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디자이너들, 옴므 라인 ‘속속’
르917, 아모멘토, 렉토, 드레… 틈새 마켓 노린다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23.01.01 ∙ 조회수 7,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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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옴므’ ‘시스템옴므’ 이후 여성복의 옴므 라인 성공 사례가 있었던가? 시대의 변화와 디자이너들의 성장이 맞물려, 남성 마켓을 사로잡는 여성복 브랜드가 생기기 시작했다.

남성복 마켓까지 영향력을 확장한 여성복 디자이너들! 여성복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론칭한 옴므 라인이 강력한 팬덤을 만들어 남성복 마켓에서 새로운 장르를 형성했다. 상대적으로 획일적이었던 남성복 마켓에 특유의 감도와 감성을 내세워 패션에 민감한 남성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캡슐의 개념이 아닌, 여성과 동일한 스타일 수를 내세울 만큼 컬렉션의 완성도와 반응 또한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아직 여성 라인만큼 매출이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매 시즌 많게는 100%씩 신장 중이다.

대표적으로 ‘르917’ ‘아모멘토’ ‘렉토’가 특유의 미니멀한 감성을 바탕으로 남성복 론칭에 성공해 여성복 못지않게 매출 비중을 크게 가져가고 있다. 작년 F/W에는 ‘드레’ ‘더오픈프로덕트’처럼 새롭게 남성복 마켓에 뛰어드는 브랜드도 여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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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의 컬러, 디테일 더한 뉴 감성 승부

이미 여성복 브랜드에서 쌓아 온 탄탄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남성 라인을 확장했기에, 고객에게 브랜드의 가치와 정체성을 전달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웠다. 특히 페미닌하기보다는 중성적인 면모가 돋보였던 브랜드에서는 남성복을 더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기존 마켓의 멘스웨어와는 다른 디테일 · 컬러 · 소재로 차별화하고 있으며, 여성복의 다양함을 남성 소비자에게 맞게 풀어내고 있다. 성별에 따른 취향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빛을 보고 있다.

카테고리 확장을 넘어 브랜드 전반적으로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 남성 라인을 전개하면서 브랜드에 새로운 디렉터가 합류하는 경우가 많아 브랜드 전체적으로 브랜드에 프레시함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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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917 옴므, 에센스 · 매치스패션 등 활약

엘앤에스율(대표 이한민 신은혜)의 르917은 2년 전인 2020 S/S 첫 남성 라인을 론칭한 이후 해외에서 특히 이목을 끌고 있다. ‘에센스’를 시작으로 ‘미스터포터’ ‘매치스패션’까지 남성복 마켓의 리딩 플랫폼에 모두 입점하며 매 시즌 주문량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매치스패션에서는 국내 남성 브랜드 중 유일하게 입점해 매 시즌 높은 판매율을 기록 중이며, 에센스에서도 시즌 중간중간에 리오더가 계속될 정도로 반응이 올라왔다. 오프라인 또한 ‘리버티’ ‘삭스’ 등 메인 백화점에서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유통을 통해 전개하는 르917의 여성 라인과 달리, 소수의 주요한 유통을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다. 남성복 마켓의 특성상 소수의 리딩 플랫폼에 소비자가 몰리기 때문이다.

신은혜 엘앤에스율 대표는 “옴므 라인을 론칭하자마자 첫 시즌에 해외 플랫폼에 입점했는데, 이를 통해 국내 유명 배우와 해외 매거진 에디터 등 다양한 패션마켓 관계자가 옴므 라인을 바로 알아봐줬다. 국내에서도 패션을 좋아하는 남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알려졌고, 점차 인지도를 확장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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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므 라인 전년대비 100% 매출 신장

이어 “남성복은 여성복보다 경쟁이 비교적 적고, 아직 가능성이 높은 마켓이라는 것을 느꼈다. 남성 마켓은 유명 브랜드거나 아니면 합리적인 상품으로 양극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르917 옴므는 남성복이지만 브랜드 고유의 동양적이고 페미닌한 분위기가 있어 차별화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르917 옴므는 국내에서는 ‘자사몰’ ‘W컨셉’ ‘비이커’ ‘SSF숍’ ‘하고’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유통하고 있으며 국내외 모두 홀세일 형태로 전개 중이다. 여성복과 마찬가지로, 50만~60만원대의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지만 온라인 플랫폼 베스트 상위 링크에 빠지지 않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옴므 라인은 3년 전 이 브랜드에 합류한 타임옴므 출신 디자이너인 이한민 대표가 이끌고 있으며, 신은혜 대표가 구축한 르917의 세계관을 함께 확장해가고 있다. 브랜드 특유의 컴(calm)하면서 동양적인 무드를 남성복으로 풀었고, 패션을 좋아하는 남성 고객을 중심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에센셜한 아이템에 섬세한 감성을 깃들여 르917 옴므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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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섹스 실험 통해 남성복 본격 전개

아모멘토(대표 이미경 이명수)의 아모멘토 또한 브랜드 특유의 미니멀함과 에지 있는 스타일을 남성복으로도 확장해 성장해 온 케이스다. 올해 설립 7년 차를 맞은 이곳은 뚜렷한 철학과 지속가능성을 지닌 브랜드를 큐레이션해 선보이는 ‘샵아모멘토’에서 시작해 패션 브랜드 ‘아모멘토’와 해외 브랜드 ‘베이스레인지’의 한국 디스트리뷰터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왔다.

