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컨템 캐시미어 '프롬퓨처' 돌풍
100유로대 착한 럭셔리… 옴니채널 전략

이영지 객원기자 (yj270513@gmail.com)|22.07.01 ∙ 조회수 6,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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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퀄리티와 모던한 디자인, 지속가능한 생산 방법 등을 선보이면서도 ‘디스카운트 럭셔리’라고 큰소리 칠 정도의 가격 정책으로 운영 중인 ‘프롬퓨처’가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쿠카이’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던 필립 드 에당이 오너인 이 브랜드는 딸과 아들이 함께하는 패밀리 비즈니스로 더욱 빠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프랑스 컨템퍼러리 브랜드 ‘프롬퓨처(From Future)’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 2018년 론칭한 프롬퓨처는 MZ세대를 겨냥한 듯 컬러풀하고 영한 스타일에 100유로대 캐시미어라는 착한 가격까지 더해져 비즈니스가 확장일로다. 이 브랜드를 론칭한 오너 필립 드 에당(Philippe de Hesdin)은 한국에도 진출했던 여성 캐릭터 캐주얼 ‘쿠카이(Kookaï)’를 1983년 론칭해 성공시켰던 패션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1996년 프렌치 패션 그룹 ‘비바트(Vivarte)’에 쿠카이를 매각한 후 럭셔리 부동산 시장으로 커리어 전향을 시도했다. 그랬던 그가 근 30년 만에 패션계로 돌아와 설립한 브랜드가 캐시미어 전문 프롬퓨처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다. 아들딸과 함께 브랜드를 운영한다.

그는 론칭 당시 “프롬퓨처는 마치 개미집에 발차기를 하는 것 같다.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디스카운트 럭셔리다. 패션과 럭셔리 세계에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가격을 만들어 낼 것이다”라고 당당하게 밝힌 바 있다. 어떤 아이템인지 미스터리로 함구하며 매장 오픈 때 서프라이즈로 밝혀질 것이라던 비밀 병기는 바로 캐시미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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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마진, 짧은 사이클로 가격 경쟁력 UP

과연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이기에 디스카운트 럭셔리라고 큰소리칠 만한 가격 정책이 가능했을까? 중간업자를 없애고 커뮤니케이션 등 홍보 예산을 제한하며 무엇보다도 매우 큰 볼륨 주문에만 베팅했다. 일정 재고의 상품만 팔리면 브랜드 존속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위해 마진을 최소화하고 생산 시스템을 짧은 사이클로 운영했다. 외주에서 시제품과 컬러 개발이 끝나면 원재료(raw material)를 직접 구매하고 본사 아틀리에에서 직접 원사 염색과 생산을 진행한다. 판매가는 운송 · 수입 · 마케팅 비용을 커버하기 위해 제조원가의 두 배(타사 경우 3.5~12배)만을 책정해 마진을 최소화했다.

단품 아이템으로 승부를 거는 만큼 브랜드 콘셉트나 인테리어 등 메시지 전달도 명확하다. 2018년 8월 말 론칭과 동시에 오픈한 플래그십 매장은 파리의 핫한 생제르맹데프레(54 rue de Rennes) 구역에 있으며 270㎡에 정면이 28m에 이르는 대형 공간으로 구성했다.

캐시미어 대중화 & 모던화로 시선 집중

인테리어는 컬러풀한 캐시미어가 돋보이도록 전체는 화이트이며 중앙 벽에 브랜드의 상징인 미래지향적인 글로브(지구)와 로고를 네온사인으로 강조해 멀리서도 눈에 확 띈다. “깔끔하고 심플한 인테리어에 퀄리티 디자인과 하이라이트 피스들로 강조한 럭셔리 매장 느낌으로, 무엇보다도 가격으로 고객을 깜짝 놀라게 해주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설립자는 강조했다.

프롬퓨처는 초창기 유통망이 많지 않아 타 브랜드가 종종 겪는 급격한 볼륨 확대로 인한 고정비용 문제에서 자유로웠다. 첫 플래그십 매장 오픈과 동시에 브랜드의 온라인 사이트를 오픈했고 제품을 직접 착용해 볼 수 있도록 별도의 쇼룸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옴니채널 전략으로 부족한 유통망을 해소하고자 했다.

