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아친퀘, "더 편안한 아름다움을 5cm에서 찾다"
이광주 객원기자 (nisus@fashionbiz.co.kr)|23.07.03 ∙ 조회수 2,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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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인 필요에서 시작된 '편안하고 예쁜 구두'
- 데이터를 통해 찾아낸 편안함의 비결, 5cm
- 지속 가능한 가치를 향해 가는 브랜드, 피노아친퀘
사진= 피노아친퀘 이서정 디자이너 ⓒ show N
‘하이힐’과 ‘편안함’은 함께 할 수 없는 단어다. 애초에 하이힐이 신고 다니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용도로 탄생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현대에도 하이힐을 신는다는 것은 더 예쁜 외형을 추구하는 대신 발의 건강과 편안함을 포기하겠다는 각오를 암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핑몰에 올라온 수많은 하이힐 제품 설명 글에 ‘편한’이라는 단어가 항상 존재한다. 결국 소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한 하이힐을 원한다. 시장의 수요는 충분하다. 문제는 기술이다.
피노아친퀘는 유니콘과도 같은 편한 하이힐을 만드는 곳이다. 실제 구매해서 착용해 본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벌써부터 적지 않은 충성고객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들은 어떻게 유니콘을 탄생시켰을까? 그리고 그 유니콘이 향하는 지점은 어디일까? 피노아친퀘의 이서정 디자이너와 김한준 테크니션을 만나보았다.
편안하고 예쁜 신발이 누군가의 멋진 하루를 만든다
사진= 성수동에 위치한 피노아친퀘 쇼룸. 이곳에서는 직접 피노아친퀘의 신발을 신어보며 상담이 가능하다. ⓒ show N
Q. 피노아친퀘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서정: 피노아친퀘는 제가 느꼈던 불편함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탄생했어요. 저는 발목 골절 후유증을 겪고 있어서 늘 운동화를 신고 다녔는데, 장시간 신어도 통증 없이 신을 수 있는 예쁜 구두는 없는지에 대한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편, 김한준 테크니션은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수제화를 제작, 유통하는 것을 보면서 자라왔기 때문에 편안하고 멋진 신발이 누군가의 하루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고 있었죠.
김한준: 2014년에 부모님이 하시던 수제화 제작 공장인 라플로채니를 이어받았어요. 더 감도 있는 연구를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했다가 이서정 디자이너를 만났죠.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다 이서정 디자이너가 겪는 불편을 알았고 그를 보완할 수 있는 구두를 선물했는데 너무 기뻐하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불편함 없이 신을 수 있는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디자이너와 테크니션의 만나 찾아낸 5cm
사진=피노아친퀘의 신발은 5cm 이내의 굽으로 이뤄진다. 발이 가장 편안할 수 있는 높이를 찾는 것이다. ⓒ show N
Q. “피노아친퀘”가 “5까지”를 의미한다는데, 어떤 뜻으로 붙인 브랜드명인가요?
김한준: 사람마다 편안함에 대한 기준점은 다르겠죠. 하지만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5cm의 높이보다 높은 신발을 신으면 발목이 많이 꺾이고,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돼요. 그래서 사람들이 편안하게 신을 수 있도록 5cm보다 낮은 높이의 신발을 선보이고 있어요. 그게 우리 브랜드명이 담고 있는 의미입니다.
이서정: 피노아친퀘의 강점은 디자이너와 테크니션이 함께한다는 거예요. 서로 어떤 신발에 대해 만들지 의논하고 난 다음에 제가 디자인을 던지면, 김한준 테크니션이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렇게 바꿔야 돼” 이러면서 실제로 신었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기술적인 설계를 함께하는 식으로요. 다른 구두 브랜드들이 디자인을 먼저 한 뒤, 제품 설계는 공장에 가서 실제 제작하는 분들에게 의뢰하고 그 의견에 맞춰 수정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요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희는 둘이 딱 이야기하고 끝낼 수 있다는 것에서 정말 큰 장점이죠.
Q. 편안한 하이힐을 만드는 피노아친퀘의 기술력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이서정: 김한준 테크니션이 부모님이 운영하셨던 라플로채니를 이어 받았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라플로채니는 지난 30년 간 대한민국 수제화 산업에서 독보적인 디자인 구현 기술력으로 인정받은 수제화 제작 공장입니다. 피노아친퀘의 모든 제품의 생산, 검품, 납품 등 제조 전체 과정을 책임지고 있죠. 피노아친퀘의 모든 슈즈가 성수동의 자체 제작 공장인 라플로채니 슈즈디자인 연구소에서 이뤄집니다.
