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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푸드+문화’ 新트렌드 지도!
Tuesday, Nov. 10, 2015 | 이민재 마드리드 리포터, fbiz.spa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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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가 확 달라졌다? 보수적이고 조용하던 마드리드가 요즘 달라지고 있다. 뜨는 문화, 패션, 맛집, 페스티벌 등 2015년 현재 마드리드는 신(新)트렌드 지도를 새로 그리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정보를 공유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 변화는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새로움과 유행을 가장 빨리, 적극적으로 이끄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푸드’다. 스페인 정치, 경제의 중심인 수도 마드리드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까닭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 음식점이나 새로운 스타일의 음식을 선보이는 곳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좋은 음식점은 모두 스페인 요리를 하는 곳이었고 세련되고 미니멀한 공간보다는 무거운 분위기에서 나이 지긋한 베테랑 웨이터들이 엄숙하게 요리를 서빙하는 곳이 많았다.
그런 마드리드가 요즘 젊게 달라지고 있다. 그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것 중 하나가 매달 야외에서 열리는 푸드트럭 축제다. 매달 사흘 동안 마드리드의 대표적 오피스 타운인 아스카(Azca)의 야외에는 레트로하고 빈티지한 푸드트럭으로 가득 찬다. 요즘 마드리드에서 가장 뜨는 레스토랑과 셰프들의 요리를 합리적인 ‘스트리트 푸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2014년도에 처음 시작된 마드리드의 첫 번째 음식 축제 ‘마드릿(madrEAT)’은 이미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매달 발 디딜 틈도 없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새롭고 신나는 음식 축제 ‘마드릿(madrEAT)’
뉴욕과 런던 등지에서는 이미 익숙한 푸드트럭이지만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낯설던 콘셉트를 이용해 마드리드 첫 야외 음식 축제로 성장했다는 것 말고도 마드릿의 성공 요인은 몇 가지가 더 있다. 우선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장 힙한 레스토랑과 셰프들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마드릿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 고객들이 해당 레스토랑을 기꺼이 찾음으로써 레스토랑 홍보 효과도 톡톡히 본다.
경쟁적으로 마드리드의 젊은 레스토랑과 셰프들이 이 축제에 참여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뿐만 아니라 늘 똑같은 스페인 요리, 지중해 요리, 와인에 지쳐 있던 젊은층에게 마드릿이 선사하는 세계 각국의 퓨전요리들과 크래프트비어(Craft beer), 디저트 등은 환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아기자기하고 레트로한 디자인의 푸드트럭들의 사진발이 SNS에서 특히 빛을 발하며 더욱더 많은 사람을 끌어모은다.
정오부터 자정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는 맛과 멋을 느끼며 마드리드의 거리를 더욱 가까이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새로운 아지트로 계속 성장 중이다. 마드리드의 새로운 푸드 콘셉트로 뜨는 곳은 마드릿뿐만이 아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복합 푸드 스페이스로 얼마 전 리모델링을 마치고 개장한 ‘플라테아(platea)’ 역시 빠르게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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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새로운 복합 푸드 스페이스 ‘플라테아’
현재 스페인의 가장 주목받는 셰프 페페 솔라, 파코 론세로, 마르코스 모란, 라몬 프레이하 등 모두 합쳐 총 6개의 미슐랭 스타를 보유한 이 네 명의 셰프들이 대표로 마드리드의 새로운 푸드 스페이스 플라테아를 이끌고 있다. 또한 요즘 마드리드에 디저트 열풍을 불러일으킨 프렌치 디저트 전문 파티셰 알레한드로 몬테스의 카페 ‘마마 프람브아즈’ 역시 이곳에 입점해 있다.
과거 영화관과 클럽이던 곳을 리폼해서 개장한 플라테아는 일명 ‘마드리드의 골든 마일’이라고 불리는 고급 상권에 있다. 총 4개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면적이 6000㎡에 이른다.
다양한 타파스를 즐길 수 있는 푸드코트부터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칵테일 바, 공연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공연장은 모든 층을 관통하는 가운데의 오픈 공간에 위치해 어느 위치에서나 음식을 즐기며 공연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음식과 문화를 그대로 향유할 수 있는 복합공간이다.
