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광철 l 국제패션디자인전문학교 교수 겸 에코그램 부사장 '탐스와 올버즈는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24.05.13 ∙ 조회수 3,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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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광철  l  국제패션디자인전문학교 교수 겸 에코그램 부사장 '탐스와 올버즈는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27-Image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가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패션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 이러한 영향으로 2010년에는 레인부츠와 에스파드류 등 비가 많이 오고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 즐겨 신는 아이템들이 국내에 대거 선보였다. 때문에 2020년 탐스의 파산 신청과 2023년 7월,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올버즈는 어떻게 길을 잃었나(How Allbirds Lost Its Way)’라는 제목의 기사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 두 브랜드는 마이클 유진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제시한 기업의 지속성장 가능한 모델인 CSV(Creating Shared Value) 이노베이션을 가장 잘 실현하는 대표적인 패션기업들이어서 더욱더 안타깝게 느껴졌다. 탐스는 2006년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창업했고, 아르헨티나 여행 중 맨발로 걸어다니는 아이들을 보고 도울 방법을 찾던 중 아르헨티나 농부들이 신고 있는 전통 신발인 ‘알프라카타(Alpargate)’를 보고 캔버스 원단에 슬립온 스타일로 변형한 탐스의 시그니처 아이템을 개발했다. 250켤레로 생산된 탐스의 시작은 론칭 3년 만에 4억6000만달러의 중견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탐스는 ‘Tomorrow’s Shoes’ 의미가 나타내 듯 어린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는 ‘One for One’ 캠페인으로 유명하다. 2000년대 중반 탐스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과 트렌디한 신발로 사랑받는 브랜드였고 소셜미디어와 유명인의 추천을 받아 더욱더 확장해 나갔다. 


이렇게 잘나가던 탐스에 제동이 걸린 것은 2014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이 탐스의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무리하게 외형을 확장했고 빠르게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무리수를 두면서 2015년 부채가 3600억으로 늘어났고 결국 위기가 찾아왔다. 무디스는 투자 부적합 등급인 Caa3 판정을 내렸다. 탐스는 수입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안경과 커피 등 신규 제품을 도입, 확장하면서 신발과 관련된 고유한 가치를 잃고 점점 더 평범한 브랜드가 됐다. 2020년 결국 파산 신청을 했다. 


올버즈는 어떨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투자로 유명한 올버즈는 2016년 축구 선수였던 팀 브라운과 동료 조이즈 월링이 론칭한 브랜드다. 실리콘밸리 직원들과 미국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Barack Obama)가 신어 친환경 울 스니커즈로 유명해졌지만 품질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고객들은 스니커즈를 구입한 지 몇 달 만에 스니커즈에 구멍이 났다고 불평했고 양모와 다른 섬유의 혼방으로 만들어진 레깅스는 속이 비치는 것 외에도 모양을 유지하지 못한다고 불평했다. 1년 후 단종된 레깅스의 출시는 한때 쿨함의 문화적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길을 잃은 스타트업이 저지른 일련의 실수로 보인다. 올버즈는 속옷, 패딩재킷, 골프화 등 새로운 카테고리에 진출했지만 현재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올버즈는 직원 감원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고 주가는 2021년 11월 기업공개 이후 95% 이상 하락했다. 


두 브랜드는 무리한 확장에 따른 브랜드 가치의 희석, 디자인 경쟁력 저하 및 품질 문제, 소비자 선호도 변화, 브랜드 간 경쟁 심화, 다각화 부족, 미숙한 경영 결정 등으로 인해 나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탐스나 올버즈는 사회와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노력하는 기업이지만 상품의 본질 요소 중 하나인 디자인과 품질을 간과해 파산과 침체의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두 브랜드의 재기와 재도약을 바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profile


· 중앙대 예술대학원 의상예술학과 패션비즈니스 전공 석사


경력

· 이신우(이신우옴므), 마리오(까르뜨옴므), 신세계톰보이(도니니, 코모도, 코모도스퀘어) 상품기획MD, 원풍물산(킨록바이킨록엔더슨), 삼성물산TF팀, 크레송(워모) 사업본부장, 루이코리아 대표, 워모 부사장 등

· 현) 국제패션디자인전문학교 패션비즈니스학과 교수 겸 에코그램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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