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두 女帝 화려한 등극!
뉴셀러콘 3700억 가치로 주목
“우리 딸들 좀 광고하겠소.” 201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쇼에 나타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말이다. 딸들의 손을 꼭 붙잡고 좌부진 우서현을 전면에 내세운 그날 이 회장의 얼굴엔 흥분한 기색이 감돌았다. 그리고 그해 이부진은 호텔신라 사장으로, 이서현은 제일모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타이밍에 당시 이건희표 광고는 이슈를 모았다.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 상무로 승진하기 전인 2004년 대비 2011년 매출 신장률은 325%. 같은 해 상무로 승진한 이서현 부사장 역시 2004년 대비 2011년 제일모직 매출 신장률은 54%다. 이 중에서 제일모직의 핸디캡이었던 여성복은 257% 신장했다. 숫자로 판가름 나는 비즈니스 구조에서 중간 성취과정을 제외하고 결과만 봤을 때, 지금까지는 일부가 아직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한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수치외에 그녀들이 만들어 낸 무형의 가치는 300% 이상 신장했다. 공식석상에 등장할 때마다 언론으로부터 두 딸은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대중은 그녀들의 사진을 블로깅한다. 화려한 그녀들의 외출(?)에 수천 장의 사진과 영상이 온라인을 들썩이며 몇 시간 동안 포털 사이트 메인화면에 파파라치 컷이 게재된다.
국내에서 그간 어떤 재벌에도 이런 시선을 전 국민이 들이댄 적은 없다. 역사적으로 재벌들에 꽂히던 질투심이 아니다. 젊은이들은 이들을 향한 부러움과 뜨거운 관심을 숨기지 않는다. 대체 이런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녀들이 이끄는 호텔신라 제일모직도 인구에 회자되며 기업들의 이미지 변화는 물론 ‘삼성’이라는 권위적이고 다분히 보수적인 브랜드에 영향을 끼친다. ‘호텔신라=루이뷔통 면세점, 전통적인 요소에 모던함과 럭셔리를 녹여낸 호텔’, ‘제일모직=10코르소코모, 가장 핫한 것들을 재빠르게 다루는 패션회사’.
기와집 직물회사…. 전형적인 굴뚝기업과 하품 나는 키워드가 연상되던 과거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다. 기업의 CI변경 시 간판 교체 비용만으로도 몇백억원이 드는 시점에서 무형의 이미지를 바꾸고 브랜드 파워를 키운 금액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셀러콘으로 등극한 이부진과 이서현이 있다.
패션비즈 본지에서는 그녀들이 불러온 경제가치를 다각도로 분석해 봤다. ▲실제적인 매출액 상승 ▲경영참여 후 각 사업군의 포트폴리오 변화 ▲그에 따른 이미지 상승효과, 언론 노출에 따른 광고효과까지. 도도한 상속녀에서 똑똑한 파워우먼으로 로열패밀리에 대한 인식을 바꿔가고 있는 삼성가 여제들의 경제학. 똑 소리 나는 두 자매가 빚어낸 재미있는 결과들을 A부터 Z까지 파헤쳐본다. <편집자 주>
女帝들 발걸음 위풍당당~
지난 6월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리 ‘2012 호암시상식’에 나타난 셀러콘*에 화제가 모아졌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자매. 이서현 부사장은 이날 자사브랜드인 「에피타프」 재킷과 팬츠를 입고 나왔다. 40만원대 재킷, 30만원대 팬츠, 19만원대 톱으로 ‘백만원 재벌패션’으로 유명세를 탔다. 흥미로운 점은 셀러브리티가 등장할 때마다 누가 무엇을 입었나 분석하고 찾아내기 바쁜데 해당 브랜드에서 친절하게 가격대와 특징까지 정리해 놓았다는 것.
시상식이 끝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시리얼 넘버까지 상세히 적힌 내용이 「에피타프」 블로그에 포스팅됐다. 그리고 이날 이 부사장의 정장차림 견적서(?)를 보기 위해 수천명의 사람들이 블로그를 찾았고 이 콘텐츠는 무서운 속도로 확산돼 온라인 공간을 돌아다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여사,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이제 스포트라이트는 삼성가의 ‘딸’들에게 맞춰진다. 그녀들이 어떤 옷을 입고 나왔나, 어떤 움직임을 보였나, 어떤 표정을 지었나, 한발 더 나아가 어떤 사업을 준비 중인가. 심지어 이들이 나타나는 마트와 백화점의 평범(?)한 일상의 모습은 더욱 대중에게 관심의 대상.