SPA의 천국인 스페인에서 「자라」 매장 만나기는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운 일. 하지만 「자라」에 싫증을 느끼는, 그래서 조금 더 유니크하고 시크한 패션을 갈망하는 패션 피플 사이에서 요즘 새롭게 주목받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스웨덴 대표 SPA 「H&M」의 프리미엄 자매 브랜드 「앤아더스토리즈(&other stories)」와 「CO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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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패션 제안 「앤아더스토리즈」 「COS」마드리드에 딱 한 개씩밖에 없는 이 매장들은 플라테아 근처에 있다. 인접한 거리에 나란히 있는 이 브랜드의 매장들은 인테리어부터 미니멀하면서 빈티지한 느낌을 준다. 조금 더 아기자기한 느낌으로 다양한 패턴의 프린트가 유니크함을 강조하는 것이 「앤아더스토리즈」의 특징이라면 「COS」는 조금 더 시크하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게 하는 인테리어부터 다른 SPA와는 또 다른 프리미엄 컬렉션을 제안한다. 또 사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예쁜 패키지의 라이프스타일 소품까지 오감을 사로잡는 이 매장은 마드리드의 골든 마일을 찾는 소비자의 발걸음을 붙잡아 두기에 충분하다.
기독교 혹은 천주교의 세족식에서 그 이름이 유래된 ‘발을 씻기다’라는 뜻의 라바피에스(Lavapies). 그러나 마드리드 라바피에스 지구는 그동안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우범지대로 더 악명이 높았다. 라바피에스의 지하철에서 내리는 순간 마드리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아프리카계 흑인들과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인들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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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계 문화로 뜬다!? 라바피에스 지구
그래서 현지인들은 물론이고 여행이나 유학을 온 외국인들에게 이곳은 살기 불편한 곳으로 낙인 찍힌 동네 중 한 곳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라바피에스 지구가 바로 이러한 이민자들 덕분에 오히려 뜨고 있다. 우선 마드리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인도 요리, 아랍 요리, 베트남 요리 등 제3세계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마드리드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 끌었다.
특히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길 좋아하는 젊은층은 이곳에서 새로운 음식을 맛보고 또 ‘인터내셔널 슈퍼마켓’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곳에서 독특한 식재료를 직접 구입하기도 하면서 이곳의 단골이 된다. 이렇게 젊은이들이 모여들자 저렴한 임대료를 바탕으로 각기 확고한 철학이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들이 속속 문을 열기 시작했다. 새로운 문화에 익숙한 젊은 주인들이 문을 연 이 가게들은 합리적인 가격대이지만 플레이팅이나 선보이는 맛의 수준이 상당하다.
또한 전 세계 사람들이 무질서한 듯 균형 있게 모여 사는 그 모습은 마치 과거 서울 이태원의 그것과 닮아 그 이국적인 풍경이 더욱 마음을 끈다. 불과 20~30년 전만 하더라도 동성애자, 마약중독자 등 사회에서 외면당하던 사람들이 모여 살던 어두운 뒷골목이던 추에카(Chueca)가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쇼핑, 먹거리 천국이 된 것처럼 라바피에스도 이민자들이 만들어 내는 문화의 다양성과 그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젊은층의 열기로 마드리드의 가장 매력적인 동네 중 하나로 뜰 것이 확실시된다.
‘인터내셔널 슈퍼마켓’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
아직도 마드리드가 보수적이고 딱딱한 도시라고 생각하는가?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수도인 만큼 스페인 소비시장의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최근 스페인 전국에서 치러진 지역 선거에서 마드리드 유권자들은 가장 파격적인 진보정당인 포데모스(Podemos)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 결과 무려 24년 동안 보수당에서만 선출되던 마드리드 시장 자리를 신생 진보정당이 차지하는 결과가 발생했다. 마드리드는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스페인의 변화, 더 나아가서는 전 세계 트렌드의 변화를 반영한다.
매주 새로운 상품이 매장에 걸리며 한 시즌에도 엄청나게 많은 디자인이 쏟아져 나오고 또 그런 상품들이 저렴한 가격에 불티나게 팔리던 SPA 브랜드의 전성기를 지나 이제 고객들의 니즈는 점점 다양해지고 구체화된다. 티셔츠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남들과는 좀 더 다른, 같은 카페라테를 마시더라도 조금 더 독특하게 즐기고 싶어 하는 젊은 소비자들은 늘 새로운 것에 목말라한다. 똑똑해진 눈과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귀신같이 캐치해 내는 소비자들의 마음과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해 패션, 음식, 문화 창조자들은 더더욱 눈을 크게 떠야 할 시점이다.
**패션비즈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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