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메이저 VF그룹, 포트폴리오 재편!
슈프림 · 반스 · 노스페이스 · 디키즈 주력

백주용 객원기자 (bgnoyuj@gmail.com)|23.05.15 ∙ 조회수 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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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VF그룹의 2023년 성장세가 더딜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올해 성장률을 최소 7%로 예측했으나 이보다 낮은 5~6%로 전망한다. CEO까지 홀연 떠나버린 상황이지만 재정비를 통해 앞으로 5년 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목표로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패션산업 하이라이트는 미국의 VF그룹이 ‘슈프림’을 약 2조70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당시 쏟아졌던 코로나19와 관련한 ‘취소 또 취소’ 뉴스와는 달리 흥미롭고 앞으로가 매우 궁금해지는 내용이었다. VF그룹은 슈프림을 통해 수백 억에서 조 단위까지의 이익을 예상했다. 업계 치트키(Cheat key)*라 불리는 브랜드를 손에 쥐었으니 분명 든든했을 것이다.

현재 VF그룹은 예상했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2022년 4분기 매출은 4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 감소했다. VF의 주요 브랜드인 ‘반스’와 ‘디키즈’는 각각 13%와 16%가량 감소했다. 슈프림도 아직 ‘성장단계’라고 설명했고 ‘잔스포츠’ ‘이스트팩’ ‘키플링’ 등 가방 사업은 철수할 것을 고려 중이다.

약 300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추가로 약 300명의 채용 공고를 내렸다. VF그룹에서 지난 6년간 CEO를 지낸 스티브 랜들(Steve Rendle)마저 작년 12월 돌연 회사를 떠나 현재는 베노 도러(Benno Dore)가 임시 CEO로서 VF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는 과거에 클로록스(Clorox)에서 CEO직을 맡았고 2017년부터 VF그룹의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899년 장갑 제조공장으로 시작, 123년 역사

매출 감소의 요인으로 첫째도 둘째도 코로나19이며 그 후의 변화들이 분명 작용했을 것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된 물류배송 난항도 한몫했다. 하지만 해결책은 결국 브랜드 안에서 찾아야 한다. VF그룹은 지난 투자자 회의에서 회사 재정비의 ‘5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의 슬로건은 ‘Strategically Global, but Locally Relevant’, 즉 로컬에서 탄탄히 고객과의 관계를 다지며 전략적으로 글로벌 마켓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오는 2027년까지 영업이익 15% 성장이 목표다.

VF그룹의 시작은 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존 바비(John Barbey)와 투자자들이 장갑 제조 공장을 차렸다. 이들은 1913년 실크 란제리 시장으로 발을 넓히며 ‘베니티페어(Vanity Fair)’라는 자체 브랜드를 론칭한다. 이후 데님 브랜드 ‘리(LEE)’와 ‘랭글러’를 인수하며 회사의 규모를 크게 불렸고 훗날 잔스포츠, 노스페이스, 팀버랜드, 디키즈, 반스 등 주요 아웃도어와 워크웨어 브랜드 모두를 한 지붕 아래로 끌어들였다. 현재 시가 총액은 14조8000억원, 본사는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다.

VF그룹에 의하면 키플링, 이스트팩, 잔스포츠는 괜찮게 실적을 내고 있다. 베노 도러 CEO는 “우리의 장점이자 강점은 브랜드 구성과 확실한 관리다. 지금 우리는 이 세 개의 가방 브랜드 주인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우리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하는 것과 자본을 확실하게 관리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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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재편 팀 · 유통 라인 효율화 우선

VF그룹도 코로나와 유통 라인 마비로 인한 재고 문제를 크게 겪었다. 물량 배송 기간이 길어지면서 실제 바잉 수량과 보유 재고, 이동 중인 재고 등이 서로 맞지 않는 일들이 생겨났고 이어서 리테일러들도 조급한 마음에 주문을 취소하며 문제가 더욱 커졌다. 베노 도러 CEO는 “키플링, 이스트팩, 잔스포츠에 알맞은 주인을 찾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는 소비자 만족과 운영 능력을 발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슈프림 이름만 달면 무엇이든 팔린다’는 패션계의 치트키마저 지난 2~3년 코로나19로 인해 성장세가 주춤했다. VF그룹은 이에 대해 “아주 일시적인 현상일 뿐 전 세계 팬들은 앞으로 더 많은 슈프림을 보게 될 것”이라며 ‘성장’과 ‘확장’만 앞길에 남았음을 강조했다. 인수 이후 밀라노, 베를린, 시카고, LA 할리우드 지역에서 슈프림 신규 매장을 열었다. ‘가짜 슈프림’으로 말이 많았던 중국도 도버 스트리트 마켓 매장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오는 8월 한국, 강남 지역에도 슈프림 매장이 들어선다. 슈프림 제품은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지 않고 시즌별 동일한 아이템이 특정 요일과 특정 시각에 동시 발매된다. 이런 발매 문화는 “글로벌 슈프림 커뮤니티를 만들어 냈다”라며 “슈프림은 오래전부터 VF그룹의 브랜드와 협업을 해온 우리의 구성원이며 앞으로 더욱 넓은 고객층에 다가갈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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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 매장 확대… 고객은 10대부터 넓게 커버

특히 “특정 세대가 아닌 전 나이대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리트 패션은 보통 스니커즈 컬처와 힙합 컬처가 묶여 젊은 층이 무조건 크게 입는 것이 어떤 공식처럼 만연해 있다. 대표 브랜드 슈프림도 스니커즈 컬처와 힙합 컬처 중심에 있지만 이들이 만드는 옷을 주의 깊게 보면 지난 수십 년 시즌마다 빠지지 않고 아주 정갈한 카디건, 니트웨어, 울 팬츠, 블레이저, 슈트, 싱글 코트, 옥스퍼드 셔츠, 구두 등 튀지 않는 클래식 아이템을 만들어 왔다.

