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컴퍼니 히스토리 3] 준비된 에스제이그룹, 퀀텀점프 낚다

김숙경 발행인 (mizkim@fashionbiz.co.kr)|23.02.01 ∙ 조회수 1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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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 에스제이그룹(대표 이주영)이 보여준 최근 3년 동안의 광폭 행보는 이 명언을 그대로 증명해 내고 있다. 지난 2008년 ‘캉골’ 모자 수입 전개를 시작으로 패션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 회사는 작년 초 컨템퍼러리 라이프스타일 공간 플랫폼 ‘LCDC서울’과 여기서 파생된 자체 편집숍 ‘LCDC’로 첫 리테일 비즈니스에 도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카페 ‘이페메라’와 바 ‘포스트스크립트’ 등을 운영하면서 F&B시장에도 과감하게 진출했다.


낯선 비즈니스 영역에 대한 도전이었지만 오픈 1년 반 전부터 LCDC서울의 콘셉트북을 만들고, 이를 파트너들과 끊임 없이 소통하며 흔들림 없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결과는 놀라웠다. 문을 열자마자 ‘LCDC서울’은 지금의 소비 주축 세력인 MZ세대들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가면 꼭 방문해야 할 복합문화공간이자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2020년 7월 매입 당시 180억원이었던 부동산 가격이 현재 2배 이상 껑충 뛴 것은 그저 덤일 뿐이다.


실제 LCDC서울에서 1년 가까운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작년 말부터는 자체 컨템퍼러리 편집숍 ‘LCDC’와 카페 ‘이페메라’를 결합한 복합 매장 형태를 현대백화점 킨덱스점에 1호점으로 선보였다. ‘숍LCDC’ 이름의 편집숍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비롯 주요 유통망에 속속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을 겨냥 자체 패션 브랜드 LCDC™도 론칭했다. 심지어 이웃 일본의 메이저 패션기업에서 ‘LCDC서울’에 매료돼 협업 제안이 답지하는 등 이름값을 높이고 있다.


SJ그룹의 과감한 도전은 계속됐다. 작년 하반기에는 20세기 최대 항공사였던 팬암의 헤리티지를 여정의 감성으로 표현한 컨템캐주얼 ‘팬암’을 론칭했다. 이로서 스트리트캐주얼 ‘캉골’(아동복 캉골키즈 포함)과 리조트 컬렉션 ‘헬렌카민스키’와 함께 패션 트로이카를 구축했다. 특히 팬암의 경우 론칭과 동시에 LCDC서울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 지금까지 통용돼 왔던 브랜딩 방정식을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올해 초에는 이탈리아 향수 브랜드 ‘오디딸리’ ‘알타이아’ ‘토일렛페이퍼뷰티’ 등 세 브랜드를 연이어 론칭하며 뷰티 비즈니스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민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나만의 향기를 찾는 소비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 보고 바로 행동에 나선 것.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번 F/W 시즌에는 60년의 헤리티지를 가진 덴마크의 프리미엄 슈즈 & 용품 기업 에코글로벌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에코골프’ 론칭을 앞두고 있다. 특히 에코골프는 의류를 중심으로 ACC와 용품을 포함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친 카테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에코골프의 경우 단순 한국 전개사 위상이 아니라 에코글로벌과의 전략적 협업 관계를 통해 ‘에코글로벌 어패럴 하우스’를 목표로 전개한다는 점이다. 라이선스 비즈니스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SJ그룹이 신발과 용품에 특화된 에코글로벌과 손을 잡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돼 패션·유통가의 관심이 뜨겁다.


그야말로 퀀텀 점프다. 대다수 국내 패션기업들의 비즈니스가 움츠러들었던 최근 3년 동안 SJ그룹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줬다. 여기에는 이주영 대표의 과감한 추진력과 열린 비즈니스 마인드가 크게 작용했다. 패션업에 뛰어든 지 10년 만인 지난 2019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때도 그는 100여회에 달하는 IR을 직접 소화해 냈다. 당시 패션산업에 대한 금융가의 관심은 썰렁했지만 이 대표의 열정과 비전에 매료돼 SJ그룹은 성공적으로 IPO를 단행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영학 석사 졸업자답게 창업투자회사 심사역으로 패션 브랜드를 접하다 직접 경영에 나서 올해로 15년째 패션업에 몸담고 있는 그에게 비즈니스 영역의 한계란 없다. 패션에서 리테일, F&B, 뷰티로 끊임없이 비즈니스 확장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들에게 집중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아이템을 먼저 내놓을 줄 아는 통찰력을 지닌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펼쳐 보일지 기대가 크다. 옐로칩에서 블루칩으로 성장은 따놓은 당상이다.


■발행인 김숙경 mizkim@fashionbiz.co.kr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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