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이웨어 기업 탄생

    정해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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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3.28조회수 14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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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조원 가치 에실로룩소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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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적인 명성과 규모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아이웨어 제조사 룩소티카(Luxottica)와 안경 렌즈 생산자인 프랑스의 에실로(Essilor)가 전격 합병했다. 두 기업은 4년간의 긴 협상 끝에 지난 1월 합병에 도달했으며 공식적인 딜은 올 연말이 돼야 마무리될 것으로 전한다.

    합병된 기업인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그룹은 안경, 선글라스, 안경테 부문에서 브랜드 보유뿐 아니라 글로벌 디스트리뷰션으로서의 역량, 전문지식과 기술 측면에서 아이웨어(eyewear, 안경, 선글라스, 콘택트렌즈 포함) 시장의 최대 기업이 됐다. 새로 탄생한 에실로룩소티카그룹의 가치는 현재 약 60조원(€50bn)으로 평가되며 150개국에서 14만명을 고용하고 있고 연매출은 약 19조원(€16bn) 규모에 이른다.

    룩소티카의 창립자이며 CEO인 레오나르도 델 베키오(Leonardo Del Vecchio)는 “우리는 브랜드가 있다. 없는 것은 좋은 퀄리티의 렌즈다”라면서 에실로와의 합병에 대한 동기를 밝혔다. 「프라다」와 「버버리」 등의 안경을 디자인, 생산, 유통하고 「레이밴(Ray Ban)」과 「오클리(Oakley)」를 소유하며 리테일 체인까지 운영하는 룩소티카는 이번 합병을 통해 가장 앞서가는 렌즈 기술을 가진 에실로와 조인함으로써 아이웨어 업계에서 월드 리더로 떠올랐다.

    에실로룩소티카, 60조원 가치 연매출 19조원
    특히 업계의 No.1과 No.2로서 그동안 충돌하는 입장이던 두 기업은 이제 합병을 통해 그동안의 첨예한 경쟁 관계를 해소하고 매출과 비용 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실로의 CEO인 위베르 사그니에르(Hubert Sagnières)가 합병된 기업인 에실로룩소티카의 최고경영자직을 맡을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불투명하던 룩소티카 창립자(81세)의 경영 승계에 대한 해결책까지 제시함으로써 두 기업에 모두 성공적인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번 합병으로 에실로룩소티카그룹은 109조원(€90bn) 규모의 글로벌 아이웨어 시장에서 15%의 마켓 셰어를 확보하게 됐다. 동시에 중기적으로 약 4900억~7300억원(€400m~600m)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합병 그룹의 미션은 ‘혁신적인 상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품을 개발하는 양사의 리서치센터를 결합하고 디자인부터 딜리버리까지의 스피드를 올리고 네트워크를 결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글로벌 아이웨어 시장에서 이번 합병은 그룹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탈리아의 No.2 아이웨어 그룹인 사필로(Safilo)가 럭셔리 라이선스 안경 시장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펴고 있고 미국의 스타트업인 「와비파커(Warby Parker)」는 온라인을 통해서 소비자에게 직접 시력 교정용 안경을 판매하는 방식을 운영하는 등 아이웨어 시장에서는 계속 새로운 경쟁이 등장한다.

    No.1과 No.2 경쟁자, 이제 합병으로 융합효과
    특히 「와비파커」는 생산과 소비자를 다이렉트로 연결함으로써 그동안 룩소티카가 운영해 온 전통적인 판매 시스템을 디스럽트(disrupt)한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럭셔리 그룹이나 브랜드 중에서 안경을 인하우스로 들여오는 곳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럭셔리 그룹들은 그동안 라이선스 수익을 챙기던 것에 만족하다가 이제는 인하우스에서 안경을 만들어서 마진을 최대한 확대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인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라이선스로 진행하는 카테고리는 전통적으로 향수와 화장품, 안경과 선글라스다. 아무리 날고 기는 럭셔리 하우스라 하더라도 이 세 부문은 직접 운영하지 않는다. 기초비용이 많이 들고 유통채널이 패션, 잡화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버리」가 뷰티를 인하우스에 들인 것처럼 아이웨어 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2014년 케링그룹은 그룹 내 브랜드의 아이웨어를 담당하는 새로운 벤처, 케링아이웨어(Kering Eyewear)를 창립했다. 2015년 첫 번째 ‘케링아이웨어’ 컬렉션을 발표한 후 지난 10월에는 「구치아이웨어」 컬렉션을 인하우스에서 진행하는 등 케링아이웨어는 분주하게 움직인다. 케링아이웨어는 사필로의 CEO 출신인 로베르토 베도보토(Roberto Vedovotto)를 헤드로 두고 현재 400여명의 인원을 갖추고 있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에 의하면 약 109조원(€90bn)의 글로벌 아이웨어 마켓은 아직도 개발의 여지가 크다. 73억명의 세계 인구 중에서 안경, 콘택트렌즈, 시력교정수술로 시력을 교정한 인구는 19억명에 이른다. 하지만 아직도 25억명은 시력 교정이 필요한 상태라고 한다.