비즈니스도 OK, 비호감 재벌 이미지 깨고 호감도 ↑
이런 상황은 ▲두 자매의 강력한 오너십 ▲똑똑한 언론노출 마케팅 효과 ▲대중의 재벌가 로열패밀리에 대한 인식변화가 맞물려 재미있는 결과를 낳았다. 상무 진급 이후 지금까지 그녀들의 경제적 가치를 따져보면 약 3700억원으로 추산된다(경제가치 도표 참고). 이는 매출액과 신장률을 바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효과까지 산출한 금액이다. 이 경제력은 현재 이들의 스코어를 가늠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돈’의 가치를 갖고 그녀들이 삼성에 있는 한 +α로 배가할 수 있는 잠재성과 폭발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10년 1월을 시작으로 공식석상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한 두 자매의 행보는 셀러브리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기존의 재벌가 연상 작용에서 한 단계 진화해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한발 더 나아가 매출로까지도 이어지는 셀러콘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넥타이 차림의 아저씨 부대에서 「발망」 「구호」 「띠어리」를 입은 두 자매의 우먼파워는 2005년 상무 승진 후 본격화됐다.상무 승진 후, 호텔신라 325% 여성복 257% 신장호텔신라는 2009년 전체 매출액 1조원 돌파, 2010년에는 면세유통 부문에서만 1조2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제일모직은 패션 부문에서 지난해 1조6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으며 토종 브랜드 「빈폴」은 5900억원을 돌파했다. 제일모직의 최대 약점이었던 여성복 부문은 2004년 980억원에서 지난해 3500억원대의 놀라운 외형을 이뤘다.
이부진 사장의 야심작으로 통하는 면세유통 부문은 호텔신라 전체 매출에서 80% 비중을 차지한다. 롯데면세점에 치여(?) 후발 이미지를 면치 못하던 신라면세는 이제 그 존재감이 명확하다. 2009년 서울지역 면세점 사업 평균 신장률이 17%였을 때 신라면세점은 무려 49% 신장했다. 인천공항 신라면세점을 시작으로 세계 최초 「루이뷔통」 면세점 입점을 성공시키며 호텔신라는 면세 사업에 화려한 꽃을 피웠다. 이 매장은 연간 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현 부사장은 어떨까. 제일모직에서 오랫동안 갈 길을 몰라 헤매던 여성복 사업은 작년 3000억원대에 진입했다. 「구호」로 뉴욕컬렉션에 이어 파리, 밀라노에 진출하고 「르베이지」 「데레쿠니」 「에피타프」를 연이어 런칭하며 2004년 전체 매출에서 9% 비중이던 여성복을 20%까지 끌어올렸다.
명품 사업에서는 또 어떠한가. 방향도 불투명했던 제일모직의 수입사업은 이제 각종 톱 브랜드의 국내 전개권 쟁탈전에서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과거 ‘삼성의 이미지’를 우려해 소극적이었던 이들의 태도는 이제 온데간데없다. 결과 제일모직은 이 부문에서 국내 대표급 업체들을 제치고 「토리버치」와 「릭오웬스」 「꼼데갸르송」 등의 전개권을 따냈다. 투자 대비 효과면에서 전문경영인이었다면 절대로 추진할 수 없는 이탈리아의 편집숍 10코르소코모(이하 10CC) 역시 계산기로 두들기면 ‘안 남는 장사’지만 제일모직은 이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 이미지 우려해 보수적이었던 태도 ‘No’
이제 이들은 강력한 오너십을 병풍 삼아 전 세계 패션기업들을 접촉하며 사업의지를 자신 있게 밝힌다. 이와 함께 그녀의 히든카드로 꼽히는 토종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제일모직의 것이 아닌 ‘이서현의 「에잇세컨즈」’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브랜드 육성과 글로벌 브랜딩에도 적극적이라는 이미지 메이킹뿐만 아니라 순수한 그녀의 작품이라는 점을 제일모직은 적극적으로 마케팅한다. 그 결과 이 브랜드는 올봄 런칭하자마자 1분기 누적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경제효과에 기본을 둔 대전제는 바로 오너십.