브랜드 아모멘토가 회사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 있게 성장한 가운데 작년 초에는 처음으로 남성 라인도 선보였다. 앞서 샵아모멘토를 통해 남성 고객에게 인지도를 쌓았고, 이들을 통해 남성 라인의 니즈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여성 의류이지만 일부 남성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고 착용하며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초반에는 유니섹스 아이템을 통해 남성 소비자를 흡수했으나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제안하기 위해 별도의 남성 컬렉션을 론칭했다. 론칭 후 ‘에센스’ 등 메인 남성 편집숍에서 바잉하며 외국에서 먼저 반응이 올라왔고, 이후 국내로까지 영향력이 넓게 번졌다.

코어 실루엣 시그니처 기반의 새로운 남성 룩

기존 남성복 마켓에 없는 컬러와 소재로 이목을 끌었다. 아모멘토가 아방가르드하고 구조적인 실루엣의 상품을 주로 선보여 온 브랜드인 만큼 남성 라인도 이와 같은 코어 실루엣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아모멘토는 매 시즌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콘셉트를 추구하며, 여성과 남성 모두 같은 주제 아래 브랜드의 정체성인 코어 실루엣을 각 라인에 맞게 전개하고 있다. 두 라인이 같은 브랜드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게 이질감 없이 적용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제 4번째 시즌을 맞은 아모멘토 맨즈는 여성 스타일 수의 70% 비중으로, 여성 못지않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해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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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토, 정백석 CD 영입 통한 프레시함 ↑

2015년 론칭 후 곧바로 리딩 브랜드 반열에 올랐던 아리카(대표 정지연)의 렉토는 작년 브랜드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정백석 CD를 영입해 남성 라인을 론칭했다. 남성성과 여성성의 경계를 허문 렉토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CD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담은 라인을 제안했다. 뉴트럴하고 정제된 실루엣을 남성복에 맞게 표현해 기존 남성복 브랜드보다 우아한 느낌을 자아낸다.

특히 기존 남성복에서 볼 수 없는 크롭 기장의 맨투맨 등 렉토 여성 라인의 연장선으로 보이는 아이템도 상당수다. 더 과감하고 남들과 다른 룩을 추구하는 남성을 공략했고, 국내외에서 두루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렉토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5층 여성층에 매장을 오픈했는데, 여성층이지만 남성 고객이 일부러 찾아와 구매하고 있다. 직선적이고 여유로운 실루엣을 선호하는 여성 소비자의 구매도 이끌어 내며, 여성과 남성 라인의 분리가 아닌 취향에 따른 선택을 이끌어 내고 있다.

글로벌 신예 드레, 옴므 에센스 독점 론칭

블러썸에이치컴퍼니(대표 박혜원)에서 2020년 첫선을 보인 드레(DRAE) 또한 2022 F/W 시즌부터 남성 라인을 확장, 에센스에서 익스클루시브로 론칭했다. 드레는 해외 럭셔리 플랫폼에서 선보이는 하이엔드 캐주얼 브랜드다. 옴므라인 또한 드레 여성 컬렉션의 아이덴티티 연장선상에서 선보였다.

첫 시즌 49종(SKU)을 출시했고, 크게 캐주얼한 무드와 드레스업 뉘앙스가 결합된 룩, 자유로운 움직임을 고려한 포멀룩 두 가지를 제안했다. 편안한 캐주얼을 추구하면서, 고급스러운 스타일로 차별화하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중 실용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데님, 니트류가 특히 반응이 좋았다.

이 브랜드는 에스모드 출신의 김지수 디렉터와 드레 해외 세일즈를 맡고 있는 이민혁 빅터쇼룸 대표가 공동 CD를 맡고 있다. 이로 인해 창의적인 아이덴티티와 해외 패션 마켓의 니즈 반영, 이 두 가지가 맞아 떨어져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니트 부분에서는 박소연 헤드 디자이너의 역량이 두드러졌다.

드레는 론칭한 지 2년이 된 현재, 해외 세일즈로만 연매출 약 30억원을 기록하며 점진적으로 성장 중이다. 내년에는 남성 라인 또한 유통망을 확장하며 브랜드 전체적으로 한단계 더 볼륨 업한다. 비전형적이고 대담한 스타일을 선보이는 더오픈프로덕트도 2022 F/W 에센스에서 남성 라인을 단독 론칭했으며,

이에 앞서 국내에서는 작년 압구정 도산공원 근처에서 남성 라인 론칭 행사를 진행했다. Y2K 무드와 유니크함을 내세운다. 이 외에도 ‘기준’ ‘문선’ 등 여러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브랜드 고유의 색감과 과감한 포인트를 살린 남성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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