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이끌 떠오르는 패션 주역들!③
남성에게 특별한 자신감 입혀요
“‘진정한 명품은 자신감을 입히는 것’. 비즈니스 캐릭터 캐주얼을 만들면서 늘 마음에 두는 말이에요.” 남성복 「미유미(meyoomi)」를 전개하는 추유미 디자이너의 말이다. 편안하지만 중요한 자리에 나가도 부끄럽지 않은 옷, 디자인과 고퀄리티로 입는 사람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유미」의 목표다.
추 디자이너는 ‘후즈넥스트’에 지난 2013년부터 6번 참여해, 1500~2000개 업체 중 선택된 50개 업체만 참여하는 ‘캣워크(Catwalk)’에 한국 디자이너로 드물게 3년 내내 올랐다. 현재 오프라인 쇼룸은 소규모이지만 어쩐지 그녀의 셔츠가 익숙한 것은 많은 국내 셀러브리티들이 입고 등장하기 때문이다. 요청이 끊임없이 들어와 유명인들의 셔츠로 눈도장을 찍고 있다.
그녀의 옷들은 평범한 듯하지만 특별하고, 단아한 듯하면서도 과감한 디테일을 보여 준다.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접목한 유니크한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도시적이고 절제된 컨템포러리 룩이다. 현재 정통 슈트가 많지만 앞으로 캐주얼을 좀 더 늘리고, 현재 20대 중반~30대 초반인 타깃을 40대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슈트보다는 캐주얼에, 20대보다는 30대에 기성복으
로는 채우기 어려운 니즈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종종 30대 후반 남성이 중요한 날 아침 옷장 앞에 섰다고 생각해 봐요. 나이보다 젊은 이미지를 풍기고 편안하지만 격식도 갖춘 옷은 뭘까요? 다양한 기성 브랜드가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생각보다 선택의 폭이 좁아요.” 이제 3년밖에 되지 않은 브랜드이지만 추 디자이너는 남성 소비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홈쇼핑 MD로 5년, 셔츠가 중심이 되는 도·소매 패션회사의 디자이너로 10년간 셔츠를 만들고 판매한 경력 덕분이다.
“올해 저희 셔츠의 가장 큰 변화는 배 둘레 확장이에요. 30대 이상이 부담 없이 입기에는 타이트한 면이 있거든요(웃음).” 이렇게 말하는 그녀의 「미유미」는 스타일과 특별함이 살아 있되 어렵지 않다. 올해 중국 백화점을 포함 3개 이상 매장 오픈을 앞둬, 앞으로도 ‘남성에게 자신감을 주는 센스 있고 깔끔한 옷’이라는 모토로 나아갈 계획이다.
남성성 담은 여성복의 이중적 美
핀스트라이프 패턴에 직선적인 실루엣, 모노톤 컬러에서 풍겨 나오는 시크함까지. 한눈에 봐도 ‘멋있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남성복 브랜드임에 의심이 없다. 반전은 여성복이라는 사실이다. 바로 안희철 디자이너의 브랜드 「조셉안(Joseph Ahn)」이다.
왜 굳이 남성복이 아니라 ‘남성복 같은 여성복’을 만들게 됐을까? “남자들이 여자 옷을 입는 경우는 드문데 그 반대 경우는 의외로 많아요. 여성들이 박시한 핏을 찾아 남성 라인 상품을 구매하거나 테일러드 슈트를 입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그런데 여성복 중에는 남성적인 디테일을 쓰는 브랜드가 없더라고요. 확실히 차별화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라고 그는 답했다.
서울사사다패션스쿨을 졸업한 안희철 디자이너는 1년 반의 준비기간 끝에 지난 2014년 「조셉안」을 론칭했다. 그의 영문 이름이자 브랜드 네임인 조셉은 ‘꿈을 꾸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성경 속에서 가져왔다. 노예로 팔려 갔다 이집트 총리가 된 조셉의 삶을 본받고 싶어 지은 이름이라고.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안희철 디자이너는 인터뷰 바로 전날에도 필리핀 빈민촌에서 선교를 마치고 돌아왔을 정도로 신앙심이 깊다.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안희철 디자이너. 살짝 들여다본 그의 작업실 벽에는 흑백 사진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그는 “주로 이 사진들을 보면서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얻어요. 컬러 사진은 색이 정해져 있지만 흑백은 상상을 하면서 제 머릿속에 있는 색깔들을 마음대로 입힐 수 있잖아요. 특히 1900년대 초반의 사진들을 좋아해요. 딱 그 시대에서만 풍기는 분위기가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이번 F/W시즌 첫 해외 진출에 도전하는 「조셉안」은 국내에서는 백화점과 편집숍 위주로 10군데 정도에 입점할 계획이다. 이전에 ‘W컨셉’ ‘플로우’ 등의 편집숍과 롯데백화점 본점에도 정식 매장으로 들어갔지만 현재는 국내 유통망이 없는 상황이다. 향후 패션 페어와 트레이드 쇼에도 참가하면서 한층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전개할 것임을 내비쳤다.
안희철 디자이너는 먼 미래에 사회복지재단과 세계적인 패션스쿨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브랜드의 디자이너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안 된다면 제가 가르친 학생이라도 그렇게 만들고 싶어요(웃음). 신기하게 제가 입 밖으로 내뱉은 건 다 이루어지더라고요”라고 말하는 그의 두 눈에서 빛나는 열정이 보였다.
컨스트럭션 갖춘 여성 재킷 전문
“남성 재킷은 절제됨 속에 그만의 구조와 문법이 갖춰져 있다. 이 점이 남성 재킷에서 내가 느낀 매력이다. 다수의 여성 재킷은 실루엣은 있을지 몰라도 정작 재킷만의 컨스트럭션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았다. 남성의 방법을 적용해 다른 여성 재킷보다 갖춰지고 너무 딱딱하지 않은 패션 재킷을 선보였다.”
눈웃음이 매력적인 박다혜 디자이너는 여성스러운 이미지와는 달리 딱 떨어진 여성 재킷으로 지난 F/W 패션위크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연세대학교 의류환경학과를 나온 스마트한 그녀는 “재킷만의 공식이 있다. 하나하나 계산하며 옷을 만든다. 제대로 갖춰진 재킷을 입어 멋지고 당당한 여성의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쿠튀르보다는 컨템포러리 감성을 많이 담았고 재킷에만 담을 수 잇는 클래식한 요소도 가져간다. 가격대도 리즈너블하다.
S/S는 12만~19만원이다. F/W는 조금 높은 가격대로 재킷은 30만~50만원, 코트는 50만~80만원으로 가져간다. 그녀는 “특히 「데이파크」를 찾는 손님은 세트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데이파크」만의 느낌을 살린 재킷을 받쳐 줄 하의까지 매치해 퍼펙트한 룩을 완성하려는 것이 이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의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한 달 전 서울 청담동 쇼룸을 오픈했는데 특이한 점이 모녀 손님이 많다는 점. 특히 젊은 어머니들 사이에서 수요가 상당하다. 날씬하고 세련된 어머니들이 본인의 물리적 나이보다 살짝 영한 느낌의 「데이파크」를 찾아와 마냥 어려 보이지 않으면서 젊어 보이는 이 브랜드만의 느낌을 입는다.
박 디자이너는 “고객들에게 편안하고 도심 속에서 취할 수 있는 휴식 같은 브랜드가 되고 싶다. 이름을 따서 만든 브랜드 이름처럼 ‘파크(Park)’와 같이 쉴 수 있는 그런 브랜드로 기억에 남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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