별도의 광고 캠페인은 하지 않지만 론칭 초부터 프롬퓨처를 즐겨 입은 엔터테이너 알레산드라 서블레(Alessandra Sublet)나 앵커 클레어 샤잘(Claire Chazal) 등이 눈에 띄는 컬러를 착용했고 현지 유명 방송인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입소문으로 이어졌다. 또한 웹사이트에 고객이 직접 구매상품을 착용한 사진을 올리도록 독려하는 ‘퓨처 클럽’을 운영해 해시태그 ‘위아프롬퓨처(#wearefromfuture)’와 ‘피플프롬퓨처(#PeopleFromFuture)’를 통한 인스타그램 가입자가 현재 16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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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부자재 직소싱, 판매가는 제조원가 두 배만!

캐시미어 퀄리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3가지 요건으로 섬유의 두께 · 길이 · 컬러(브라운에서 화이트까지)를 꼽은 프롬퓨처는 최상의 섬유, 즉 가장 섬세한 15미크론에 36~40mm의 가장 긴 원사와 가장 밝은 화이트 컬러를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깊이 있고 안정적이며 생생한 컬러톤을 지닌 부드러운 캐시미어가 탄생한다.

가격경쟁력을 위해 몽골 고비사막의 캐시미어를 사용하지만 퀄리티만큼은 하이엔드나 럭셔리 브랜드와도 견줄 만하다고 자부한다. 투플라이(2ply) 캐시미어는 풀오버 기준 타 브랜드 대비 20%가량 더 많은 중량으로 가치를 더했다. 또한 ‘캐시미어의 대중화’라는 기치하에 ‘쿠즈텡(Kujten)’ ‘에릭 봉파르(Eric Bompard)’ 등 동종 업계 타 브랜드보다 30~50%가량 저렴한 판매가를 자랑한다.

여성 라인은 기본 풀오버 99유로부터 시작해 카디건 129~159유로, 후디 159~189유로 등 200유로를 넘기지 않는다. 남성 라인은 기본 풀오버 149유로, 후디 249유로 등 캐시미어 중량 증가로 인해 여성보다 약 30% 더 높게 책정했다.

‘쿠카이’ 창업자 필립 드 에당 & 두 자녀 합류

캐시미어는 연령대가 높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디자인을 모던하게 푼 것도 주요 포인트다. 슈퍼 트렌디 컷 캐시미어 조깅이나 ‘럭키 퓨처’와 ‘비치 클럽’ 등 그래픽, 로고 등을 자카르 처리한 발랄한 감성의 스웨터가 특히 인기 아이템이다. 그레이 · 베이지 · 네이비 등 기본 컬러 외에도 프롬퓨처라는 이름에 걸맞은 네온 그린, 핑크, 라임 등 경쾌한 컬러와 다양한 배색의 스트라이프 풀오버 아이템은 단연 MZ세대를 유혹할 만한 핫한 감성을 갖췄다.

“미래는 패밀리 비즈니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과 경험, 럭셔리 부티크, 고급 소재, 커팅에지의 이커머스 등이 매우 큰 가격경쟁력”이라고 설립자는 강조한다. 스스로를 패션계 ‘파이오니어 오브 뉴 시스템(pioneer of a new system)’이라 칭하는 설립자 필립 드 에당을 필두로 ‘마주’ 크리에이티브 팀에서 2년간 경력을 쌓은 딸 폴린(Pauline)이 디자인과 스타일을 맡았다. 유럽의 명문 비즈니스 스쿨 ‘ESCP(École Supérieure de Commerce de Paris)’를 졸업한 아들 토마스(Thomas)가 파이낸스와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등 완벽한 팀을 이뤘다.

