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강자 무너진 핸드백 시장, 지금이 기회!

hyohyo|18.01.15 ∙ 조회수 18,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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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를 지난 패션 시장에 '세대 교체'는 이제 보편화된 흐름이지만 특히나 핸드백 마켓에서의 세대 교체는 속도와 방향이 모두 심상치 않다. 유니크한 아이템을 내세운 디자이너 브랜드, 가성비로 무장한 중저가 브랜드, 잡화 라인에 가세하는 의류 브랜드까지…. 소비자들은 브랜드 로열티보다 상품 자체의 매력도로 구매를 결정한다. 「닥스ACC」「MCM」「루이까또즈」「메트로시티」 등 4대 브랜드와 동반 성장해온 핸드백 마켓은 이들의 부진과 함께 강자없는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13.3%의 성장율을 보인 2011년 이후 성장세가 무뎌지긴 했지만 여전히 핸드백 시장의 전체 규모는 2조7600억으로 커지고 있다. 늘어난 파이의 몫이 제도권 브랜드의 몫이 아닐 뿐. 소수의 빅 브랜드가 마켓 셰어를 나누며 누가 시장을 제패하느냐를 겨루던 호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그렇다면 주인 없는 혼란한 시장 흐름을 틈타 존재감을 드러내는 신진 세력은 누가 있을까? 과거와 같이 원 브랜드가 시장 전체 트렌드를 리딩하지 못하다 보니 톡톡 튀는 상품력만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브랜드가 그 주인공이다. 덩치가 큰 기성 브랜드에서는 쉽사리 적용할 수 없는 △ 시즌 리미티드로 소비 욕구를 높인 컬렉션 △ 적은 물량으로 빠른 피드백이 가능한 조직 구조 △ 과감한 소재 믹스 시도 등으로 참신함을 불러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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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여성복 디자이너의 이유있는 핸드백 도전!

최근 핸드백 시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히트 아이템의 탄생 경로를 추적하다 보면 재밌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전문 브랜드가 아닌 여성복, 주얼리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구색 상품으로 출발해 매출을 견인하는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잘 만든 하나의 아이템을 수년에 걸쳐 몇 천 개씩 판매하는 것을 제1의 상품 전략으로 삼던 기성 브랜드에서는 당해낼 수 없는 트렌디한 상품을 당 시즌에 모두 완판하는 것이 뉴 페이스들의 공통 전략이다. '잇백'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없이 유연한 사고에서 나온 이업종과의 콜래보레이션도 이들이 시너지를 내는 방법 중 하나다.

빠른 트렌드 변화와 커스터마이징 시대 환경에 살아 남기 위해 매 시즌 어떻게든 ‘새로움’을 전달하는 것에서 기성 브랜드보다는 몸집이 가벼운 디자이너 브랜드가 큰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 또 의류, 주얼리 브랜드에서 시즌 콘셉트에 맞는 스타일링을 제안하기 위해 직접 제작한 구색 상품이 히트를 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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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고보」 「하이칙스」 「소프트서울」 시즌템 히트

대표적으로는 더고보(대표 박보람)에서 전개하는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 「더고보」의 '아노백', VH디자인컴퍼니(대표 서보람)에서 전개하는 커스텀 주얼리 「빈티지헐리우드」의 세컨드 브랜드로 출발해 이제는 토털 브랜드로 자리잡은 「하이칙스」 '디즈니 콜래보레이션 트렁크백', 소프트(대표 진민경)의 여성복 「소프트서울」에서 출시한 '런치 박스' 가방과 '트라이앵글백' 등이 있다.

고보람 디자이너의 「더고보」는 지난 15 F/W 컬렉션부터 가방 아이템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미니멀리즘한 주얼리 아이템을 바탕으로 의류, 가방 컬렉션까지 K패션을 대표하는 패션 레이블로 성장하는 길목엔 지난 17 S/S 시즌 대성공을 거둔 '아노백'이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팔찌가 가는 손목에 맞지 않아 직접 액세서리를 제작하며 브랜드를 론칭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주얼리 컬렉션과 어울리는 의류와 가방을 고 대표의 스타일로 풀어낸다. 불어로 '고리'라는 뜻의 아노백은 출시 직후부터 쭉 반응이 있어 왔지만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대란템으로 자리잡은 케이스다. 핸드백 전문 브랜드가 아니다 보니 시행착오도 있지만 이를 대응하는 방식에서 남다르다.

피드백을 통해 업그레이드한 아노백 버전 2는 특유의 클래식한 디자인에 시그니처인 고리 디테일로 포인트를 그대로 살리돼 내구성과 디테일을 보완했다. 안감 없이 소가죽 안쪽 면을 염색 가공하면서 생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내부 상단 동일 가죽과 하단의 100% 면을 연결했다. 또 홀겹 스트랩으로 인해 생겼던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면 동일 가죽을 사용해 개선했으며 실용성을 더욱 업그레이드 해 내부 포켓까지 추가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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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콜래보 핸드백 시리즈, 22차 리오더까지

VH디자인컴퍼니(대표 서보람)에서 전개하는 「하이칙스」는 지난 16 S/S 시즌 디즈니와 협업한 3번째 컬렉션을 선보이며 주얼리 브랜드를 넘어 핸드백을 메인으로 하는 토털 잡화 브랜드로 턴어라운드했다. 지난 2014년 캐릭터 주얼리 브랜드로 론칭한 「하이칙스」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디즈니와 콜래보레이션한 컬렉션을 선보이며 특히 핸드백 아이템의 경우 22차 리오더까지 진행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서보람 대표는 "디즈니 콜래보를 진행하며 핸드백 아이템에 처음 도전했을 때만 해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주얼리보다 핸드백은 크기가 다양해 표현이 더 자유롭기에 재밌게 작업했다"고 말한다. 이어 "첫번째와 두번째 협업 라인에서 핸드백에 대한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좋아 자신감을 가지고 핸드백을 메인으로 전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힌다.

이로써 이 회사에서 전개하는 「빈티지헐리우드」는 커스텀 주얼리 브랜드이자 국내 1세대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로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을 유지하고, 세컨드 브랜드로 시작한 「하이칙스」는 핸드백, 액세서리, 주얼리까지 대중성 강한 상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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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 박스·에코백 등 비피혁 가방, 시즌 대란템으로

캔버스 소재의 런치 박스 가방과 'SOFT'라는 로고를 넣은 삼각형 형태의 트라이앵글백은 8차 리오더까지 진행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런치 박스'의 메인 바디는 캔버스 광목을 사용했고 상단과 하단에는 소가죽을 믹스해 기성 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과감한 소재 믹스가 참신한 반응을 이끌었다.

트라이앵글백 역시 메인 바디를 소가죽을 하고 기본으로 제공하는 캔버스 스트랩 뿐 아니라 가죽 스트랩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해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에는 페이크 퍼로 제작한 '소프트 펌킨 백'과 폴리 100%의 '소프트 밍키 백'까지 내놓으며 자유자재로 다양한 소재를 넘나드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기성 브랜드에서 퍼 참, 퍼 스트랩 등 액세서리 위주의 시즌 아이템으로 내세우는 것과 비교해 과감함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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