김한준: 이곳의 수제화 장인들은 4-50년 동안 같은 공법으로 신발을 반복해서 만든 분들이거든요. 같은 제품인 듯 보여도 숙련된 기술자가 작업한 것은 내구성이 달라요. 정말 집요하게 더 나은 결과를 추구한 덕분에 가지게 된 노하우죠.
사진= 피노아친퀘의 시그니처 스토퍼 장식. 발의 모양이나 붓기에 따라 스토퍼를 조정할 수 있다. 편안함과 디자인을 모두 잡기 위한 기능이다. ⓒ show N
Q. 디자인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이서정: 자체적으로 개발한 R&D센터의 장인들과 꾸준히 연구를 하면서 개발하고 있어요. 런칭 이래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라인이 라운드 토 슈즈 시리즈인데, 60년대 모즈룩의 미니드레스의 쉐입(shape)에서 영감을 받아서 넓고 둥근 형태의 라스트를 개발해서 제작한 것이죠. 토 포인트와 볼을 원처럼 둥글고 넓게 설계해서 발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요. 안정적으로 아치 부분을 받칠 수 있도록 앞 코의 토 스프링도 들리도록 설계했고요.
김한준: 매 시즌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기보다는, 더 나은 착화감에 주안점을 두고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어요. 피노아친퀘 슈즈의 시그니처인 스토퍼 장식은 하이힐을 신어봤다면 누구나 느껴 보셨을 발가락이 조이는 통증, 뒤꿈치가 헐떡거리는 것, 복숭아뼈와 뒤꿈치 부위의 피부가 까지는 것들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개발한 디자인 포인트입니다. 밴드를 유연하게 조절해서 다양한 발 모양이나 발의 붓기에 따라 사이즈 조절을 할 수 있게 만든 거죠.
소비자를 알기 위해 직접 카카오톡 상담까지 나서는 대표
사진= 피노아친퀘는 소비자와 직접 상담하며 얻은 피드백을 통해 끊임없는 보완이 이뤄진다. ⓒ show N
Q. 소비자들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이서정: 저희는 재구매율이 많아요. 시즌을 런칭 할 때마다 3개씩, 4개씩 사는 분도 있고, 엄마가 신다가 딸을 사주고, 딸이 신다가 엄마한테 선물해주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제가 카카오톡으로 일일이 다 상담을 진행합니다. 신으시면서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사이즈 고민은 없는지. 온라인으도 소통을 하고요. 그러다보니 그분들도 저희를 좀 더 가깝게 느끼시는 거 같고 재구매율도 높은 것 같아요.
김한준: 저희가 작년에 성수동에 쇼룸을 오픈했어요. 그동안은 소비자들이 구매 전에 신발을 신어볼 공간이 없었는데, 이제는 오셔서 직접 신어보시고, 불편한 부분을 말씀하면 또 다른 것을 추천해드리기도 하고.
흔들리지 않는 아이덴티티 위에 가치를 더하는 브랜드
사진= 매 시즌 새로운 디자인을 앞다투어 내놓기보다는,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신을 수 있는 신발을 만드는 것. 그것이 피노아친퀘가 고요하지만 단단하게 충성고객을 넓혀가는 방식이다. ⓒ show N
Q. 피노아친퀘의 아이덴티티는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이서정: 피노아친퀘만의 컬렉션은 브랜드를 이루는 근간인 네 가지 키워드 위에서 이뤄져요. 독창성(Creative), 기능(Functional),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Timeless), 장인정신(Craftmanship)이요. 그 위에서 독창적인 라스트와 색상, 기능적인 장식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죠.
김한준: 독창적이고 기능적인 슈즈를 위해 꾸준하게 연구, 개발하고, 더 나아가 한 사람의 스타일링과 편안한 발걸음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컬렉션을 가장 베이스에 두고 있어요.
Q.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 나갈 예정이신가요?
이서정: 저희의 타겟은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가치가 담긴 슈즈로 패션을 완성하는 여성이예요. 그 가치에는 다양한 것이 들어갈 수 있겠지만, 지속 가능성을 빼놓을 수 없죠. 그래서 시즌에 구애받기 보다는 더 지속가능한 구두를 만들려고 합니다. 더 좋은 소재와 제대로 된 공정으로 제작한 슈즈를 오래도록 내 발에 맞게 길들여 신을 수 있도록요.
김한준: 최근에 지속가능한 패션에 관심이 높은데, 모든 소재와 부자재를 환경친화적으로 바꾸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커요. 그래서 저희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 자원과 자재를 최대한 활용해서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거죠. 브랜드 대표 아이템인 플랫슈즈도 순환성을 고려해서 제품 수명을 늘릴 수 있게 고안한 공법으로 제작했습니다.
