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명선 l 기빙플러스 ESG위원장 '기후감수성시대 그린프라이데이로!'
해마다 소비 트렌드를 발표하는 서울대 소비자연구원의 ‘트렌드코리아 2025’에서 핵심 키워드로 꼽은 것 중 하나가 ‘기후 감수성’이다. 기후 변화와 환경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태도와 능력을 의미한다. 기후 감수성의 해를 맞아 올해엔 ‘그린프라이데이(Green Friday)’ 참여를 적극 추천한다.
그린프라이데이는 블랙프라이데이의 대안으로 과잉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선택과 신중한 소비를 장려하는 날이다. 해마다 11월이 되면 블랙프라이데이 혹은 슈퍼프라이데이 판촉전이 거세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11월의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로 미국에서 연중 가장 큰 규모의 쇼핑이 행해진다. 1년 매출의 70%가 이때 일어난다는 말도 있어 연중 처음으로 회계 장부에 흑자(Black ink)를 기록하는 날이라는 데서 유래됐다.
큰 폭의 할인이 많은 이때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 또한 급증하면서 물류 이동에 따른 탄소배출이 유발된다. 과잉생산과 과소비로 재생 불가능한 오염물질을 발생시킨다는 문제 제기도 크다. 미국보다 규모가 작은 영국의 경우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배송으로 약 42만9000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이는 런던과 뉴욕 간 왕복항공편 435회의 배출량과 맞먹는다고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린프라이데이’의 확산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017년 프랑스의 앙비(ENVIE)라는 폐기물 재활용 사회적 기업에서 시작된 그린프라이데이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일주일 중 하루를 ‘친환경 제품 구매의 날’로 지정하고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캠페인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일상 속에서 쉽게 친환경적인 소비를 실천할 수 있으며,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의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
기후 민감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환경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친환경적인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 그린프라이데이는 기업들이 친환경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 필요한 동기부여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프랑스는 그린프라이데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은 고객에게 평소와 같은 금액으로 판매하되 당일 매출액의 15%를 기부한다. 이러한 기부금은 세계 빈곤 퇴치와 환경운동에 사용되며, 참여 기업이나 브랜드를 지지하는 고객들을 확보하게 된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보이콧하거나 대체 방안을 제시하는 등 환경에 관심을 가지며 경영하는 기업들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타고니아와 유니레버 같은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문화 형성에 기여하는 것 이다. 나이키는 중고 물품 기부 및 오래된 제품 정리, 재활용을 통해 고객들이 제품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R&D에 투자하고 있다. 원사에서부터 플라스틱을 재사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순환생태계, 탄소중립, 에코디자인(DPP) 등 한국의 섬유 패션기업들도 기후 변화 심화로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순환경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친환경 소재와 공정기술 확보가 글로벌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업계 및 소비자 인식 강화와 국내 재생원료 수급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2025년에는 그린프라이데이로 경제와 환경을 동시에 생각하는 국내 기업들이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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