이부진 이서현씨에게 오너십은 단순한 경영도구가 아닌 사업 특성에 맞게 다양한 얼굴을 갖고 녹아드는 최대 무기로 발현된다. 요즘 같은 불확실한 시대에 미래를 예측하고 과감히 베팅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큰 자산이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에서 여성복과 SPA 브랜드에 수백억원을 투자하고 ‘영원히 남지 않을 것’이라는 주변의 비아냥거림을 받는 10CC사업, 면세점의 「루이뷔통」 유치, 호텔신라가 「에르메스」 매장을 지상 1층으로 올린 것과 같은 추진력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반대세력이 있고 당장은 마이너스여도 미래를 위해 확실하게 투자하고 장기전으로 이를 이어갈 수 있는 의사결정과 함께 여건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강력한 오너십’ 최대 무기로 스피디한 경영능력
호텔신라와 제일모직에 잘 나가는 인재들이 몰리는 것도 이 같은 오너십의 결과로 볼 수 있다. 과거 인재들이 대기업을 꺼리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었는데 이제 두 자매는 인재들과 직접 소통한다.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에 대대적인 인사개혁을 단행하고, 신규 브랜드 런칭 때마다 제일모직에 엘리트 인재가 몰리면서 이들의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잘 만들어질 수 있는 기본 여건이 갖춰지게 된 것.
이서현 부사장은 중요 사업부의 임원급은 물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관한 한 적극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구호 전무(패션2부문 Executive CD)와 권오향 전무(에잇세컨즈 CD), 신명은 상무(빈폴 CD) 등과도 종종 핫라인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와 제일모직을 난다 긴다 하는 엘리트 인재들이 입사하고 싶은 회사로 만든 데에는 두 자매의 이 같은 비즈니스 플레이가 크게 작용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은 오너십을 바탕으로 각 사업군에 맞는 아이디어와 추진력, 로열패밀리로 형성한 이미지를 비즈니스에 적용한다. 이를 위해서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는 것은 필수. 적절한 타이밍과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난 그녀들의 등장은 오너십을 배가할 수 있는 도구가 됐다.
스마트한 여제들이 만들어 낸 ‘+α 가치’ 놀랍다
눈에 보이는 매출만큼 두드러진 것은 언론에 노출된 그녀들이다. 기존의 재벌가, 특히 여성이 베일 속에 철저하게 가려지고 한발 뒤에 물러나 있던 과거와 달리 부진 서현 자매는 적극적으로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민다. 이는 그녀들의 비즈니스가 본격화되면서 더욱 활발해졌다. 특히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파급 효과는 여느 셀러브리티 못지않은 무한대의 광고 효과를 만들어 낸다.
두 자매가 201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 가전쇼를 시작으로 그해 2월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2011년 1월 이건희 회장 칠순 만찬, 6월 호암시상식, 2012년 삼성그룹 신년 하례식, 최근 런던올림픽 참관까지 공식적인 자리에 얼굴을 내비친 횟수만도 지난 3년간 8번이다. 여기에 비공식석상에서 간헐적(?)으로 등장한 숫자까지 합하면 일년에 평균 7번, 2010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총 21번 언론에 노출됐다.
늘어난 빈도수만큼 이들의 노출마케팅 질(?)도 진화를 거듭해가고 있다. 이건희 사장이 광고의 서막을 연 시점과 비교하면 확실해진 캐릭터가 방증한다. 이부진=특급호텔, 신라면세점, 루이뷔통. 이서현=패션회사, 여성복, 10CC, 「에잇세컨즈」 등. 호텔신라와 제일모직의 역사는 그녀들의 전과 후로 확연히 구분된다고 할 만큼 두 자매의 경영참여 이후 연상되는 키워드는 완전히 바뀌었다. 더불어 이 두 기업에서 공통으로 뽑을 수 있는 단어는 바로 ‘도전’.