이서정: 이번 시즌에 비건타이거(Vigan Tiger)와 슈즈 디자인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하기도 했어요. 지난 3월 패션위크에 이어 이번 가을에도 패션위크에서 선보일 예정인데, 앞으로도 피노아친퀘의 브랜드 철학에 맞는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해보려고 해요. 패션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지속 가능한 라이프를 추구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함께할 예정입니다. 우리의 작은 변화를 세상에 계속 알리려야죠.
“편하고 예쁜 슈즈.” 이보다 더 명확한 아이덴티티가 있을 수 있을까?
기자가 피노아친퀘의 이서정 디자이너와 김한준 테크니션을 만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명확함이었다. 그리고 그 명확함은 의미 없는 수식과 그럴 듯한 레토릭을 벗어던지고,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분명한 철학과 그를 실현 가능한 기술력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편안한 발이 멋진 하루를 만들 듯, 명확한 아이덴티티는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낸다. 그것이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이다.
- 데이터를 통해 찾아낸 편안함의 비결, 5cm
- 지속 가능한 가치를 향해 가는 브랜드, 피노아친퀘
‘하이힐’과 ‘편안함’은 함께 할 수 없는 단어다. 애초에 하이힐이 신고 다니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용도로 탄생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현대에도 하이힐을 신는다는 것은 더 예쁜 외형을 추구하는 대신 발의 건강과 편안함을 포기하겠다는 각오를 암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핑몰에 올라온 수많은 하이힐 제품 설명 글에 ‘편한’이라는 단어가 항상 존재한다. 결국 소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한 하이힐을 원한다. 시장의 수요는 충분하다. 문제는 기술이다.
피노아친퀘는 유니콘과도 같은 편한 하이힐을 만드는 곳이다. 실제 구매해서 착용해 본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벌써부터 적지 않은 충성고객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들은 어떻게 유니콘을 탄생시켰을까? 그리고 그 유니콘이 향하는 지점은 어디일까? 피노아친퀘의 이서정 디자이너와 김한준 테크니션을 만나보았다.
Q. 피노아친퀘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서정: 피노아친퀘는 제가 느꼈던 불편함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탄생했어요. 저는 발목 골절 후유증을 겪고 있어서 늘 운동화를 신고 다녔는데, 장시간 신어도 통증 없이 신을 수 있는 예쁜 구두는 없는지에 대한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편, 김한준 테크니션은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수제화를 제작, 유통하는 것을 보면서 자라왔기 때문에 편안하고 멋진 신발이 누군가의 하루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고 있었죠.
김한준: 2014년에 부모님이 하시던 수제화 제작 공장인 라플로채니를 이어받았어요. 더 감도 있는 연구를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했다가 이서정 디자이너를 만났죠.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다 이서정 디자이너가 겪는 불편을 알았고 그를 보완할 수 있는 구두를 선물했는데 너무 기뻐하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불편함 없이 신을 수 있는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Q. “피노아친퀘”가 “5까지”를 의미한다는데, 어떤 뜻으로 붙인 브랜드명인가요?
김한준: 사람마다 편안함에 대한 기준점은 다르겠죠. 하지만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5cm의 높이보다 높은 신발을 신으면 발목이 많이 꺾이고,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돼요. 그래서 사람들이 편안하게 신을 수 있도록 5cm보다 낮은 높이의 신발을 선보이고 있어요. 그게 우리 브랜드명이 담고 있는 의미입니다.
이서정: 피노아친퀘의 강점은 디자이너와 테크니션이 함께한다는 거예요. 서로 어떤 신발에 대해 만들지 의논하고 난 다음에 제가 디자인을 던지면, 김한준 테크니션이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렇게 바꿔야 돼” 이러면서 실제로 신었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기술적인 설계를 함께하는 식으로요. 다른 구두 브랜드들이 디자인을 먼저 한 뒤, 제품 설계는 공장에 가서 실제 제작하는 분들에게 의뢰하고 그 의견에 맞춰 수정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요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희는 둘이 딱 이야기하고 끝낼 수 있다는 것에서 정말 큰 장점이죠.
Q. 편안한 하이힐을 만드는 피노아친퀘의 기술력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이서정: 김한준 테크니션이 부모님이 운영하셨던 라플로채니를 이어 받았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라플로채니는 지난 30년 간 대한민국 수제화 산업에서 독보적인 디자인 구현 기술력으로 인정받은 수제화 제작 공장입니다. 피노아친퀘의 모든 제품의 생산, 검품, 납품 등 제조 전체 과정을 책임지고 있죠. 피노아친퀘의 모든 슈즈가 성수동의 자체 제작 공장인 라플로채니 슈즈디자인 연구소에서 이뤄집니다.
