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 기능성’ 소재 개발 급증 ↑
사진 : ‘팔리 포더 오션’이 진행하는 해양 폐기 플라스틱 재활용 과정.
‘친환경’은 이제 패션에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주제가 됐다. 실제로 물건을 소비하는 것이 자연이나 환경에 대한 빚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 브랜드에 있어서는 친환경이 지속가능성을 가지기 위한 실천 방안 중 하나가 됐다.
“소재 기업들의 친환경 행보는 환경을 보호하려는 소비자들의 확고한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다. 친환경 상품 개발을 확대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 최근 ‘그린경영 비전 2020’을 수립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와 함께 친환경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말이다.
‘친환경’은 이제 패션에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주제가 됐다. 실제로 미세먼지나 황사,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일상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물건을 소비하는 것이 자연이나 환경에 대한 빚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 브랜드에 있어서는 ‘친환경’이 지속가능성을 가지기 위한 실천 방안 중 하나가 됐다.
현재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이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간편한 성형법으로 다양한 곳에 활용되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로 구분한다면 현대는 ‘플라스틱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폴리에스터와 페트병의 원료가 동일한 데서 착안해, 최근 소재 기업들은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활용해 친환경 재생 소재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진 : 플리츠마마 ‘니트백
‘플리츠마마 니트백’ 성공 주연, 효성 ‘리젠’
대표적으로 효성티앤씨(대표 김용섭)는 바닷속 낡은 어망이나 폐페트병을 활용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사 ‘리젠’을 강력하게 어필한다. 석유를 원료로 해서 생산하는 기존 폴리에스터 섬유와 달리 폐페트병을 활용하는데, 페트병을 수거한 다음 불순물을 제거하고 작게 잘라 이를 폴리에스터 원사로 재추출한다. 이 방법을 통해 플라스틱 매립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원사는 원단으로 만들 수도 있고, 곧바로 원하는 모양으로도 만들 수 있다. 원단 사용 시 남는 자투리 원단을 다시 실로 만들어 재활용하면 바로 상품으로 뽑을 때 버려지는 자투리가 아예 없어진다. 대표적 아이템이 바로 지난해 7월 효성이 국내 스타트업 ‘플리츠마마’와 손잡고 만든 폐페트병 재활용 친환경 가방 ‘니트 플리츠 백’이다. 1개당 16개의 폐페트병이 쓰인다.
휴비스(대표 신유동)는 최근 의류용 친환경 섬유 ‘에코에버’와 친환경 페트 식품용기 ‘에코펫’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했다. 에코에버 역시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원사를 추출하며 티셔츠 한 장에 폐페트병 8개 정도를 사용한다.
휴비스, 폐페트병 의류용 원사부터 식품용기 까지
에코펫은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다. 폴리에스터를 발포시켜 미세한 공기층을 넣어 만든 시트 형태 소재로, 재질에 변화가 없고 보온성이 높다. 에코펫은 전자레인지에 넣어도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무독성 인증도 획득했다.
사진 : 아디다스 ‘루프’
인비스타코리아(대표 이현병)도 지난해부터 친환경,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새 소재를 대거 선보였다. 대표 기능성 상품은 ‘쿨맥스’와 ‘써모라이트’다. ‘라이크라’의 ‘에코메이드(Eco Made)’ 버전으로 기능성과 지속가능 가치를 모두 만족시킨 소재들이다. 대표적으로 쿨맥스 에코메이드는 재활용 페트병 원료 97%를 사용한 소재다. 폐플라스틱이 통기성도 우수한 고품질 패브릭으로 재활용되는 것.
페트병 재활용은 물론 애초에 식물성 소재를 사용하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듀폰인더스트리얼바이오사이언스(이하 듀폰)사는 지난해 식물 기반 원료로 만드는 ‘소로나’ 폴리머 생산 설비를 대폭 확장했다. 의류와 카페트 시장에서 소로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순환경제 시스템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증가한 것을 반영했다.
듀폰, 리미츠 등 ‘식물성 천연자원 + 기능성’ 주목
이로 인해 소로나 생산 용량은 기존 대비 25% 증가했다. 소로나는 재활용이 가능한 식물 기반 재료를 37% 사용해 제작한다. 비슷한 나일론 대비 에너지 사용량은 30%, 온실가스 배출량은 63% 적다. 이 소재는 매우 부드러운 감촉이 특징이다. 얼룩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며 내구성이 뛰어나다.
사진 : 팀버랜드 여성 컬렉션
기능성 소재와 프로모션 전문 업체 리미츠(대표 이익용)는 천연자원으로 만든 소재 ‘37.5 테크놀로지’의 파트너사를 늘리고 있다. 패션 전 복종으로 친환경 무드가 가속화되면서 스포츠와 아웃도어, 골프 브랜드 외에 일반 남성복과 캐주얼웨어로 파트너사를 확장하려고 하는 것.
37.5는 리미츠가 기존에 전개하던 미국 코코나사의 ‘코코나’와 ‘미네랄레’ 강점을 기반으로 탄생한 소재다. 코코넛 껍질을 고온에서 소각할 때 생기는 활성탄의 부산물과 화산암을 원료로 삼아 원단 표면에 코팅하거나 라미네이트해 제작한다. 완성된 소재는 세탁 후 빠르게 말라 에너지 사용 절감에도 효과가 있다.