따도녀 이부진 & 패션왕 이서현이 삼성 이끈다
이미 스타일리시한 감각은 인정받았고 로열패밀리 트렌드세터다운 면모까지 갖췄다. 여기에 철저한 이미지 포지셔닝을 통해 각 비즈니스에 맞는 모습으로 이미지를 형성했다. 이주하 코오롱패션산업연구원 교수는 “그녀들이 언론에 노출되는 모습만 봐도 어떤 사업을 하는지 알 수 있다”며 “이부진 사장은 부드러운 이미지에 커리어우먼다운 오피스룩을 자유자재로 연출한다. 반면 이서현 부사장은 강하면서도 시크한 스타일에 패션전문가들도 캐치하지 못하는 브랜드를 입고 나온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서비스업을 기본으로 한다. 강하고 부담스러운 룩보다는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직종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반면 이서현 부사장의 패션은 매우 실험적이다. 제일모직에서 전개하는 자사 브랜드 애용은 물론 10cc 등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주로 입는다.
주목할 점은 두 자매 중 누가 경영스타일에 패션성이 더하고 덜하다는 것이 아닌 본인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에 맞춰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들이 다 모이는 삼성 관련 행사에서 이들은 여느 커플룩 못지않은 조화로운 스타일을 선보인다. TPO를 완전히 이해하고 정돈된 모습으로 나타난 두 자매의 사례는 국내 재벌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한국의 1세대 소셜라이트 화려한 포문 열다
미국에서는 소셜라이트(Socialite), 소셜 셀러브리티(Social celebrity) 같은 사교계 명사 개념이 보편화돼 있다. 우리나라는 두 자매를 시작으로 소셜라이트 개념이 열리는 태동기로 볼 수 있다. 비즈니스와 이미지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하나로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 공식석상에서 보이는 이들의 애티튜드, 비주얼, 행동반경이 모두 평가의 대상이 되고 유·무형의 가치를 만든다.
지난해 호텔신라에서 한복사건이 터졌을 때 이부진 사장이 직접 나서 사과를 하고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한 점도 오너십 마인드+소셜라이트로서의 면모를 잘 보여준 예다. 특히 대중의 로열패밀리에 대한 인식 변화와 SNS 등 다양한 루트로 노출이 가능한 외부적 요인이 그녀들의 가치를 높이는 촉매제로 활용됐다.
과거에 재벌가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질투와 시기 어린 눈빛이었다면 요즘은 하나의 셀러콘으로 인정하고 연예인처럼 관람하는 대상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래, 얼마나 잘 하나 보자”라고 시기심 어린 날을 세우고 지켜보던 눈들은 존재했지만 이제 그녀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성과)과 이미지가 반감의 시선을 상쇄하는 창구가 됐다.
베일 속 그녀들 세상 밖으로, 대중 변화도 한몫
사실 예전에는 베일 속에 가려진 재벌 2세 3세, 특히 여성은 뜬소문에서만 존재하는 대상이었다. 실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무성한 소문이 오해를 양성하기도 했고 완전히 다른 부류로 단정 짓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재벌의 존재를 눈으로 확인 가능하고 소통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두산의 박용만 회장이나 신세계의 정용진 부회장이 그 좋은 예. 트위터로 소통의 창을 활짝 열어 놓은 오너들 덕분에 온라인상에서나마 마음껏 트윗을 보낼 수 있는 트위터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도도한 로열패밀리는 이제 세상 밖으로 나왔고 대중은 선택해서 그들을 찾아보고 블로그 등에서 정보를 재가공,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단계까지 올랐다. 그녀들의 패션을 분석하고 포트폴리오 변화의 가치를 따져보고 향후 비전은 어떻게 되는지, 로열패밀리에 접근할 수 있는 루트가 넓고, 깊어지고, 재미있어진 것이다.
이은선 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TV 신문 온라인 광고뿐 아니라 SNS로 확산되는 속도와 소비자의 자발적인 참여도 광고효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런 자발적 확산이 가장 큰 광고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일명 이부진 이서현 효과라 불리는 현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점도 바로 대중의 관심을 풀 수 있는 루트가 마련된 것이다”고 말했다.
두 자매 두꺼운 유리천장 깰 수 있을까 관건
언론에 등장하는 그녀들의 노출 빈도수가 높아지며 바라보는 시선도 다양해졌다. 1차적으로는 그녀들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에 따른 이미지 변화이지만 나아가 삼성이 가지는 비전과 이미지를 대표하는 매개체로 바뀌고 있다. 특히 많은 포커스가 우먼파워에 맞춰진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여성임원 오찬자리에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을 대동하는 등 재벌 3세 이전에 여성임원으로서의 몫을 다하는 그녀들의 이미지를 적극 살리고 있다. 물론 여성과 오너 중 어디에 포커스를 두느냐에 따라 평가하는 잣대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키워드가 동등한 수준에 있다고 볼 때 여성임원으로서 이뤄낸 결과물은 인정하자는 분위기다.