김한준: 이곳의 수제화 장인들은 4-50년 동안 같은 공법으로 신발을 반복해서 만든 분들이거든요. 같은 제품인 듯 보여도 숙련된 기술자가 작업한 것은 내구성이 달라요. 정말 집요하게 더 나은 결과를 추구한 덕분에 가지게 된 노하우죠.
Q. 디자인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이서정: 자체적으로 개발한 R&D센터의 장인들과 꾸준히 연구를 하면서 개발하고 있어요. 런칭 이래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라인이 라운드 토 슈즈 시리즈인데, 60년대 모즈룩의 미니드레스의 쉐입(shape)에서 영감을 받아서 넓고 둥근 형태의 라스트를 개발해서 제작한 것이죠. 토 포인트와 볼을 원처럼 둥글고 넓게 설계해서 발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요. 안정적으로 아치 부분을 받칠 수 있도록 앞 코의 토 스프링도 들리도록 설계했고요.
김한준: 매 시즌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기보다는, 더 나은 착화감에 주안점을 두고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어요. 피노아친퀘 슈즈의 시그니처인 스토퍼 장식은 하이힐을 신어봤다면 누구나 느껴 보셨을 발가락이 조이는 통증, 뒤꿈치가 헐떡거리는 것, 복숭아뼈와 뒤꿈치 부위의 피부가 까지는 것들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개발한 디자인 포인트입니다. 밴드를 유연하게 조절해서 다양한 발 모양이나 발의 붓기에 따라 사이즈 조절을 할 수 있게 만든 거죠.
Q. 소비자들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이서정: 저희는 재구매율이 많아요. 시즌을 런칭 할 때마다 3개씩, 4개씩 사는 분도 있고, 엄마가 신다가 딸을 사주고, 딸이 신다가 엄마한테 선물해주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제가 카카오톡으로 일일이 다 상담을 진행합니다. 신으시면서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사이즈 고민은 없는지. 온라인으도 소통을 하고요. 그러다보니 그분들도 저희를 좀 더 가깝게 느끼시는 거 같고 재구매율도 높은 것 같아요.
김한준: 저희가 작년에 성수동에 쇼룸을 오픈했어요. 그동안은 소비자들이 구매 전에 신발을 신어볼 공간이 없었는데, 이제는 오셔서 직접 신어보시고, 불편한 부분을 말씀하면 또 다른 것을 추천해드리기도 하고.
Q. 피노아친퀘의 아이덴티티는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이서정: 피노아친퀘만의 컬렉션은 브랜드를 이루는 근간인 네 가지 키워드 위에서 이뤄져요. 독창성(Creative), 기능(Functional),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Timeless), 장인정신(Craftmanship)이요. 그 위에서 독창적인 라스트와 색상, 기능적인 장식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죠.
김한준: 독창적이고 기능적인 슈즈를 위해 꾸준하게 연구, 개발하고, 더 나아가 한 사람의 스타일링과 편안한 발걸음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컬렉션을 가장 베이스에 두고 있어요.
Q.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 나갈 예정이신가요?
이서정: 저희의 타겟은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가치가 담긴 슈즈로 패션을 완성하는 여성이예요. 그 가치에는 다양한 것이 들어갈 수 있겠지만, 지속 가능성을 빼놓을 수 없죠. 그래서 시즌에 구애받기 보다는 더 지속가능한 구두를 만들려고 합니다. 더 좋은 소재와 제대로 된 공정으로 제작한 슈즈를 오래도록 내 발에 맞게 길들여 신을 수 있도록요.
김한준: 최근에 지속가능한 패션에 관심이 높은데, 모든 소재와 부자재를 환경친화적으로 바꾸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커요. 그래서 저희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 자원과 자재를 최대한 활용해서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거죠. 브랜드 대표 아이템인 플랫슈즈도 순환성을 고려해서 제품 수명을 늘릴 수 있게 고안한 공법으로 제작했습니다.
이서정: 이번 시즌에 비건타이거(Vigan Tiger)와 슈즈 디자인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하기도 했어요. 지난 3월 패션위크에 이어 이번 가을에도 패션위크에서 선보일 예정인데, 앞으로도 피노아친퀘의 브랜드 철학에 맞는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해보려고 해요. 패션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지속 가능한 라이프를 추구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함께할 예정입니다. 우리의 작은 변화를 세상에 계속 알리려야죠.
기자가 피노아친퀘의 이서정 디자이너와 김한준 테크니션을 만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명확함이었다. 그리고 그 명확함은 의미 없는 수식과 그럴 듯한 레토릭을 벗어던지고,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분명한 철학과 그를 실현 가능한 기술력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편안한 발이 멋진 하루를 만들 듯, 명확한 아이덴티티는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낸다. 그것이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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