캐시미어 중량감 20%↑, 가격 30 ~ 50%↓

한편 프롬퓨처는 2018년 캐시미어 라인 첫 론칭 후 아이스울, 실크, 코튼 등 내추럴 소재를 메인 카테고리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며 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시즌 새롭게 선보인 수퍼파인(Superfine) 아이스 울은 캐시미어를 대체할 단독 상품이다. 매우 얇은 원사의 호주산 메리노 울로 제작해 피부에 닿는 느낌이 상쾌하며 봄이나 서늘한 여름밤 착용하기에 적당한 아이템이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실크는 23mm 두께로 중량감과 더불어 부드러운 촉감과 흐르는 듯한 드레이핑이 강점이다. 캐시미어와 코디되는 스커트(99~149유로)나 루즈한 팬츠(169유로) 또는 드레스(149~189유로) 등 단품 아이템으로 제작했다.

또한 기본 티셔츠(35유로)나 스웻셔츠(99유로) 등 코튼 아이템은 100% 코튼과 실크처럼 부드러운 촉감의 피마 코튼, 이보다 한 단계 위로 미국에서만 생산하는 최상급 슈퍼피마 코튼까지 3가지 종류로 선보인다.

아이스 울, 실크, 코튼, 데님 등 라인 확장

이뿐만 아니다. 프롬퓨처는 올봄 처음으로 데님 라인을 론칭했다. 리사이클 코튼 소재의 데님 라인으로 데님 마켓까지 넘보며 브랜드의 확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했다.

스트레이트 · 슬림 · 부츠컷 3가지 컷의 여성 라인 진의 판매가는 110유로, 남성 라인은 스트레이트 · 루즈 · 슬림 3가지로 120유로에 판매한다. 여름 시즌을 겨냥한 쇼츠(69유로)도 선보였다. 등판에 퓨처클럽 자수 패턴을 수 놓은 데님 재킷은 159유로, 컬러풀한 캐시미어에 어울리는 컬러 데님은 옐로 · 라일락 · 핑크 · 그린 등이 125유로, 데님 스커트는 65유로에 3가지의 다른 워싱을 선보였다.

“전반적인 콘셉트는 무엇보다도 최고의 퀄리티 데님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라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폴린은 말했다.“디자인 스튜디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접근으로 컬렉션을 제작할 것인가였다. 프롬퓨처 진들은 모두 패브릭 스크랩(74% 코튼, 25% 리사이클 코튼, 1% 일라스탠)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코튼으로 제작했다. 염색은 물과 에너지, 화학제품을 최소로 사용하는 친환경적인 워싱 과정으로 진행한다”라고 강조했다.

프롬퓨처는 여름 시즌에 맞춰 새로운 상품군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우리는 브랜드 콘셉트에 어울리는 경쾌한 컬러의 리사이클 폴리아미드 소재 스윔 슈트 컬렉션을 선보인다”라고 폴린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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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제르망 플래그십 포함 직영 체제 운영

가파른 성장세에 있는 만큼 남성복도 라인 확장에 나선다. 비스코스 소재의 새로운 셔츠 컬렉션과 컬러풀한 코튼 포플린 셔츠를 라인에 추가한다. 또한 2021년 선보였던 베이스볼 캡 리오더와 더불어 리사이클 코튼 버킷 햇과 스타일리시한 양말 등 ‘헤드 투 토(head to toe)’를 프롬퓨처로 장식할 수 있도록 여러 액세서리 라인을 여름 시즌에 맞춰 공개한다.

론칭 후 터진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운 좋게 캐시미어라는 컴포트 아이템의 적중과 중간업자를 없애고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집중한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프롬퓨처는 현재 생제르맹 플래그십 매장을 포함해 4개의 파리 매장과 남부 휴양 도시 생트로페즈(Saint-Tropez)까지 총 5개의 매장을 직영으로만 운영한다.

경영을 맡은 토마스는 “우리는 유통망을 완전히 컨트롤하기를 원한다. 프롬퓨처는 다른 리테일러를 통해서 만나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에 앞서 올해 상반기 파리에 매장 두 개를 추가할 예정이며 올해 말까지 프랑스 내 주요 도시에 2~3개의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백화점은 해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오스만 블러바드에 위치한 ‘갤러리 라파예트’와 럭셔리 ‘봉 마르쉐’에 남성과 여성 각각 별도의 매장에서 판매한다. 오너인 필립이 쿠카이를 통해 패션 유통, 비즈니스에 노련한 경험이 있는 만큼 장기적 목표로 유럽시장뿐만 아니라 중국 플래그십 매장 오픈까지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7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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