최현호 MPI 대표는 “삼성그룹이 실제로도 여성에게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지만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이 갖는 이미지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쓰는 직접적인 광고보다 그녀들의 비즈니스 퍼포먼스 자체가 좋은 광고가 됐다”며 “이렇게 형성된 이미지는 1차원적인 광고보다 더 큰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 기업 여성 CEO 활약에 기대를
우리나라 여성임원 비율은 1%대로 아직 아시아에서도 낮은 수치다. 이건희 회장은 2020년까지 삼성전자의 여성임원 비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자의 자리에까지 오른 사람은 아직 그의 맏딸 이부진 사장밖에 없지만 ‘여성’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모습을 두 자매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에 응답해 외향적인 비즈니스 패턴을 보여주는 두 딸의 움직임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배가했다. 아직까지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사회구조 속에서 그녀들의 활약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잘 드러나지 않지만 중요한 한 가지가 또 있다. 그녀들의 이미지가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삼성가’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양한 시각과 평가, 잣대들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지거나 관대해질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그녀들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우리 사회는 여성, 특히나 똑똑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여성에게 호감을 떠나 열망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재벌가의 상속녀들 아닌가.
대중은 이들에게 호감의 시선을 보내면서 엄격하고 냉정한 잣대는 무르게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녀들의 역할이 평가절하돼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그동안 만들어낸 성과는 물론 앞으로 만들어갈 한국 대표기업 오너십으로서의 활약은 현재 진행 중이며 앞으로 기대할 만하기 때문이다.
똑똑한 마케팅 → ‘삼성’ 가치 Up
본지 패션비즈는 전문가와 함께 이부진 이서현 두 자매의 경제적 가치를 숫자로 풀이해 보았다. 그 가치는 총 3700억원, 정확히 말해 371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경제적 가치는 두 자매가 경영에 참여하기 전과 후를 비교해 ▲실질적 기업가치 ▲부동산 상승가치 ▲미래의 잠재적 가치 ▲PR효과 등으로 크게 대별해 산출했다.
이 숫자는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두 자매 경영참여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화, 이미지 변화, 대중의 인식변화 등 무형의 가치까지 함께 산출해본 금액이다. 기업가치의 산출을 위해서 호텔신라는 글로벌 경쟁사인 홍콩 샹그릴라, 만다린 오리엔탈, 갤럭시엔터테인먼트, 메리어트, 스타우드 호텔을, 제일모직은 글로벌 패션 경쟁사 LVMH, PPR, 리치몬트그룹을 기준으로 정했다.
특히 이 수치는 정확히 셈할 수 없는 감성적인 이미지 변화까지도 합산한 금액으로 두 자매가 가지는 유·무형의 경제적 가치까지도 숫자로 풀이해 본 것이다. 호텔신라에 비해 제일모직이 마이너스 수치를 나타낸 부분은 부동산 중심의 안정적인 호텔업에 비해 결과물이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패션업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제일모직의 경우 아직 투자단계에 있는 사업군이 많지만 이로 인한 향후의 경제적 가치가 기대할 만하다고 보여진다. 또한 이 두 자매의 경제적 가치는 비교대상이기보다는 서로 합해져서 ‘삼성’의 이미지와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으므로 이를 합한 금액인 3700억원을 경제적 효과로 산출했다.
★ 함께한 전문가는?
·?데본리 뉴욕시립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졸업, 와튼스쿨 MBA 취득. '콜래보경제학' 저자로 데본리 교수는 패션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을 넘나들며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서 브랜드 컨설팅과 리서치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최현호 MPI 대표.
서강대학교 졸업. 코오롱상사에서 마케팅팀과 기획조정실에서 근무. 2000년도부터 컨설팅 전문 기업 MPI에서 패션산업 부문과 패션기업을 주고객으로 특화된 경영전략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다.
