔(전년 대비 1.7 % 감소)을 기록했다. 매출이 가장 큰 나고야 파르코 인근에 대형 쇼핑 시설들이 오픈한 영향이 크다.

    이런 대도시 패션 빌딩을 중심으로 한 많은 시설에서 코스메틱과 생활 잡화 매출이 신장했다. F&B는 아울렛을 포함한 전 SC업태에서 호조를 나타낸 상황이다. 의류는 특히 영 존 여성복 부문이 어렵지만 2016년도와 비교하면 회복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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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패션빌딩, 잡화 코스메틱 F&B 호조


    특히 몰 업태는 여성과 남성, 키즈와 잡화를 복합구성한 매장이 전반적으로 매출이 좋은 상황이다. 아울렛도 스포츠 및 아웃도어 브랜드 의류는 나쁘지 않고 유명한 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점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점에서 호조를 보였다.

    대형 백화점 5개사는 관광객과 부유층의 구매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곳이 많다. 하지만 지방과 교외 백화점의 구조 개선으로 인해 미쓰코시이세탄홀딩즈와 소고 세이부는 적자였다. 백화점 중 매출이 가장 많은 미쓰코시이세탄 HD의 올 3월기(2017년 4월~2018년 3월) 매출이 최종적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은 8년 만이다. 지난해 3월 이세탄 마쓰도점도 폐점하는 등 지방 백화점을 폐점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도쿄나 삿포로, 후쿠오카 매장에서 고가 상품 매출이 좋아 영업이익은 성장했다.

    세븐아이홀딩즈 산하의 소고세이부 백화점도 올 2월기(2017년 3월~2018년 2월) 매출이 9.8% 감소했다(전년 대비 284억엔 적자). 작년 10월 소고 고베점과 세이부 다카쓰카점을 H2O리테일링에 양도하고, 올해 2월에는 세이부 후나바시점에서 세이부 오다와라점을 폐점하는 등 구조개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적자폭은 컸지만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은 개선했다.


    다카시마야 관광객 수요 증가 면세점 매출↑


    반면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도쿄 지역보다 관서 지방(오사카 주변 지역)에 머무는 경우가 늘어 관서 지역에 힘을 쏟는 백화점들이 많아졌다. 저가 항공도 많아져 관서 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입국하는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다카시마야 백화점의 실적이 좋았다. 관서 국제공항에서 특급 철도로 연결되는 난바역의 터미널에 있는 대표적 다카시마야 오사카점의 경우 매출 1414억엔을 달성했다(전년 대비 8.8% 증가). 올 2월기(2017년 3월~2018년 2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고 면세점 매출은 전년대비 1.4배 증가한 487억엔을 기록했다.

    다이마루와 마쓰자카야 백화점을 운영하는 J프론트리테일링은 올 2월기(국제회계기준)도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다. 이 회사는 2017년 2월기부터 국제회계기준을 채용해 매출 수익 산출 방법이 일본 기준인 타사와는 다르지만 면세점 매출은 1.6배인 479억엔으로 좋은 결과였다. 다이마루 신사이바시점 매출도 전년 대비 14% 증가한 839억엔을 기록했다. 그중 면세점 매출(252억엔)은 1.7배 증가, 니혼바시점과 요코하마 다카시마야 백화점도 면세점 매출은 약 240억엔으로 최근 5년 동안 5배 증가했다.


    신주쿠 다카시마야, ‘WELL BE FIELD’ 리뉴얼


    다카시마야 백화점 신주쿠점은 새로운 시도로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바로 신주쿠점 8층 건강을 테마로 한 ‘웰비 필드’라는 존이다. 의식주를 테마로 한 니즈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 행동은 점점 물건에서 체험과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스타트한 사업이다.

    특히 미와 건강이라는 테마의 마켓이 확대되면서 건강하게 심신을 편안히 하는 삶을 추구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작년 리뉴얼 후 올 2월에는 37.3%, 3월에는 14.6% 매출이 증가하는 등 매월 목표 대비 신장하고 있다.

    매장과 카페, 스튜디오를 종합적으로 연계해 편집한 플로어로 면적은 약 2000㎡ 규모에 약 20개의 스포츠 전문 브랜드로 구성해 주말에는 이벤트나 요가 등 워크숍도 개최해 인기다. 뷰티 존 편집 매장은 물론 스포티한 아이템뿐만 아니라 패션을 믹스한 브랜드도 입접해 있다.



    [BOX]

    시마무라, 효율화 얻고 색깔 잃다?
    해외 사업 비율이 많지 않은 대기업 전문점은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시마무라는 9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0.1% 감소한 5651억엔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1% 감소한 248억엔을 기록했다. 또한 총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주력 업태이자 시마무라의 대표 브랜드인 「패션센터시마무라」의 기존점 매출도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시마무라는 안감을 따뜻한 소재로 제조한 프라이빗 상품 팬츠를 확대해 이익에 공헌했다. 하지만 이렇게 매출의 기반이 되는 PB 상품 비율이 증가해 시마무라의 특징인 많은 상품 속에서 마치 보물을 찾는 것 같은 즐거움이 없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품 진열 위치도 낮추고 통로 폭도 넓혀 새로운 레이아웃을 도입했지만 매장을 깔끔하게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였다고 전문가는 분석한다.

    시마무라 사장 기타지마씨도 “손님이 쇼핑을 하면서 재미있고 즐거워할 요소가 줄었다”고 반성하는 코멘트를 했다. 또한 TV CM 등 광고도 생각보다 효과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판관비가 늘었던 것이 매출 악화의 원인이 됐다.


    대형 어패럴 구조개혁 중, 월드사 회복 조짐
    대형 어패럴의 많은 기업은 브랜드나 매장 폐쇄 등으로 대규모 구조개혁을 진행했다. 「버버리」 쇼크로 큰 타격을 입은 산요상회를 제외하고 서서히 이익을 확보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추세다. 그중 월드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1% 증가한 159억엔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2458억엔이었다.

    기존점 매출도 전년 대비 2.0% 감소했지만 월드의 우에야마 사장의 방침은 이익보다는 매출 규모를 중시해 세일 등으로 가능한 한 적자를 피하려는 생각이라고 한다. 그 일환으로 13개 브랜드의 479개 매장을 과감히 폐쇄하는 등 대규모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특히 작년 봄에는 주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채산성을 중시하면서 의사 결정을 스피디하게 하는 체제로 변신했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구조개혁 전과 비교하면 3배로 늘었다.

    온워드홀딩즈는 해외 사업의 고전으로 사업을 접은 브랜드도 있어 매출은 전년 대비 0.7% 감소한 2430억엔이었다. 중심 브랜드인 「23구」 「자유구」 「죠셉」 「토카」 등 백화점 주력 브랜드의 판매가 실적을 올렸다. EC사이트는 실제 매장과의 연계로 재고를 활용해 판매 기회 로스를 감소시켰다.

    영업이익은 22.9% 증가해 몇 년 동안 진행해 왔던 사업 구조 개혁의 성과가 빛을 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전략적으로 힘을 쏟았던 EC사업 매출이 37% 증가해 203억엔을 기록했다. 반면 산요상회는 「버버리」 사업을 잃어버린 후 19억엔 적자라는 아주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패션비즈 2018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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