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잔혹사! 생존 게임 시작됐다

mini|19.12.01 ∙ 조회수 1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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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코앤이 부도, 라푸마 • 살레와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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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기업별 살생부(?)와 조직개편. 보통은 12월 말부터 1월 사이에 치러지던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저성장 속에 앞으로의 경제지표 또한 녹록하지 않은 데다 어두웠던 올해를 서둘러 마감하고 2020 모드로 빨리 터닝해 새롭게 시작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올해 마무리 시점, 생존게임의 가장 큰 이슈는 40년 전통의 패션 1세대 기업 데코앤이(대표 이영창)의 부도 소식이다.

데코앤이는 전 경영진이 사용한 전환사채 약 100억원의 상환일자를 맞추지 못한 데다 협력사의 어음까지 결제하지 못하면서 결국 부도를 냈다. 이에 대해 데코앤이는 협력사에 양해를 구하고 거래 유지에 관한 협의에 나서는 것은 물론 브랜드 전개를 지속할 수 있도록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매출 부진, 대기업 임원 줄줄이 칼바람

데코앤이는 임기룡 • 이영창 각자 대표 체제에서 이영창 대표이사를 단독으로 선임하는 등 경영 체제를 재정립하고 새롭게 출발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등 기존 직면한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코스닥 상장사였던 데코앤이는 이번 부도로 인해 지난 11월20일자로 상장폐지됐다. 국내 대표 1세대 패션기업이었던 데코앤이의 씁쓸한 종말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제도권 기업들의 브랜드 M&A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쌍방울이 남영비비안을 인수하면서 큰 화제를 모은 가운데 또 다른 이너웨어 브랜드에 대한 빅딜이 오가는 중이라 이너웨어 시장 역시 새로운 지도가 그려질 전망이다.

교복 ‘아이비클럽’을 전개하고 있는 대원에서는 두번째 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참존글로벌워크를 11월30일자로 인수했다. 제3자 배정 유상상자 및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참존을 154억원에 인수한 대원은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 아동복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캐주얼 • 골프웨어 등 사업 중단 소식 잇따라

브랜드 중단 소식도 끊이지 않고 있다. LF(대표 오규식)가 라푸마 중단을 결정했다. 백화점 등 모든 점포의 셔터를 내린다. 이 브랜드는 지난 2005년 프랑스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이후 지난 2009년 국내 상표권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모드로 터닝해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한때 2000억대에 이르던 매출액이 지난 2014년 정점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아웃도어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케이투코리아(대표 정영훈) 역시 프리미엄 아웃도어로 브랜드로 전개해 온 ‘살레와’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캐주얼을 비롯해 골프웨어와 아동복 브랜드의 중단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캐주얼의 경우 이지캐주얼 헨어스가 백화점 철수, 아울렛 유지 방향으로 전략을 틀었고 모 대기업의 진 캐주얼 f브랜드 또한 사업 중단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3~4년 동안 극심한 경쟁을 펼쳤던 골프웨어 시장도 올해 23구골프의 중단을 비롯해 울시, 이동수스포츠 등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아동복 애스크주니어를 전개했던 리얼컴퍼니도 브랜드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3 • 4분기↓, 2020년도 경기 지표 ‘불투명’

전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 실장인 신세돈 교수(숙명여대 경제학과)는 “미 • 중 무역 분쟁이 계속되고 있고 세계경제 둔화 조짐이 일고 있다. 게다가 한 • 일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점까지 고려하면 수출은 앞으로도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 또한 3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 한국의 수입 구조는 2018년 기준으로 중간재 48.2%, 자본재 14.4%, 1차 상품 24.3%, 소비재 12.7%로 이뤄져 있다.

즉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나 설비, 원자재 비중이 87%라는 뜻이다. 생산이 위축되고 투자가 부진하면 경제 전망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라고 경제상황을 설명하며 “내년에 경기는 어려움의 최정점을 찍을 것이다.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예견했다.

이러한 침체 시장 속에서도 무신사(대표 조만호)의 투자 유치 소식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로 론칭 17년차, 지난해 연간 거래액 4500억원을 돌파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인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쿼이아캐피털이 2000억대의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데는 무신사의 현재 성장률과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두 가지 축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무신사, 이제 국내 넘어 아시아 플랫폼으로!

올해 3월 기준으로 무신사 회원 수는 470만명, 입점 브랜드는 3500개로 증가했다. 작년 첫 공중파 TV광고와 블랙프라이데이, 아우터페스티벌 등 신규 회원 확대를 위해 실시한 공격적인 마케팅 또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얻었다. 글로벌, 내셔널 브랜드 입점이 늘고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성장세가 계속되며 시너지를 냈다.

특히 PB인 무신사스탠다드는 17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인지도와 수익성을 높였다. 무신사의 올해 거래액은 9000억원 안팎으로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2018년 매출액은 1081억원으로 2017년 677억원 대비 160%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269억원으로 115%의 높은 증가율을 달성했다.

이번 투자가 이뤄지면 무신사는 유치한 자금을 바탕으로 물류 시설 확대에 나서며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으로도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크고 작은 패션시장의 변화들, 2020년에는 많은 패션 기업들이 도전과 용기로 힘찬 발걸음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19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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