★경제가치 도표 설명
*기업가치 산출과정(with 데본리 뉴욕시립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자료 - ?호텔신라, 제일모직 패션부문 재무제표(2001~2011년)/ 장충동 호텔신라, 인천공항면세점, 강남구 일대 제일모직 소유, 임대건물 개별공시지가(10코르소코모, 토리버치 플래그십스토어, 에잇세컨즈 등) 기타 삼성그룹 패션관련 부동산
Bloomberg and IB competitor list / Bloomberg competitive valuation
Bloomberg company in-depth analysis for hotel shilla and jeil industry
·기본 자료를 바탕으로 이부진 사장 이서현 부사장 이후 가져온 사업군의 포트폴리오 변화, 이미지변화 등 아이디어 추가
·부동산 및 기타 사업현황은 모두 사업의 가치로 통합
·호텔신라는 글로벌 경쟁사인 홍콩 샹그릴라, 만다린 오리엔탈, 갤럭시엔터테이먼트, 메리어트 및 스타우드 호텔로 산출
·제일모직은 글로벌 경쟁사 LVMH, PPR, 리치몬트그룹으로 산출
·극단값 제거를 위해 평균값(Mean) 대신 중앙값(Median) 사용
*미래가치 산출과정
·호텔신라와 제일모직의 2011년 매출의 1% 산출(기업에서 미래가치를 위해 통상적으로 지출하는 투자 비용인 매출액의 1% 적용)
·?광고가치는 공중파 TV광고(SA급), 일간지 잡지 광고, 바이럴 마케팅(트위터, 블로그, 카페 홍보), 포털사이트 디스플레이 광고의 1회 비용을 합산 X 두 자매의 3년간 공식 비공식 언론 노출횟수
▶이부진의 가치는?
▶이서현의 가치는?
▶미래가치는?
▶데본리 ㅣ 뉴욕시립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다”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 평가 기관인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그룹의 브랜드 가치는 전 세계 17위를 차지했다. 브랜드 가치는 26조8600억원이다. 그러나 이 브랜드 가치는 가변적인 것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두 자매가 가지는 경제적 가치는 삼성그룹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미지 변화로도 산출해 볼 수 있다. 기업의 부정적인 이미지, 남성의 경영상속에 대한 인식, 삼성그룹 관련 소문 등 마이너스 요소를 플러스로 바꿀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단 한 명에 몰린 경영상속이 아닌 3으로 늘어난 숫자, 경영 참여에서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이미지의 강점, 실제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는 두 자매의 활약 등. 이부진 이서현을 주축으로 한 복합적인 요소는 호텔신라와 제일모직뿐 아니라 삼성그룹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파워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브랜드 가치까지 적용해 볼 수 있으며 두 자매가 그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상쇄할 수는 없어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그룹의 브랜드 가치에 준하는 영향력을 미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정민 ㅣ 트렌드랩506 대표"두 자매 우먼파워 대표주자로”
“최근 주요기업을 평가할 때 하나의 잣대가 되는 것은 여성임원의 비율이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높아진 만큼 우먼파워를 인정하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도 기업의 비전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삼성은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워 이미지를 바꿨고 그녀들이 실제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서비스업과 패션은 딱딱한 수치로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여성이 가진 섬세하고 부드러운 감성적인 장점을 최대한 살려 그에 맞는 포트폴리오 변화로 삼성그룹의 이미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다른 재벌가의 여성인력들이 공식적인 활동을 자제하는 것과 달리 두 자매는 적극적으로 세상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대중의 로열패밀리에 대한 시각이 바뀜에 따라 이런 움직임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인드도 업그레이드됐다. 두 자매를 시작으로 로열패밀리의 활동영역과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소셜라이트처럼 산업 전반, 패션 아이템 하나까지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선 아직 단계가 많이 남았다. 가장 큰 이유는 숫자가 적기 때문이다. 그녀들 자체가 단발적인 이슈를 모을 수 있지만 개체수가 단 두 명밖에 되지 않는다. 수면 아래 감춰진 수십 명의 재벌가 움직임이 올라와야 메가트렌드를 형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옷이 유행할 때 다수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입어야 한다. A그룹의 회장도, B그룹의 사장도 입고 C그룹의 부사장도 찾을 때 클러스터가 만들어진다.
트렌드 형성에 있어서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지만 두 자매의 행보를 봤을 때 우리나라도 로열패밀리의 셀럽 현상이 다각화되는 출발선상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해외의 재미있는 로열패밀리 패션 사례들도 국내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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