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프라이마크」스페인서 폭풍성장

    min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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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10.17조회수 10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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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랜드의 초저가 토털 의류 브랜드 「프라이마크」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 메가 스토어를 낸 지 1년이 지났다. 마드리드 최중심부 그랑비아 32번지를 차지한 이 대형 매장은 5층 규모에 총 1만2000㎡(약 3630평)라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이 매장은 마드리드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물론 이 매장을 방문하러 일부러 찾아오는 지방 거주자들이 있을 정도로 마드리드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된 지 오래다.

    처음 이 매장이 오픈됐을 때 그야말로 마드리드가 들썩였다. 수개월간 리폼 공사를 하며 소비자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데다가 ‘유럽에서 가장 큰 매장’이라는 점 덕분에 오픈 후 약 3개월까지는 이 매장에 들어가려면 꽤 오랜 시간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 매장을 들어가려는 인파의 줄은 그랑비아를 메우고도 건물 뒤까지 길게 늘어섰다.

    글로벌 전략 컨설팅 회사인 캔터월드패널의 지난 4월 데이터에 의하면, 890만명의 스페인 고객이 지난해 「프라이마크」에서 의류를 구입한 적이 있다. 스페인 국민 브랜드 「자라」에서 옷을 구입한 적이 있다고 답한 820만명보다 약간 앞서는 수치다. 「프라이마크」가 스페인에 진출한 지는 갓 10년을 넘겼지만 스페인 시장은 어느덧 이 브랜드에 3번째로 중요한 시장으로 성장했다.

    마드리드에 1만2000㎡ 규모 메가 스토어 오픈!
    스페인 시장 점유율 확대와 성공적인 메가 스토어 운영으로 나날이 성장 중인 이 브랜드의 모기업은 브리티시푸드어소시에이티드(British Foods Associated)다. 이에 따르면 「프라이마크」의 스페인 내 매출은 작년 한 해 전년 대비 20% 상승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훌리안 비야누에바 등 3명의 스페인 IESE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프라이마크」, 저렴한 값의 힘’이라는 논문을 통해 「프라이마크」의 스페인 시장 성공 비결에 대해 다음 3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로 공급 체인을 예로 들었다. 「프라이마크」는 매우 저렴한 가격의 원재료와 공정을 통해 생산 비용을 최소화하고 약 6주간의 진열 로테이션이 끝나면 물품이 매진됐다 할지라도 재생산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꾸준히 매장을 찾아오게 하고, 이 점이 매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오퍼레이션 비용의 절감이다. 우선 「프라이마크」는 광고에 돈을 쏟지 않는다. 대신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큰 쇼핑백을 통해 소비자를 ‘걸어다니는 광고판’으로 이용하고, 이른바 ‘입소문’ 전략을 사용한다.

    또한 시내에 플래그십 스토어나 메가 스토어를 개장하기 전에는 외곽에 자리한 저렴한 월세의 쇼핑몰을 임차해 시장 진출 초기의 정착 비용을 줄였다. 마지막으로 대형 매장 운영 정책을 꼽았다. 「프라이마크」는 시내 진출 이전에도 쇼핑몰의 대형 면적을 임대해 운영했다. 대형 매장을 효과적으로 나누고 컬러, 디자인 등에 주의를 기울여 소비자가 오랜 시간 머물며 많은 양의 제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전년 대비 20% 매출, ‘공급 체인 + 입소문’ 비결
    그렇다면 실제 스페인 시장에서 「프라이마크」의 매출 현황은 어떠할까? ‘생각보다 돈을 벌지는 못했다’ ‘투자금만큼 회수가 안 됐다’는 등 여러 가지 루머가 있지만 올해 발표된 브랜드 매출 지표를 열어 보면 이러한 루머들이 무색해진다. 최근 매출 지표인 2014년 9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최근 「프라이마크」의 스페인 매출 지표를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상승한 11억6800만유로(약 1조4370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스페인 내 판매되고 있는 의류 브랜드 중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동 기간 스페인 내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브랜드는 역시 국민 브랜드 「자라」로 「프라이마크」보다 3배 이상 높은 40억유로(약 5조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자라」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8억3000만유로(약 1조212억원)를 기록한 스웨덴 브랜드 「H&M」이나 7억유로(약 8612억원)를 기록한 스페인 국내 브랜드 「코르테피엘」 전개사 코르테피엘그룹을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스페인 시장에서의 20% 성장은 그룹 전체 글로벌 성장률인 8%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로 스페인 시장이 「프라이마크」에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성장했다는 설명에 힘을 실어 준다. 더구나 이 매출 지표에는 지난해 10월 개장한 마드리드 메가 스토어의 매출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드리드 메가 스토어의 매출이 합쳐지는 올해 매출 성적표는 지난해보다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브랜드들 “「프라이마크」 와 줘서 고마워!”
    한편 승승장구하는 「프라이마크」가 작년에 급기야 마드리드 한복판에 유럽에서 가장 큰 매장을 내면서 그랑비아에 자리한 다른 매장들은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이 메가 스토어 안에는 계산대가 총 131개, 탈의실은 무려 91개에 달한다. 이것만 봐도 그 크기가 실로 짐작이 된다. 실제로 온 관심이 「프라이마크」 매장에 쏠리며 일시적으로 다른 매장의 고객이 줄어드는 듯 보이기도 했다.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인파가 「망고」 등 이웃 매장의 입구를 가로막아 매장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메가 스토어 등장 1년 후, 다른 브랜드 매장들은 오히려 ‘와 줘서 고맙다’는 반응이다.

    예전에는 관광객들만 주로 찾던 그랑비아가 「프라이마크」 덕분에 다시 한 번 마드리드의 쇼핑의 중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러 이 매장을 방문하러 마드리드에 여행 오는 지방 소비자들까지 생겼다. 덕분에 일종의 쇼핑 루트가 형성돼 「프라이마크」를 방문하러 온 소비자들이 인근의 「H&M」이나 「망고」 매장 등도 방문한다.

    실제로 주변의 다른 브랜드 매장들에도 약간의 매출 상승이 이어졌다고 스페인 일간지 엘 콘피덴시알(El Confidencial)은 밝혔다. 인근 「자라」 매장의 경우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매출에 전혀 타격이 없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131개 계산대, 91개 탈의실 등 유럽 최대 매장
    가장 쾌재를 부른 것은 바로 패스트푸드점, 카페, 호텔 등과 같은 업종의 인근 상인들이다. 쇼핑을 마친 고객들이 주변 매장에서 식음료를 소비하거나 국내외 여행객들이 쇼핑 편의를 위해 주변 호텔에 투숙하기 때문이다. 주변의 버거킹 매장 매니저 아코스타(Acosta)는 「프라이마크」 메가 스토어 오픈 이후 매출이 2배 가까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물론 모두가 「프라이마크」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이 매장에서 발생하는 소매치기와 도난으로 인근 경찰서에 접수되는 신고가 한 달에 무려 약 270건에 이른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이 중 약 200건은 매장 제품 도난에 관한 신고이며 나머지는 고객을 노린 소매치기 절도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더욱이 「프라이마크」 메가 스토어에는 층당 단 1명의 경비 인력만 상주하므로 시민 안전을 위해 인력 충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프라이마크」의 마드리드 메가 스토어가 오픈한 지 약 1년이 지났다. 패스트패션의 종주국인 스페인에서 주목할 만한 성장을 계속하며 스페인 국내 브랜드들을 위협하는 「프라이마크」의 성장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메가 스토어의 매출 성적표가 기대된다.



    **패션비즈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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