겨울 아우터에 꼭 필요한 소재는 바로 충전재다. 제이피코리아크리에이티브(대표 전성후)는 최근 국내 브랜드들에게 친환경 기능성 상품을 공급하면서 주목받는 업체다. 이들의 주력 상품은 ‘노바볼’. 재활용 폴리 소재와 옥수수에서 추출한 친환경 원료를 사용해 만든 충전재다. 탑텐과 폴햄, 데상트 등에 공급돼 상품으로 출시됐고, 군용 특수복에도 적용될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
‘인싸’는 친환경 실천한다!
아디다스와의 활동으로 가장 핫한 환경보호그룹으로 알려진 팔리포더오션의 창립자 시릴 거시는 강조한다. “우리는 모두 환경에 빚을 지고 있다. 패션 이나 스포츠웨어처럼 창의적인 생산자 위치에 있는 그룹이라면 더욱 더 자신이 디자인하고 만드는 것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요즘 소비자들은 친환경 소재 사용은 물론 윤리적인 생산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 내가 사용하는 물건을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가치를 두는 시대다. 이런 관심도는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Whomademyclothes(누가 내 옷을 만들었나)만 쳐봐도 알 수 있다(9월 중순 현재 관련 게시물 51만1000건 이상). ‘재활용 패션’이라고 하면 몇 년 전만 해도 너무 투박하고 약간은 촌스러운 느낌을 줬다.
‘프라이탁’은 폐현수막을 활용한 그 모습 자체가 시그니처였지만, 이후 그런 브랜드의 탄생은 매우 드물었다. 요즘은 다르다. 아예 재활용 원료에서부터 시작해 패셔너블한 외관을 만들어내는 데성공했다. 친환경 소재의 활용이 곧 브랜드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시대가 된 것이다.
■ 아디다스
최신의 생산 설비와 기술을 갖고 있는 아디 다스는 팔리포더오션과의 협업으로 환경도 살리고 자원의 낭비도 줄이는 친환경 비즈 니스 모델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7년 부터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에서 얻은 업사이클링 소재 ‘팔리 오션 플라 스틱’으로 프라임 니트 직물을 짜 운동화 갑피에 사용했고, 신발끈과 발목을 감싸는 삭라이너 등을 같은 소재로 대체했다.
아디다스는 6년 동안 연구를 통해 신소재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 을 개발했으며 이 소재 단 하나만을 활용해 100% 친환경 운동화 ‘루프’ 를 개발했다. 다 사용한 루프 운동화는 작은 알갱이로 분해하고 용해한 다음 다시 루프 운동화를 만들 수 있다. 현재는 루프 운동화 10켤레를 재활용해 1켤레의 새 신발을 만들 수 있다. 2021년 정식 출시 전까지 재활용 비율을 100%까지 끌어올리고, 2024년에는 전 상품을 재활용 소재 만으로 만들 계획이다.
■ 에버레인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합리적인 가격 으로 성공을 거둔 미국의 스타트업 패션 브랜드 ‘에버레인’도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든 상품군 ‘리뉴’ 라인을 론칭했다.
이 컬렉션을 위해 무려 300만개 이상의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 용했다고.
패딩과 플리스 그리고 파카까지 다양한 상품군에 사용했는데, 지퍼 등일부 부자재 부분을 제외한 99%가 재활용 원료로 이뤄져 있다. 에버레 인은 오는 2021년까지 폴리에스터를 사용하는 상품에는 재활용 소재만을 쓸 것이라고 공표했다.
■ 팀버랜드
‘옐로부츠’로 유명한 팀버랜드는 최근 폐플 라스틱을 재활용한 자체 신소재 ‘리보틀’ 로 신발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브랜드는 2007년부터 꾸준히 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상품 제작에 사용해 왔다.
지금까지 약 3억1000만개의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해 상품을 만들었고, 지난 2017년 한 해에만 자사 상품 생산에 4100만개의 플라스틱 병을 사용했다. 팀버랜드는 거의 모든 상품에 재활용 소재나 재생가능한 소재 혹은 오가닉 소재를 쓰고 있다.
■ 퍼렐 윌리엄스의 섬유 기업 ‘바이오닉’
자신의 음악 세계는 물론 아디다스와의 협업으로도 유명한 뮤지션 퍼렐 윌리엄스는 친환경 섬유기업의 공동 창업주 겸 크리에 이티브 디렉터로도 활약하고 있다. 2009 년에 론칭한 미국의 스타트업 바이오닉이 바로 그것. 바이오닉은 팔리포더오션처럼 바다에 버려진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재활용 섬유를 만들고 있다.
이들이 만드는 소재는 ‘얀’이다. 부드럽고 내구성이 좋아 스노보드 재킷 이나 데님은 물론 드레스처럼 드레시한 옷까지 만들 수 있는 매력적인 소재다. H&M이 이 소재를 사용해 드레스를 선보인 적이 있으며, 프리 미엄 데님 ‘지스타 로’도 이 소재로 데님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19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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