    伊 사필로 압박, 美 와비파커 소비자와 직접 연결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는 시력 교정이 필요한 인구가 많아 아이웨어의 잠재 시장으로 주목된다. 이 밖에도 태양광의 자외선에 따른 시각 손상(eye damage)이 부각되면서 선글라스는 ‘있으면 좋은 것’에서 ‘꼭 필요한’ 아이템이 되는 등 아이웨어의 니즈가 늘어나고 있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의하면 2015~2020년까지 글로벌 아이웨어 시장은 매년 2.5% 성장이 예측된다. 특히 럭셔리 선글라스 부문이 주요 성장 카테고리로 알려지는데 약 2340억원(€200m) 이상의 하이엔드 선글라스와 안경의 매출 규모는 약 16조원(€13bn)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아이웨어는 헬스와 패션이 결합된(럭셔리 선글라스) 부문에 큰 기회가 있는 만큼 에실로의 기술(헬스)과 룩소티카의 패션(라이선스 안경을 통한)의 결합은 글로벌 아이웨어 시장에서 최고로 준비된 파트너의 만남으로 보인다.





    룩소티카 비즈니스는?

    델 베키오(1935년생)가 1961년 창립한 이탈리아의 안경테 제조사로 1988년 「아르마니(Giorgio Armani)」 안경의 라이선싱을 시작하면서 럭셔리 브랜드의 라이선싱 선글라스 시대를 열었다. 2000년대 들어 「레이밴」과 선글라스헛(Sunglass Hut) 등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하고 확대했다. 창립자인 델 베키오는 2004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014년 다시 복귀하면서 이번 딜을 이끌었다. 에실로와의 합병을 통해 약점을 만회하고 장기적인 후계를 해결하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대표 소유한 브랜드로는 「Ray-Ban」 「Oakley」 「Persol」 「Oliver Peoples」 「Alain Mikli」 「Arnette」 「Vogue」 등이 있다. 리테일 브랜드로는 「David Clulow」 「Glasses.com」 「LenseCrafters」 「Pearle Vision」 「OPSM」 「Laubman & Pank」 「Sears Optical」 「Target Optical」 「EyeMed」 「Sunglass Hut」 등이 있다.

    가장 주요한 비즈니스인 라이선스 브랜드로는 「Giorgio Armani」 「Emporio Armani」 「Armani Exchange」 「Brooks Brothers」 「Burberry」 「Bulgari」 「Chanel」 「Coach」 「Dolce & Gabbana」 「DKNY」 「Michael Kors」 「Paul Smith」 「Prada」 「Miu Miu」 「Ralph Lauren」 「Polo Ralph Lauren」 「Ralph」 「Starck Eyes」 「Tiffany & co」 「Tory Burch」 「Valentino」 「Versace」 등이 있다.


    에실로 비즈니스는?

    1849년 파리에서 안경 렌즈 생산시설로 시작된 비즈니스로 1955년부터 안경테 디자인을 겸했다. 1972년에 에셀(Esel)과 실로(Silor)가 합병하면서 지금의 이름 ‘에실로’가 됐다. 프랑스와 미국, 아시아에 소재한 에실로혁신과기술센터에 총 550명의 연구원이 일하는 등 가장 앞서가는 렌즈 기술을 자랑한다. 특히 노안을 교정하는 세계 최초의 렌즈인 바릴럭스(Varilux)를 만들어 낸 것은 유명하다.

    **패션비즈 2017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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