다만 소비자들이 이를 눈치채지 못했거나 좀 더 성숙함이 느껴지는 다른 브랜드에서 구매했을 것이다. 전 세계에 매장을 늘려가며 진입장벽을 낮추고 소비자층을 넓히고 있고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현재 반스의 글로벌 브랜드 부문 부사장인 케빈 베일리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반스와 함께했다. VF그룹에서 일하다가 작년부터 다시 반스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몇 년 주춤한 반스에 대해 그는 “지금도 당연히 괜찮은 브랜드다”라고 말한다. 시장의 트렌드 변화는 언제나 있는 일이고 제품의 인기 상승과 하락은 당연하게도 계속 있을 수밖에 없다. 이때 끝내는 브랜드들도 수십 내지 수백 개나 되지만 반스는 그런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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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 반스, 5만~10만원 가성비 최고

코어 모델들의 실루엣은 모던 스니커즈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탄생한 지 벌써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 존재 자체로 가치를 지닌다. “다만 코어 라인에 지속적인 기름을 부어주고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구매해야 할 이유를 강력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임무다”라고 강조했다. 반스의 역사는 물론이며 합리적인 가격도 큰 경쟁력을 지녔다. 반스의 기본 라인 제품은 5만~10만원 선으로 현재 과열된 리셀 시장에서 최소 20만원부터 판매되는 것을 보면 가성비도 훌륭하다.

나이키에서 뉴발란스, 아식스, 아디다스까지 트렌드가 돌아오는 동안 반스가 뜸했던 것은 사실이다. 케빈 베일리는 “코어 라인에 다시 불을 지펴주면서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 사용되는 ‘스케이트’ 라인의 제품에는 푹신한 쿠션을 적용한 두꺼운 ‘팝쿠시(Popcush)’ 인솔이 들어간다. 팝쿠시 인솔을 다양한 스타일에 적용하며 평상시에도 편안함을 제공해 ‘반스는 불편하다’는 이미지를 없애고 있다. MTE 라인은 등산 라인으로 러기드(Rugged) 아웃솔과 방수 소재의 어퍼를 사용한다. 잘 알려진 ‘볼트’ 라인은 타 브랜드와 협업을 주로 진행하며 프리미엄 스토어에만 입점한다. 케빈 베일리는 “기술력이 한껏 들어간 인솔과 MTE 라인에는 큰 가능성이 있다. 코어 라인 제품 중에서 ‘하프캡(Halfcab)’ 또한 더 크게 빛을 볼 것을 확신한다. 그뿐 아니라 신소재와 신기술을 적용하는 진보적인 제품들과 다양한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것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스페이스, 겨울 패션 아이템 부동의 1위

VF그룹의 효자 브랜드로는 2000년에 인수한 노스페이스를 꼽을 수 있다. 작년 4분기 매출은 1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 상승했다. 특히 700 패딩으로 잘 알려진 ‘눕시’는 ‘국민 아이템’이라는 별명과는 상관없이 해가 지나도 팔리고 또 팔린다. 특히 지난겨울에는 켄달 제너 등 여러 할리우드 스타들이 스타일링해 다시 화제가 됐다. 이렇게 노스페이스는 아웃도어 섹터뿐만 아니라 패션시장에서도 크게 활약한다.

주목할 만한 협업으로는 이제는 가족이 된 슈프림과는 오랜 시간 매 시즌 한정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명품 ‘마르지엘라’와 ‘구찌’도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일본에서만 진행하는 ‘퍼플라벨’도 있다. 판매처는 산악 전문 용품점이 아닌 세계적인 패션 리테일러 ‘매치스패션’과 ‘에센스’는 물론 컨템퍼러리와 스트리트 패션 콘셉트의 편집숍에 전부 입점해 있다.

노스페이스의 현재 슬로건은 ‘프로가 테스트한, 등반으로 검증된(Athlete-tested, Expedition-proven)’이다. 1966년 캘리포니아에서 등산을 위해 시작했고 현재 보유한 기술력과 아카이브만으로도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브랜드다. 품질로 자신 있는 제품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직접 소개하기 위해 앞으로 5년 안에 미주 70곳을 포함해 전 세계 300여 개의 자사 매장 및 리테일러 확장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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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의 힘 강조 ‘도쿄디자인스튜디오’ 오픈

제이슨 토머스(Jason Thomas) 리테일 디렉터는 “디지털과 마찬가지로 오프라인에서의 교류 역시 중요하다. 등산 전문가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방문을 환영하며 우리는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확장을 통한 전략으로는 “여러 국가의 고객과 더 깊은 관계를 쌓아 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작년 오픈한 주요 매장으로는 중국의 항저우와 난징, 독일의 슈투트가르트가 있다.

반스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한 매장에서 최소한의 제품을 판매해 높은 실적은 올린 경험이 있다. 매장에 많은 상품을 진열해 두지 않고 코어 클래식 제품과 몇 가지 모델만 진열했더니 오히려 더 잘 팔렸다. VF그룹은 글로벌 이전에 로컬의 힘, 그 지역에 맞게 운영하고 그 지역의 고객과 정확하게 소통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VF그룹은 올해 초 아시아 지역 공략을 위해 일본 하라주쿠 지역에 새로운 디자인 스튜디오 TDS(TOKYO DESIGN STUDIO)를 오픈했다. VF그룹 TDS는 디키즈, 팀버랜드, 반스 등 아시아 사업 부문을 다루며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 낸다. 미국과는 또 다른 일본의 정갈한 기술력에 진보적인 디자인을 더해 로컬 시장에서 더 나아가 전 세계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5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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