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패션 대기업, 2분기 부진 털고 하반기 올인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3.08.18 ∙ 조회수 10,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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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패션부문, L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부문 등 패션 대기업 5개사가 대부분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2분기 누계 매출로 보면 삼성물산패션부문을 제외한 4개사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했으며 LF는 적자를 기록했다.

대체로 2분기 실적이 미진했던 이들 기업은 지난 2여년간 팬데믹을 겪으며 보복소비의 영향으로 매출이 뛰었지만 올 들어 여행 등 야외활동이 늘고 의류 소비가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또 기존 브랜드 리뉴얼 및 하반기 신규 론칭 브랜드를 준비하면서 투자 금액이 컸던 점도 이유로 든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신규 브랜드를 뉴엔진으로 삼아 매출을 회복하고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만들 계획이다.

동업계에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 여기에 신규 브랜드가 자리잡기까지 최소 1~3년이 걸린다고 봤을 때 실적을 반등하기에는 무리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만큼 하반기 패션 시장 경기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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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패션, 매출•영업익 비교적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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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대기업 중 가장 선방했던 삼성물산패션부문(부문장 이준서)은 2분기 누계 매출이 1조1370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신장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9% 오른 114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한 것은 삼성물산패션부문이 유일하다.

삼성물산패션은 ‘아미’ ‘메종키츠네’ ‘르메르’ 등 신명품 브랜드들이 매출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빈폴’ ‘구호’ ‘르베이지’ 등 기존 브랜드들 역시 계속해서 고급화하고 콘셉트를 정비했던 것이 효과가 있었다. 빈폴의 경우 맨즈, 레이디스, 골프, 액세서리, 키즈 등 전 라인에 걸쳐 리뉴얼하면서 젊은 고객층을 흡수한 것이 주효했다.

하반기에는 ‘자크뮈스’ ‘스튜디오 니콜슨’ ‘가니’ 등 뉴 컨템퍼러리 3인방의 사업 확장으로 매출을 커버할 방침이다. 세 브랜드 모두 모노숍 오픈에 들어가면서 매출이 신장세를 타고 있으며 MZ세대들 사이에 트렌드를 이끄는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패션은 신명품의 인기를 이어갈 다음 타자로 뉴 컨템 3개를 키우는 동시에 자사몰을 통해 론칭한 온라인 브랜드들을 오프라인에도 선보이며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LF, 2분기 적자…수입 컨템 등 리뉴얼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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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대표 오규식, 김상균)의 상반기 실적은 상당히 저조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줄어든 9155억원에 영업손실 25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특히 2분기에 영업손실이 144억원으로 타격을 입었는데 패션사업 보다는 자회사인 코람코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LF는 하반기를 대비해 브랜드별 제품력, 유통망, 콘텐츠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수입 컨템퍼러리 브랜드 강화와 온라인 신규 브랜드 론칭, 그리고 ‘리복’의 매출 외형 확대로 F/W 시즌에 실적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헤지스와 닥스는 LF의 투톱 브랜드로서 고급화하면서 한층 젊은 소비층에 소통하는 데 중점을 둔다.

현재 '바네사브루노' '질스튜어트' '바쉬' 등 여성 컨템퍼러리 브랜드의 리뉴얼을 전체적으로 진행해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또 올해 새롭게 선보인 프랑스 영 쿠튀르 디자이너 브랜드 '빠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빠투는 더현대서울에 이어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을 잇따라 오픈하며 수도권 거점을 확대했다.

또 영국 명문 대학교 캠브리지와 상표권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캠브리지'를 통해 잘파세대 공략에 나섰으며, 리복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한섬, 아스페시~키스 해외 브랜드 투자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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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대표 김민덕)은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4% 늘어난 7516억원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30.5% 줄어든 6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해외사업 매출부문을 강화하면서 관련 투자 비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가브리엘라허스트'와 '베로니카비어드', 스웨덴 브랜드 '아워레가시' '토템' 등과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전개에 나섰다.

이어서 지난달 미국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키스'와 독점 유통 계약을 맺었고, 캐나다 럭셔리 아우터 '무스너클',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아스페시', 스트리트 캐주얼 '런던언더그라운드' 등을 국내에 론칭한다. 올 하반기까지 해외 패션 브랜드 수를 20개까지 늘릴 계획으로 패션 뿐 아니라 향수, 리빙 등 카테고리를 넓혀 수입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전한다.

한편 자체 브랜드인 '타임'은 올해 론칭 30주년을 맞아 글로벌 마켓을 겨냥한 신규 라인 '더타임'을 출시하는 등 국내 톱 브랜드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시스템'과 '시스템옴므'가 2019년부터 10회 연속 파리패션위크에 참가해 글로벌 영업망을 확대한 것을 바탕으로 타임 역시 글로벌화에 도전하며 내수 매출의 한계를 극복하고 브랜드 파워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SI, 셀린느 등 이탈 영향...뉴엔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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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SI, 대표 윌리엄김)은 상반기 누계 매출이 6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2%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7억원으로 60%나 떨어졌다. 이 회사는 ‘셀린느’ 등 캐시카우 브랜드들이 계약 종료의 영향으로 패션부문의 매출이 줄었지만 코스메틱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매출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더불어 하반기에는 패션 브랜드 3개, 코스메틱 브랜드 3개 이상을 새롭게 론칭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프랑스 핫 브랜드 '꾸레쥬'와 미국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리포메이션'을 선보였다. 이어서 패션에서는 컨템퍼러리,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를, 코스메틱에서는 향수와 메이크업 브랜드를 출시해 실적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스튜디오톰보이' '뽀아레' '스위스퍼펙션' 등 자체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추진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전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여성복 ‘보브’와 ‘지컷’의 영업권을 자회사인 신세계톰보이에 오는 9월 1일 양도한다. 양사에서 각각 이뤄지던 생산기능을 하나로 묶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자체 브랜드를 모두 신세계톰보이 법인에서 전담하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브랜드 관련 사업에 주력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코오롱FnC, 프리커~케이트 신규 3개 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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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FnC부문(대표 유석진)은 상반기 누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난 6092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41.5% 줄어든 2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데 대해서는 "기존 브랜드의 리뉴얼 및 신규 브랜드 론칭 준비, ESG, DX 투자 등 지속 성장을 위해 전반적으로 투자가 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인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 ‘지포어’ ‘왁’ 등 아웃도어와 골프 브랜드의 견조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코오롱스포츠의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전년 대비 25%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며 전통 아웃도어 브랜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중국에서의 성장도 괄목할 만하다.

중국 안타그룹과 합작사인 코오롱스포츠차이나를 2017년 설립해 현지 공략에 나선 결과, 올 상반기에만 20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코오롱스포츠차이나는 국내와 비슷한 4000억원대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포어와 왁은 골프웨어 시장이 엔데믹 이후 매출이 저조한 속에서도 차별화된 상품력과 브랜드 파워로 기존 매출을 유지해 나간다.

더불어 하반기에 3개의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할 예정이다. 먼저 남성복 '커스텀멜로우'의 일부 라인이었던 '프리커' 컬렉션을 별도 브랜드로 독립, 커스텀멜로우와는 차별화된 스타일을 선보인다. 또 현대 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자연스러우면서 실용적인 룩을 제안하는 '리멘터리'를 출시한다. 마지막 하나는 '조용한 럭셔리'로 통하는 미국의 '케이트'를 국내에 들여온다. [패션비즈=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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